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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eta
- 작성일
- 2021.2.24
신, 만들어진 위험
- 글쓴이
- 리처드 도킨스 저
김영사
죽은 후 영원히 불지옥에서 헤어날 수 없다고 어린이를 위협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략) 내 대답은 이렇다. 이런 사람들은 지옥 같은 장소가 없는 것을 천만다행으로 알아야 한다. 아이들에게 지옥에 간다고 협박하는 사람보다 더 지옥에 가도 싼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책에서 이 구절을 읽었을 때, 무릎을 쳤다.
종교를 내세워 나는 바란 적도 요구한 적도 없는 구원을 들이미는 사람들. 그 불유쾌함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몰랐는데 리처드 도킨스가 간단하고 명쾌하게 제시해주었다.
종교는 매우 일상적으로 존재한다. 교회가 매우 흔하고, 불교는 문화적으로 친숙하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교회나 절에 가보기도 하였으나 진지하지 않았다. 일상적이지만 특별하게 생각 안 했던 종교가 코로나로 인해 섬뜩하게 다가왔다. 계속되는 교회발 집단감염 뉴스는 결국엔 무신론 책까지 집어 들게 만들었다.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같은 책도 유명한 건 알았지만 읽을 동력이 나지 않았는데, 사회가 이러다하 보니 '신 만들어진 위험'이 눈에 띄자마자 사게 되었다. 하아.. 내가 책을 읽을 건 교회 덕인 셈이다.
만들어진 신보다 훨씬 분량이 적다. 초반에 익숙한 성경 내용을 오류라고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렵지 않게 읽겠다 싶었다. 성경에 오류가 있다니 너무 놀랐다. 예수를 베들레헴 태생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 동정녀 마리아는 젊은 여인과 동정녀의 의미가 같이 있는 단어가 번역을 거치다 보니 동정녀가 남게 되었다는 것 등이 흥미로웠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러한 것들을 신화라고 하면서, 신화와 사실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종교의 이야기가 가진 상징성 등을 제쳐놓고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되는 이유로서 매우 타당한 말씀이다.
책의 2부는 리처드 도킨스의 주특기 진화론을 앞세운다. 가젤과 치타 등의 동물이 등장하면서 이 신비롭고 복잡하고 독특한 진화 동물의 세계를 '신이 만들었다'는 단순한 한 문장으로 뭉갤 수 없고 뭉개서도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아직 과학의 모든 것이 다 밝혀지지 않았고, 때론 오류를 수정해가야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과학을 진지하게 믿고 탐구해나가야 한다는 주장은 무척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있을 법하지 않아 보이는 것들의 두려운 공백 속으로 들어가는 대담한 발걸음이 과학사에서 옳다고 증명된 일이 꽤 있었다. 나는 우리가 과감하게 용기를 내어 성장함으로써 모든 신을 단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 그런가?
전 인류가 신을 단념하기엔 불가능하겠지만, 우선 나는 그 일환으로 과학책을 진지하게 읽으며 과학적 안목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한다. 종교뿐만 아니라 나의 생각을 호도할 수 있는 유사과학, 가짜뉴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과학지식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다음 책으로 리처드 도킨스의 진화론을 정독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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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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