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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 작성일
- 2020.11.24
기나긴 이별
- 글쓴이
- 레이먼드 챈들러 저
열린책들
"인생의 비극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젊은 나이에 죽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오래 살아서 늙고 추해지는 일이에요"/497쪽
<빅 슬립>을 재미나게 읽은 터라 <기나긴 이별>을 이어 읽었다. 재미난 건,처음 쓴 장편과 마지막 쓴 장면을 읽게 되었다는 사실. 처음 쓴 장편이라 믿을수 없을 만큼 흥미로웠던 <빅 슬립>,마지막 장편 역시 마지막의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이런저런 찬사를 차지하고 우선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치밀한 구성이 매력적이었다. 중간중간 산만해진다거나,싱거워지는 부분이 있을수도 있을텐데..누군가 <기나긴 이별>을 영화로 만든다면 몹시도 힘들지 않을까 싶다. 읽는내내 1초도 지루하지 않았다. 이렇게 긴 소설을 써내려가는 동안 산만함을 느끼지 않았던 적이 얼마만인지...이런저런 이야기가 복합적으로 담긴 이야기일수록 자칫 산만해질수 있다는 건 종종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 바..그런데<기나긴 이별>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표지로 장식될 만큼 술에 관한 언급이 많아..종종 취하는 느낌과 술향기가 포실포실 퍼지는 기분은 들었지만...
"프랑스인들이 그런 느낌을 잘 표현했다.젠장, 그 인간들은 모든 상황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언제나 정곡을 찌른다.이별을 할 때마다 조금씩 죽어가네"/551쪽
사설탐정 말로 중심의 내용이니까,당연히 살인도 일어나고,범인을 추적하는 것이 이 소설의 큰 뼈대임에는 틀림없다.그런데 이것이 소설의 전부였다면,재미나게 읽혔을까? 가슴을 후비는 대사들이 곳곳에 숨은그림 찾기 하듯,혹은 무심한 듯 툭툭 찾아읽는 맛이 더 컸기 때문에 떨리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기며 읽었다.그리고 마침내 이별을 할 때마다 조금씩 죽어 간다는..표현에서 뭔가 가슴이 쿵..하는 기분(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정말 하고 싶었던 건 '이별'에 대한 시선이였을지도 모르겠다 싶은 생각) 역자 역시 독자들이 사무치게 받아들일거라 예상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라고...살인이 일어났는데,예사롭지 않고,범인의 윤곽이 드러나는 데..또 예사롭지 않다. 왜냐하면 음모와 비리과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살인이,자살로 둔갑되기도 하고,살인자가 뒤바뀔수도 있다는 사실...언론이 눈감아 주거나,검찰이 눈감아 주는 상황들은,.술냄새보다 더 고약스럽다.권력과 탐욕,욕망에 냄새가 있다면 미세먼지 보다 더 고약할지도 모르겠다.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어느 시점이 되면 범인으로 의심될 만한 인물이 선명하게 보인다. 반전이라고 할 수도 없는..그런데 맥이 빠지거나 하지도 않다.대부분 누군가의 죽음으로 가장 이득을 보게 되는 이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말이다.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점은 범인이 누구일까 의 문제보다,,왜 경찰이 할 일을 사설탐정이 하게 되는 가에 대한 질문은 아니였을까... 그알(그것이 알고 싶다) 를 볼때마다 하게 되는 질문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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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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