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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oh16
- 작성일
- 2020.12.21
수학의 함정
- 글쓴이
- 자비네 호젠펠더 저
해나무
'수학의 함정'은 굉장히 용기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론물리학자들이 가장 근본적인 믿음을 파헤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물리학자들이 지나치게 아름다움에 빠져있다고 말한다. 이 아름다움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수학적인 미다. 즉 수학논증, 수학적으로 설명되는 물리 이론을 말한다.
저자는 "21세기 현대 물리학은 수학의 미로에 빠졌다"고 말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수학의 함정>은 오늘날의 물리학 연구에 미학적 판단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그 실태를 추천한 책이다. 이 책은 나 자신의 이야기이자 내가 배운 것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모종의 반성문이다. 이 아야기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수많은 물리학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자연법칙이 아름답다고 믿고 있따. 그러나 뭔가를 '믿는'것은 과학자가 해서는 안 되는 일 아닌가?"라고 말한다. 의미심장하다.
전례 없이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수학을 활용한 초끈이론, 11차원 우주론과 다중우주론 등 과학계를 넘어 과학소설과 영화의 소재가 되고 있지만 이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한다. 어떤 새로운 법칙도, 유의미한 예측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세상이 돌아가는 것이 무엇 때문인지, 우주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우리의 존재를 지배하는 규칙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가? 그 답에 다가가려면 먼저 사실의 흔적을 따라 과학의 지하실로 내려가야 한다. 그렇게 계속 내려가면, 자신의 이론이 아름답다고 우기는 이론물리학자들이 길을 막고 서 있다는 것을 발견한ㄷ. 바로 그때가 물리학의 기반에 도달햇음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24쪽)
왜 이런 일이 생긴걸까. 상당 부분 "가설들이 수학적으로 너무 아름다워서 진실이 아닐 리 없다"는 믿음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세계와 우주가 물리학적으로 완벽하게 아름다울 것이라는 신화를 깨라고 말한다.
과학은 자연스러움, 완전함 혹은 미학이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자연법칙에 대한 이해가 불완전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러한 이해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과학적 방법론의 엄밀성과 일관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쉽지 않은 책이었지만 우리가 그동안 과학자들이 이끄는대로 무비판적으로 끌려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수학이 우리를 정직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수학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거짓말을 하지 못하게 한다. 수학이 틀릴 수는 있지만 수학으로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 이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학은 혼란을 일으키는데 크게 일조할 수 있다."(353쪽)
추천사를 쓴 김민형 교수(영국 워릭대학교 수학과 및 수학대중교육 석좌교수)는 "저자의 의도는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수학을 고르는 과정에서 미학적 기준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경고하는 것이다. 즉 함정은 수학이 아니라 미학에서 유래한다는 주장이다"라고 말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따라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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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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