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서 오는 안정감? 클래식한 그림이 주는 고전미가 있어서 저는 조금 더 무거운 책이 아닐까 상상했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어요. 옛날(1794년)에 쓰여진 책인데도 통통 튀는 재미가 있을 정도? 그만큼 작가의 위트가 돋보이는 책이었는데요,
작가는 인간을 영혼과 동물성(신체)로 분리한 관점에서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는 자신이 생각(영혼)은 딴 데 가있다 하더라도 눈은 아무 생각없이 글자를 따라가는 경우가 그렇죠. 이런 비슷한 예를 여러 번 들고 있는데, 공감을 하면서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어요.
하인 조아네티 이야기와 애견 로진의 이야기도 한 몫하고요, 방 안에 걸린 그림 이야기 뿐 아니라 의자 같은 사물에 대한 이야기로도 한 꼭지를 풀어내고 있는데, 그 이야기를 푸는 솜씨가 너무 좋아서 ‘역시 작가는 다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멋부리지 않은 표현인것 같은데도 뭔가 멋있는 느낌이 드는 그런 필체를 구사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훗날 도스토예프스키, 프리두리히 나체, 마르셀 프류스트, 알베르 카뮈 등 문학계의 거장들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라고 하네요. 낯설지 않은 작가의 문장을 읽다가 피식 웃음이 날 정도의 개그코드도 엿 보면서 문장 표현력도 공부할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