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은책 (리뷰)

별이
- 작성일
- 2021.2.19
썩은 잎
- 글쓴이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저
민음사
이 작품은 작가의 고향인 아라카타카에 바탕을 두고 허구로 창조된 마콘도를 배경으로 삼는 첫 소설이다. 소설은 세 명의 중심인물이 등장한다. 대령과 남편에게 버림받은 대령의 딸 이사벨, 그녀의 열 살 짜리 아들이다. 지난 밤, 대령의 친구인 의사가 세상을 떠났고, 대령의 딸과 손자가 함께 이곳에 왔다. 의사의 시체가 마을 묘지로 향하기 전 시체를 지키고 있었다. 묘지로 옮기는 데에는 문제가 있었다. 의사가 자살했다는 이유로 마을 사제가 매장을 허락하려 들지 않는 것이다. 마을 읍장도 시체를 옮기는 것을 꺼려 한다. 부정 선거를 규탄하는 시민들에게 군인들이 총격을 가했을 때 의사가 부상자 치료를 거부했고, 그 일로 지난 십 년 동안 마콘도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령 일가가 전쟁을 피해 도망쳐 마콘도에 정착하여 이사벨이 태어났다. 출산 도중에 이사벨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대령은 아델라이다와 재혼을 하였다. 의사가 마콘도에 도착해 대령의 집에서 살게 되었다. 그는 마을에서 유일하고 능력 있는 의사이지만 이상하고 두려운 존재다. 바나나 회사가 들어오면서 썩은 잎처럼 변한 사람들, 방탕한 삶과 부정부패가 온 마을에 퍼지고 의사는 회사가 고용한 의사들 때문에 손님을 잃고 방 안에 틀어박힌다.
수양딸처럼 돌봐 준 메메가 의사의 아이를 가졌다. 두 사람은 외딴집에 살기 시작하였는데 십칠 년 동안 의사는 집 밖을 나오지 않았다. 바나나 회사는 우리를 모두 쥐어짜고서 우리에게 가져왔던 쓰레기 중의 쓰레기들과 함께 마콘도를 떠난 상태였다. 마을에는 일자리를 잃고 원한에 사로잡힌 사람들, 번창했던 과거의 기억과 고통스럽고 활기를 잃어버린 현재의 씁쓸한 상태에 괴로워하는 사람들만 남아 있었다.
이사벨이 마르틴을 만나 결혼한다. 마르틴은 내 딸과 결혼하겠다는 확고한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서명한 계약서로 가득한 서류 가방을 들고 떠나면서 내가 부동산으로 재정 보증을 서고 자신이 제안한 거래가 이루어지면 곧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지 구 년이 흘렀다. 메메는 십일 년 전쯤 모습을 감추었는데 의사가 메메를 죽였다는 소문이 돌았다. 마을 사람들이 의사를 죽이려고 하지만 마을 주임 신부인 ‘풋내기’의 개입으로 실패한다. 선거를 치르는 동안에 마을이 군인들의 공격을 받았다. 의사가 부상자 치료를 거부하자 마을 사람들은 그가 죽으면 시체를 매장하지 않겠다고 공언하였다.
관에 못을 박고 문을 열라고 지시한다. 이제 그것들은 이 남자,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모르고 오갈 데 없는 사람의 모습을 영원히 지워 버릴 것이다.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삼 년 전에 내가 몸을 추스르고 있던 침대 앞에서였다. 죽음에서 구해 준 직후였다. 그에게 내가 아프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던 바로 그 힘이 그를 서게 만든 것처럼 보였다. 의사는 말했다. 한 푼도 줄 필요 없고 내게 호의를 베풀고 싶다면, 약간의 흙을 내 몸 위에 뿌려 주는 게 유일한 부탁이라고 했다. 당신이 내 생명의 은인이 아니더라도, 세상 모든 사람이 반대하더라도 당신을 묻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설은 부유하고 아름답던 시절에 대한 회상과 세상의 적개심에 노출된 무력감, 바람에 부유하는 낙엽처럼 수많은 이야기와 생각과 감정이 종횡무진 펼쳐지는 가운데 마침내 소설의 시곗바늘은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죽음과 그 죽음을 지키며 각자의 고독을 견디는 세 사람을 가리킨다.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의사를 위하여 적개심에 불타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밖으로 나가려는 그 순간, ‘결정적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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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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