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읽은 책
파인애플
- 작성일
- 2020.11.1
남편이 자살했다
- 글쓴이
- 곽경희 저
센시오
부모 자식과의 관계도 인연,
배우자와의 관계도 인연,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서 전혀 남남이
같이 있는 것도 모두 인연일 것이다.
이 책은 어쩌면 큰 틀의 인연을 생각해보게 한다.
남편의 자살이란 아팠을 경험과
무거운 주제로 책이 씌여졌지만,
저자의 다양한 감정이 전달되는 책이었다.
특히, 시간순으로 쭉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독자로써 이해하고 공감해 들어가는데
특별한 무리가 없는 것도 괜찮았다.
읽어가면서 느낀 특별한 점이 있었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과거이고
그 과거가 가까운 것이었느냐 먼 것이었느냐의
물리적 차이는 있겠지만, 한사람이 쓴 것임에도
들려주는 화자의 감정적 온도차이가
책전후반이 매우 다름이 느껴졌다는 것.
마치 1권의 책을 2명의 사람이 쓴 것처럼.
책의 말미쯤에서 저자가 이 책을 쓰기까지의
짧은 소회를 말하는 부분에서 간단하게나마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거 같았다.
간호사라는 원래의 직업과는 별개로
현재는 심리상담가라는 일을 하고 있는 그녀는,
치유되고 싶었던 과거 속 여러 감정들을
책에 담아 본 이번 작업을 통해,
현재의 감정과 달랐던 지난 과거 감정들을
복기하고 정리해야 함으로써
격정적이 되야했던 감정의 온도차였다.
과거 얘기들 안에서는 분노도 느껴지고
예민함이나 자포자기의 연속도 보인다.
그와는 다르게 현재의 저자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필요할 땐 공감을 해줄 만큼의
내적 안정을 이룬듯 하니,
이번 책의 내용을 채워나감에 있어서
과거의 힘들었던 사연들은
그 자체가 본인을 많이 힘들게 했었을거 같았다.
누군가에게는 그녀가 겪었던 일들의 원인이
단순 고부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고,
누군가에게는 성격차이 심한 부부갈등의 모습이나
알콜중독으로 비롯된 가정불화로도 보일수 있을거 같다.
그러나, 내가 보면서 새삼 느끼게 되던 것은
그녀의 말대로 그 시간 안에서는
왜 행복감이 전혀 없는 갈등의 연속으로만
삶이 구성된 듯 보였을까였다.
현재의 저자는 범사에도 감사하며
살아낼 수 있는 아량이 조금은 생겨났다고 했는데,
그땐 그런 것이 전혀 없었던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를 책을 보면서 같이
고민해보듯 읽어봤던거 같다.
어린시절의 모진 기억들이 모든 단초를 제공했을까.
아님, 탈출구라 여긴 곳에서 다시 만난
현실의 고단함이 더 묵은 감정들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지게 몰아갔을까.
남편의 자살과 남겨진 부인과 4명의 자녀들.
이것이 책의 큰 주제일거라 생각하며 시작된 독서였지만,
궁극적으로 난 저자의 감정변화에서
이 책을 읽은 보람을 더 찾아 볼 수 있었던거 같다.
다른 사람의 심리치유에 노력하려는 마음도
조력자로써의 좋은 마음도 본인이 지치지않게
연속적으로 잘 이루어나가길 진심 바래본다.
여담으로, 마지막 태어난 딸이
저자에겐 참 뿌듯할 듯 싶었다.
누군가의 조언으로 낳기로 결심했으나
그 이야기 흐름속에서 또 실망이었다고 할까봐
비슷한 결말일까 조마조마 했는데,
넷째의 탄생은 과거속 옳은 선택으로
밝은 기억으로 남은 듯해
읽으면서 같이 그 느낌이 느껴져 좋았다.
앞으로도 건투를 빌고 싶은 저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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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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