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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0.12.27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 글쓴이
- 전범선 저
한겨레출판
해방촌의채식주의자
"온몸으로 밀고나가는 것이다."
온몸으로 쓴다는 김수영의 온몸시학이 떠올랐다. 이 책의 저자는 시인도 아니고 문학가도 아니지만 온몸으로 밀고나가는 기록이 이 책에 있기 때문이다. 부제는 '휘뚜루마뚜루 자유롭게 산다는 것'이지만 그 자유가 방종이나 태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이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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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다.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한 저자는 컬럼비아 로스쿨에 합격, 한때 국제변호사를 꿈꾸었다. 하지만 로스쿨에 입학하지 않고 현재 해방촌에 살며 낮에는 풀무질에서 글을 쓰고, 밤에는 로큰롤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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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고, 다트머스맨, 옥스퍼드, 로스쿨합격, 해방촌, 비건, 풀무질 서점, 두루미 출판사, 밴드 보컬...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한 청년의 삶에서 이토록 다채롭기 그지없는 난해함을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마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하더라도 개연성 없음을 문제 삼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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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의 학창시절을 비롯해 청년으로서의 삶과 사유를 주로 다루고 있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총명했으며 학업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유능했다. 그러나 그는 공부에 매진하면서도 자신이 속한 사회의 아이러니를 포착한다. 그는 아이러니에 대해 쓰기 위해 이를 관찰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완벽한 아이러니의 상황에 있었고 치열하게 분투했기에 자신의 기록을 쓴다. 그러면 독자는 그가 경험한 아이러니를 공감하고 때때로 존경심마저 느끼는 것이다. 그는 이처럼 아이러니의 포착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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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트머스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다트머스는 분명 나를 크게 바꾸었다. 꾸준히 스스로 묻게 만들어준 다트머스의 목소리들에게 나는 깊이 감사하다.” 민사고가 민족과 국가라는 고민을 내 가슴 깊이 심었다면, 다트머스는 정체성 정치와 소수자 해방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난생처음 철저한 경계인으로 살았던 3년이었다."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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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박식함은 예상한 바 있으나 이론이나 텍스트에 흠뻑젖어 자신의 사유를 심화시키는 모습은 진정성을 넘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대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스스로를 성찰하는 진실함 문장은 활력이 넘친다. 그는 '자유로워라'와 같이, 당위나 문장이 아닌 자유 그 자체를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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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와 부유의 차이는 크다. 전자는 구조해주는 것이 맞지만 후자는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 부유세대는 침몰하지 않는한 끝없이 떠다닌다.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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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인 해방촌의 채식주의자가 전범선이라는 사람을 완벽히 설명할 수는 없다. 어찌보면 그는 평범한 명사만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독창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채식주의자'에 방점을 찍있기에 채식주의자, 비건에 대해서 이어 말하고 싶다. 채식은 건강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공동체의 일원으로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온난화의 재앙을 앞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이미 시작됐으며 비관적이지만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아닌가 우려가 든다. 그레타 툰베리는 단순히 화제의 인물이 아니다. 그 목소리를 경청해야 했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선택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비건의 논의에서 저자가 자주 언급하는 것이 피터싱어의 동물해방이다. 인간 중심에서 동물, 생명 그리고 생태로까지 윤리적 고려의 범위가 확대되어 왔다. 이런 고무적인 방향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우리가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윤리적고려 대상을 설정할 위치에 있는가. 이미 우리에게는 환경 앞에서의 오만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야하는 시점이 닥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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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강력한 목소리에 힘입어 나도 독자로서 나의 생각을 잠시 적어보았다. 이 책은 저자의 자유로움을 향한 독창적인 시도들과 그 궤적을 담고 있으며 그의 생각의 지도들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열어준다. 그런데 이 청년에게는 예상을 넘어서는 광폭의 활동들이 여전히 이어질 것이다. 그 행보를 뜨겁게 응원하고 싶다.
"온몸으로 밀고나가는 것이다."
온몸으로 쓴다는 김수영의 온몸시학이 떠올랐다. 이 책의 저자는 시인도 아니고 문학가도 아니지만 온몸으로 밀고나가는 기록이 이 책에 있기 때문이다. 부제는 '휘뚜루마뚜루 자유롭게 산다는 것'이지만 그 자유가 방종이나 태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이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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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다.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한 저자는 컬럼비아 로스쿨에 합격, 한때 국제변호사를 꿈꾸었다. 하지만 로스쿨에 입학하지 않고 현재 해방촌에 살며 낮에는 풀무질에서 글을 쓰고, 밤에는 로큰롤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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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고, 다트머스맨, 옥스퍼드, 로스쿨합격, 해방촌, 비건, 풀무질 서점, 두루미 출판사, 밴드 보컬...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한 청년의 삶에서 이토록 다채롭기 그지없는 난해함을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마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하더라도 개연성 없음을 문제 삼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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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의 학창시절을 비롯해 청년으로서의 삶과 사유를 주로 다루고 있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총명했으며 학업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유능했다. 그러나 그는 공부에 매진하면서도 자신이 속한 사회의 아이러니를 포착한다. 그는 아이러니에 대해 쓰기 위해 이를 관찰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완벽한 아이러니의 상황에 있었고 치열하게 분투했기에 자신의 기록을 쓴다. 그러면 독자는 그가 경험한 아이러니를 공감하고 때때로 존경심마저 느끼는 것이다. 그는 이처럼 아이러니의 포착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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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트머스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다트머스는 분명 나를 크게 바꾸었다. 꾸준히 스스로 묻게 만들어준 다트머스의 목소리들에게 나는 깊이 감사하다.” 민사고가 민족과 국가라는 고민을 내 가슴 깊이 심었다면, 다트머스는 정체성 정치와 소수자 해방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난생처음 철저한 경계인으로 살았던 3년이었다."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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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박식함은 예상한 바 있으나 이론이나 텍스트에 흠뻑젖어 자신의 사유를 심화시키는 모습은 진정성을 넘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대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스스로를 성찰하는 진실함 문장은 활력이 넘친다. 그는 '자유로워라'와 같이, 당위나 문장이 아닌 자유 그 자체를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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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와 부유의 차이는 크다. 전자는 구조해주는 것이 맞지만 후자는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 부유세대는 침몰하지 않는한 끝없이 떠다닌다.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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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인 해방촌의 채식주의자가 전범선이라는 사람을 완벽히 설명할 수는 없다. 어찌보면 그는 평범한 명사만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독창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채식주의자'에 방점을 찍있기에 채식주의자, 비건에 대해서 이어 말하고 싶다. 채식은 건강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공동체의 일원으로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온난화의 재앙을 앞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이미 시작됐으며 비관적이지만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아닌가 우려가 든다. 그레타 툰베리는 단순히 화제의 인물이 아니다. 그 목소리를 경청해야 했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선택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비건의 논의에서 저자가 자주 언급하는 것이 피터싱어의 동물해방이다. 인간 중심에서 동물, 생명 그리고 생태로까지 윤리적 고려의 범위가 확대되어 왔다. 이런 고무적인 방향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우리가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윤리적고려 대상을 설정할 위치에 있는가. 이미 우리에게는 환경 앞에서의 오만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야하는 시점이 닥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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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강력한 목소리에 힘입어 나도 독자로서 나의 생각을 잠시 적어보았다. 이 책은 저자의 자유로움을 향한 독창적인 시도들과 그 궤적을 담고 있으며 그의 생각의 지도들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열어준다. 그런데 이 청년에게는 예상을 넘어서는 광폭의 활동들이 여전히 이어질 것이다. 그 행보를 뜨겁게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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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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