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소미미디어

일본 최고의 추리소설가라고 할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인 이 책은 어느 정도 급이 있는 노련한 추리 작가만이 쓸 수 있는 블랙 코미디 작품집이다. 「세금 대책 살인사건」, 「이과계 살인사건」, 「범인 맞추기 소설 살인사건(문제편·해결편)」, 「고령화 사회 살인사건」, 「예고소설 살인사건」, 「장편소설 살인사건」, 「마카제관 살인사건(최종회·마지막 다섯 장)」의 여덟 개의 단편으로 엮여있는 이 작품집을 관통하는 주제는 ‘추리 소설가’, ‘편집자’, ‘독자’다. 각 단편의 주인공과 사건은 개별적인 작품이다. 독자는 경쾌한 리듬으로 전개되는 사건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작품에 푹 빠지게 된다. 빠른 호흡으로 읽어 내리고 그의 자조적이고, 날카로운 유머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각 단편마다 등장인물을 새롭게 파악해야 하고, 또 주인공 격인 추리소설가가 쓰는 추리소설 속의 등장인물까지도 파악해야 해서, 다소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장편을 더 선호하고 단편을 읽기 꺼리는 내 심경 탓인지도 모르겠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킨 추리소설가와 편집자, 출판사를 대상으로 한 블랙 코미디를 능청스럽게 풀어놓는다. 추리 소설가의 작품을 통해서 각 소설 속의 주인공인 다양한 ‘추리 소설가’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기존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블랙 코미디에서도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지만, 이번에도 굳이 구매까지 해서 읽을 정도였나?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이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그만 사야할 듯 싶다.

2020.11.17.(화)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