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ES24 리뷰어클럽
gomjuve
- 작성일
- 2021.2.22
어른의 교양
- 글쓴이
- 천영준 저
21세기북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위한 교양 <어른의 교양>(21세기북스, 2021)
2021년 새해가 밝은지 두 달이 되어간다. 나이 한 살 더해지는 것에는 무덤덤하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나름의 안목과 주관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온갖 외부 환경으로 인해 편협한 생각을 하지는 않았나, 돌이켜본다. 하루에도 수도 없이 쏟아지는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야 할지 걱정이다. 거창하고 대단한 진리를 발견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삶의 균형을 잡고 진실을 말하려고 애써야 하지 않을까. <어른의 교양>은 인문학과 고전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나만의 생각과 행위를 이끌어내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생산해내는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생각의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덧붙이면서. 나 자신에 대한 깊은 관찰과 분석, 고민을 하며 새로운 것을 직접 만들어내야 하는 시대에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저자는 기술정책 학자로서 기술과 사회정책, 정치와 관련된 글을 쓰고 활동해왔다.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 5가지 개념으로 나눠 누구나 쉽게 인문학에 입문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이 책을 입문서로 두고 각 파트별로 지식을 확장해 독서를 한다면 더욱 풍부한 인문학 공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각 장마다 6명씩 총 30명의 대가들을 소개하며 인문학을 어떻게 삶에 적용할지 세심하게 알려준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철학,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예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역사, 사람의 마음을 얻는 정치, 인간의 심리로 부의 흐름을 읽는 경제를 배우고 익힐 수 있다. 목차 순로 읽는 것이 좋으나 독자의 취향에 따라 원하는 파트를 먼저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철학>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다 잘 될 거라고 애써 희망을 갖는 것은 몹시 위험하다. 진짜 불행에 닥쳤을 때 도저히 견디기 힘든 '멘붕'에 사로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인간은 낙관보다는 비관을 연습해야 한다. 환상에 도취되는 것보다는 건설적인 비관과 대비가 훨씬 건강하다. (p.27)
<예술>
우리는 삶의 진가를 얼마나 깊게 느끼고, 맛보고 있을까. 바쁘게만 사는 사이에 인생 자체가 훌륭한 예술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거대한 목표와 성과도 중요하지만, 찰나의 행복감과 기쁨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을 때 그림을 그리거나 가벼운 글을 써보면 어떨까. (p.69)
<역사>
우리는 히틀러 같은 유형의 독재자를 일상생활에서도 만날 수 있다. 독재자의 뇌는 이미 권력에 중독되어 올바른 방향을 판별하지 못한다. 제대로 된 일을 시키기보다는 자신의 영향력을 펼치기 위해 부하나 동료를 이용하는 데에만 주안점이 맞춰져 있다. 독재자형 인물들은 가끔 정신 상태가 걱정스러울 정도로 자아도취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p.144)
<정치>
훌륭한 말은 좋은 질문과도 연결된다. (중략) 꼭 무지해서 묻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생각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와 함께 합의를 얻어 가는 절차인 것이다. 또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예의 원칙에 복종시키는 행위가 '매사에 물음'이다. (p.166)
<경제>
기회보다는 손실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간의 본성을 가리켜 '손실 회피' 성향이라고 한다. 이 프레임은 협상을 할 때도 유용하다. 상대방이 내 제안에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그것을 택하지 않았을 때 입게 될 손해를 강조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안 사면 경쟁자에게 팔겠다든가, 그럴 경우 상대방보다 훨씬 뒤처질 것이라는 식으로 과장을 더하는 것이다. (p.207)
로마 제정 시대의 철학자 세네카는 살아가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봐 염려된다면, 차라리 '그 일이 벌어질 것'이라 미리 염두에 두라고 했다. 무조건적인 긍정의 태도보다 건강한 비관 능력을 키울 것을 강조했다.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침착하게 대처하고 평정을 유지하는 법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예술은 마치 특정한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분야 같지만 호크니의 생각은 달랐다. 예술은 절대 어렵지 않다면서 자기만의 예술 세계에 관심을 가졌다. 저마다의 인생은 멋지고 훌륭한 독창적인 예술로서 의미가 있으며 끊임없이 표현해야 한다고 느꼈다.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하는 사람만이 자기 역사를 말할 수 있다. 역사는 뛰어난 인물에서도 배움을 얻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히틀러를 통해 살면서 만나지 말아야 할, 피해야 할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경제 파트를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오래전 대학에서 투자행태론을 수강했던 기억이 났다. 사람이 주식 등 투자를 할 때 겪게 되는 심리에 관한 수업이었는데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어 신기했다.
요즘 유난히 떠오르는 생각들이 잘 정리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 '내가 잘 살고 있는가'라는 삶의 방향이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까지 했다. 최근 인문학 책을 읽고 사유하면서 혼란스러운 것들이 조금은 해결되어 가고 있다. 물론 한두 권의 책으로 얽힌 일이 잘 풀어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삶과 인생이 그렇게 쉬운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하나씩 쌓아올린 책 읽기가 나중에 앞으로 살면서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건 확신한다. 나만의 주관으로 생각을 키우고 올곧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본 포스팅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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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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