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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0.10.28
누구나 한 번쯤 계단에서 울지
- 글쓴이
- 김나랑 저
상상출판
제목이 너무나 공감되는 책이다.
누구나 한번쯤 계단에서 울어본 적이 있지.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 같다.
꾸욱 참아왔던 눈물이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터져나오는 것.
그걸 견디고 또 견뎌내는 것이
평범한 어른이 오늘을 살아내는 방법인 것 같다.
이 책의 작가도 이런 평범한 어른이다.
스물 다섯에 첫 직장에 들어가 이직, 퇴사, 입사를 15년간 반복했다고 한다.
직장생활은 힘들지만 일에는 진심이라는 작가.
계단에서 울 수밖에 없는 심정을 이해하면서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경험과 감정을 이 책에서 녹여내고 있다.
여기서 울면 진짜 끝이야.
회사로 돌아와 비상계단에서 울었다. 콧물이 눈물만큼 나왔다. 대놓고 무시를 당했고, 그 무시를 주변 사람이 다 봤으며, 그런데도 그에 관한 기사를 써야 한다니 자존심이 상했다. 지금의 나라면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거나 무례한 인터뷰이에게 똑같이 해줬을까? 아니다. 그런 옷차림으로 인터뷰에 가지 않았을 것이고,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 똑 부러지는 질문을 했을 것이며, 예의는 차리되 굽신거리지 않도록 애썼겠지. 물론 누구에게도 상대를 무시할 권리는 없다. 그 여자는 그냥 예의가 없었다. "날 인터뷰하는데 인턴을 보낸 거냐"라며 자리를 떴다는 한 방송인처럼. 부디 그런 인간이 되지 말자. 그리고 나부터 잘하자. _ 책 중에서
비상계단에서 울었던 작가의 경험은 공감이 많이 되는 부분이었다.
너무 짜증나지만, 너무 화가 나지만
다시 그 일을 마주하고 해내야만 하는 순간.
그런 순간에 대한 공감이 참으로 와 닿는 부분이었다.
책은 출근 후의 일 외에도 우리를 지탱해주는 놀이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그렇다. 나는 서른아홉이지만 스물아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는게 조금 늘고 기대가 줄었을 뿐, 여전히 나다. 나이 든다고 성숙해지진 않았지만, 밉상으로 늙지는 말아야지. 필립 로스, 잭 케루악을 발굴하며 75세의 나이로 은퇴한 전설의 편집자 다이애너 애실은 90세에 드디어 책 <어떻게 늙을까>를 냈다. 등 뒤에서 날개 달린 시간의 마차가 서둘러 다가오는 소리를 듣지만, 늙고 죽는 것은 수선 피울 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냥 매 순간을 소중하게 즐기며 자연스럽게 살라고. _ 책 중에서
그리고 작가의 직업인 잡지 에디터에 대해서도 말해준다.
몇 년 전에, 한 남자 배우를 인터뷰했다. 당시 주목받는 기대주였다. 인터뷰 당일에 매니저뿐 아니라 회사 대표까지 출두했다. 그리고 인터뷰가 끝난 밤, 대표에게서 전화가 왔다. 장황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했지만, 결국엔 기사가 나가기 전에 보여달라는 거였다. 거절했다. 또 전화가 왔다. 또 거절했다. 그 대표도 대단하지. 우리 배우가 말을 잘 모해서, 어린 친구라 생각이 부족해서, 하며 계속 부탁했다. 내가 최선을 다해 쓸 테니 걱정 말라고 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물론 나도 끝까지 웃으며 보여주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걱정되면 인터뷰를 하지 말았어야죠."라고 말할 걸 싶다. _ 책 중에서
어른이 될 수록 비밀이 많아지는 것만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점점 말할 수 없는 일이 많아지고
혼자만 끙끙대는 일들도 늘어가는 것 같다.
그럴수록 위로 받고 싶고 이야기 나누고 싶다.
비상 계단에서 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한번쯤 계단에서 울지라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견디며 살아가는 어른이들.
그 마음의 공감을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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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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