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읽은 책들

jybee
- 작성일
- 2020.11.13
남편이 자살했다
- 글쓴이
- 곽경희 저
센시오
자살 유가족으로 남겨진 이들의 삶을 그린 에세이다.
저자의 남편은 이혼을 앞두고 마흔 아홉 살이 되기 한 달전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아내는 아이들 넷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자 남편을 잃은 자살 유가족이 된다.
우리 사회에서 정말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무책임한 입인 것 같다.
어떻게 그렇게 상처주는 말을 잘 내뱉을 수 있는지 가끔은 사람들이 너무 잔인하여 받은 상처가 잊혀지지 않는다. 피해자는 찰나의 말에도 트라우마로 남기도 하는데 정작 당사자는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개개인의 사연은 다르지만 더 이상 이승에 머물고 싶지 않은 공통된 이유로 삶을 저버린 사람들을 향한 이상한 추측들, 자살 유가족들을 향한 호기심 어린 말이나 조언의 탈을 쓴 날선 말들이 남겨진 이들의 죄책감과 정신건강에 좋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저번에 한 프로그램에 나온 한 자살 유가족을 보았는데, 희망을 안고 남은 아이들과 살아가보려고 노력했는데 동네 주민이 자식을 잃고도 웃음이 나오냐고 말했다고 한다. 저자도 비단 사실을 알리고 싶지않았으나 소문이 퍼져나갔고 주변에서 많은 위로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무언가 이유가 있지않겠냐는 그들만의 추측성 발언과 애매한 태도들은 저자를 더욱 움츠리게 만들었다. 현재는 치료를 통해 희망을 길을 걷고 있는 저자를 응원한다.
가끔은 인생의 불행이 모두 한 꺼번에 밀려오는 것 같아 더이상 버틸 수 없을만큼 힘들어하는 내 주변 지인을 보며 항상 아슬아슬한 감정을 안고 살았었다. 한동안은 전화만 와도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꼭 그가 죽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때로는 그 투정거림이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만약 그가 생을 달리했으면 나는 그런 불쌍한 사람에게 한 순간이라도 그런 생각을 가졌다는 것에 마음 한 구석에 죄책감을 안고 살았을 것 같다. 지인이 겪은 아픔은 회복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누군가의 아픔을 작다고 치부하고 조롱하는 일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 그리고 갑자기 떠난 사람의 곁에 남은 이들도 죄책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처를 안고 사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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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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