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리뷰

달빛망아지
- 작성일
- 2021.2.13
미스터 션샤인 2
- 글쓴이
- 김수연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1편의 리뷰에서는 책에 대한 전체적인 감상을 썼다면 2편에의 리뷰에서는 드라마와 소설의 구체적인 차이 몇 가지를 써볼까 한다.
상완과 친우였던 승재가 유진을 제거하려다 붙잡혀 애시과의 관계를 추궁하며 언쟁하는 장면이나 희성의 파혼 선언 후 시름에 잠긴 호선을 찾아온 유진이 그녀에게 아들을 응원해 줄 것을 권유하는 장면 등 보는 이의 마음을 시큰시큰하게 만들었던 감동적인 순간들은 소설에서도 여전히 뭉클했다.
인물들이 주고 받는 대사가 해당 장면을 이끄는 중요한 뼈대여서이기도 하겠지만 분위기나 심경묘사가 지나친 부연도 생략도 없이 그저 담백하게 쓰여서 읽기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드라마는 영화에 비해 영상화 할 수 있는 분량이 넉넉하다보니 세세한 부분까지도 다 그려낼 수가 있어서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호연이 빛나는 작품일수록 원작소설이 도리어 빈약하게 느껴질 소지가 있다.
영화에서는 앞서 언급한 조건들과는 별개로 "원작보다 못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경우가 아주 많은데 드라마는 그 반대여서 인기작의 각본을 소설화하는 작업을 맡게 되는 작가들은 부담감이 엄청날 것도 같다.
(그래도 김수연 작가가 잘하니까 계속 하는 거겠지?)
미스터 션샤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이른바 '바.등.쪼'로 불렸던 3인방이 함께 나오는 장면들인데 그 중에서도 미.일 대국 사이에서 이도저도 못하는 무력한 조선의 현실을 자신의 처량한 신세에 빗댄 희성의 의미심장한 대사가 있다.
"일본인과 미국인 사이에서 난 날마다 죽소. 오늘 나의 사인은 화사요."다.
영상속에서 세 남자의 머리 위로 꽃잎이 흩날리는 가운데 읊조리는 대사여서 당연히 花死려니 했는데 책에서 확인한 건 그게 아니었다. 華奢. '화사하다' 할 때의 그 '화사'였던 것이다.
또한 저자에서 동매에게 댕기머리를 잘리는 수모를 겪은 애신이 그로부터 처음 마주친 유진과의 대화에서 B로 시작하는 말을 기대했다며 Beautiful이란 말을 기다리고 있는데 유진은 "보고 싶었소."라고 툭 뱉듯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 자체로도 충분히 낭만적이었지만 소설에서는 유진이 그 말을 먼저 건넨 이유가 '더 하고 싶었던 말'이었기 때문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이런 부분은 따로 내레이션을 삽입하지 않는 이상 영상으로는 담아내기 힘든 부분일텐데 이병헌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상당부분 표현이 되긴 했지만 오직 소설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보너스가 아닌가 싶다.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이병헌이 맡은 '유진'의 비중이 가장 높다보니 드라마상 주축이 되는 대사도 많을 수 밖에 없는데 웃음를 위해 추가한 대사들은 소설 흐름상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어 일부 생략한다 치더라도 배신자인 용주를 잡아 추궁하는 장면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비겁한 변명으로 합리화를 시도하는 그에게 날리는 유진의 일갈과 같이 '글로 기록되었으면'했던 주옥같은 대사 몇몇이 생략된 점이 못내 아쉽다.
끝으로 책값이 싼 것도 아닌데 예쁜 표지가 상하지 않도록 양장으로 낼 순 없었나 하는 출판사에 대한 아쉬움 또한 남는다.
상완과 친우였던 승재가 유진을 제거하려다 붙잡혀 애시과의 관계를 추궁하며 언쟁하는 장면이나 희성의 파혼 선언 후 시름에 잠긴 호선을 찾아온 유진이 그녀에게 아들을 응원해 줄 것을 권유하는 장면 등 보는 이의 마음을 시큰시큰하게 만들었던 감동적인 순간들은 소설에서도 여전히 뭉클했다.
인물들이 주고 받는 대사가 해당 장면을 이끄는 중요한 뼈대여서이기도 하겠지만 분위기나 심경묘사가 지나친 부연도 생략도 없이 그저 담백하게 쓰여서 읽기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드라마는 영화에 비해 영상화 할 수 있는 분량이 넉넉하다보니 세세한 부분까지도 다 그려낼 수가 있어서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호연이 빛나는 작품일수록 원작소설이 도리어 빈약하게 느껴질 소지가 있다.
영화에서는 앞서 언급한 조건들과는 별개로 "원작보다 못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경우가 아주 많은데 드라마는 그 반대여서 인기작의 각본을 소설화하는 작업을 맡게 되는 작가들은 부담감이 엄청날 것도 같다.
(그래도 김수연 작가가 잘하니까 계속 하는 거겠지?)
미스터 션샤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이른바 '바.등.쪼'로 불렸던 3인방이 함께 나오는 장면들인데 그 중에서도 미.일 대국 사이에서 이도저도 못하는 무력한 조선의 현실을 자신의 처량한 신세에 빗댄 희성의 의미심장한 대사가 있다.
"일본인과 미국인 사이에서 난 날마다 죽소. 오늘 나의 사인은 화사요."다.
영상속에서 세 남자의 머리 위로 꽃잎이 흩날리는 가운데 읊조리는 대사여서 당연히 花死려니 했는데 책에서 확인한 건 그게 아니었다. 華奢. '화사하다' 할 때의 그 '화사'였던 것이다.
또한 저자에서 동매에게 댕기머리를 잘리는 수모를 겪은 애신이 그로부터 처음 마주친 유진과의 대화에서 B로 시작하는 말을 기대했다며 Beautiful이란 말을 기다리고 있는데 유진은 "보고 싶었소."라고 툭 뱉듯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 자체로도 충분히 낭만적이었지만 소설에서는 유진이 그 말을 먼저 건넨 이유가 '더 하고 싶었던 말'이었기 때문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이런 부분은 따로 내레이션을 삽입하지 않는 이상 영상으로는 담아내기 힘든 부분일텐데 이병헌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상당부분 표현이 되긴 했지만 오직 소설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보너스가 아닌가 싶다.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이병헌이 맡은 '유진'의 비중이 가장 높다보니 드라마상 주축이 되는 대사도 많을 수 밖에 없는데 웃음를 위해 추가한 대사들은 소설 흐름상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어 일부 생략한다 치더라도 배신자인 용주를 잡아 추궁하는 장면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비겁한 변명으로 합리화를 시도하는 그에게 날리는 유진의 일갈과 같이 '글로 기록되었으면'했던 주옥같은 대사 몇몇이 생략된 점이 못내 아쉽다.
끝으로 책값이 싼 것도 아닌데 예쁜 표지가 상하지 않도록 양장으로 낼 순 없었나 하는 출판사에 대한 아쉬움 또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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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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