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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engali
- 작성일
- 2020.11.29
우리 각자의 미술관
- 글쓴이
- 최혜진 저
휴머니스트
그림도 좋아하고 사진도 좋아해서 가끔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간다. 아주 오래 전 오르세 미술관에서, 누구나 한번쯤 거치는, 아, 이거 교과서에 나왔던 그림인데라고 하며 유명한 그림들을 쭉 훑고 지나가는 경험을 한 후, 이제는 내 발길을 멈추게 하는 한 점의 그림, 한 장의 사진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소박한 바램만 가지고 미술관을 들른다. 그림의 역사적 배경이나 화가의 개인적 사정을 알게 되면 더 보이는게 있다는 건 알지만 굳이 그렇게 미리 예습까지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또 다시 오래전, 아무런 지식이나 기대도 없이 들른 베이징의 중국미술관에서 여인의 뒷모습을 그린 회화 앞에서 한참을 머무르고 한 층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 또 한참을 머무른 이후로, 내 발길을 멈추게 하는 그림을 만나는 건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내 마음이 그러했기 때문이지 내 머리가 무언갈 준비했기 때문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 책 <우리 각자의 미술관>은 좋은 워크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 앞에서 스스로의 마음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같다. 이 그림의 무엇이 당신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나요.
낯선 그림을 마주하고 '어쩐지 이런 느낌이 드는데?' 생각하고는 집에 돌아가 작품이나 화가에 대해 조사하면 수긍이 갈 때가 많았어요. '아, 그래서 내가 이런 느낌을 받았구나' 뒤늦게 이해가 찾아오는 일이 많았죠. 그림을 대하면 받은 자신의 첫 느낌을 신뢰하고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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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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