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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ann1
  1. 2021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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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망월폐견
글쓴이
전우용 저
새움
평균
별점9.2 (23)
cyann1



 



     저는 정치에 대해 아주 문외한인 사람입니다. 정치에 대해서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정치라고 하면 전문가들이 해야 하는 일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 술자리서 정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멀찌감치 자리를 하고 싶어 합니다. 정치라고 하면 제가 상관하고 싶지는 않은 일쯤으로 여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치란 바로 우리의 삶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전문가가 도대체 누군지도 모르고 있습니다.)들이 제대로 잘 해줘서 저는 그냥 빌붙어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염원만 갖고 살아갈 뿐입니다. 그런 제가 전우용 선생의 망월폐견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져 옴을 느낍니다. 옳고 그름이란 것이 상식 밖의 일일까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우리 모두가 잘 살아가는 것이 못마땅한 일일까요? 모든 사람이 똑같이, 평등하게 살아갈 수는 분명 없을 겁니다. 그것은 인간의 욕망 때문에도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만 원짜리 반지를 받고도 행복해할 것이고 또 다른 어떤 누군가는 백만 원짜리 반지를 받고도 불만스러울 수 있는 것이니 말입니다. 모두가 다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평등함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불평등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정치 역시도 평등할 수만은 분명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정치란 결국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행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저에게는 지배적입니다. 모두가 평등하게 다뤄지기는 어렵겠지만 최대한 평등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이, 자신의 뜻과 반대되는 집단과 싸우는 것이 정당 정치의 목적이기는 하겠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고 옳음을 부정하고 항의하는 것은 정치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봅니다. 정치인들이 어떤 결정을 내림에 있어 나의 뜻과 타인의 뜻을 두고 어느 쪽이 더 상식적이고 보편적이며 나라와 국민을 위해 더 나은 것인지를 판단 내리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것일까요? 타인의 옳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그렇게도 힘겨운 것일까요? 그렇게 어렵다면 왜 그렇게 허리를 반으로 접어가며 열심히 일해보겠다고 한시적으로 거리를 그렇게도 돌아다녔을까요? 도대체 정치인들은 무엇을 위해 싸우는 직업인일까요? 그들에게는 분명 그들만의 특권이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국민은 누구나 각자의 특권이 있는 것인데 정치인의 특권은 어딘지 남달라 보입니다.



 



     책은 전반적으로 검찰과 언론의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아마도 전우용 선생은 자신의 시각으로 한국의 정치와 언론을 꾸짖고 있습니다. 처음 몇 페이지에서는 익숙함으로 선생의 가치관을 느낄 수 있어 선생의 촌철살인과도 같은 말들은 사이다처럼 시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읽을수록 답답함과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것은 마치 조선 말 일제에 의해 국치를 당했던 역사의 기억이 떠오를 때와 비슷한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제가 너무 앞서나가 버린 것일까요? 중학교 1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교과서를 통해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내용의 수업을 받았습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당시 영국 정부에서는 전쟁에 이기고 있다고 국민들에게 알렸습니다.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기자에 의해 기사화가 되었고 독일에 지고 있다는 사실이 국민들에게 알려지며 영국 국민들이 힘을 합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글입니다. 정부에서 알려주는 대로 전쟁에 이기고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던 국민들은 그 기자의 기사로 인해 전세가 불리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전쟁에 국민들이 힘을 보태게 되는 그런 내용인데, 정확하게 기억은 나질 않지만 그 글이 말하고자 함은 기자들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함으로써 국민들의 태도와 의식의 방향이 달라지도록 만드는 위대한 힘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 힘이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켜 전쟁을 이기게 만들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자의 사명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는 것이며, 그런 기사가 국민의 의식을 바꾸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명언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숱한 언론들은 숱한 거짓을 사실인 양, 기자의 사명감이 어떤 정당과 어느 단체를 위해 사용되며 자신들과 뜻을 달리하는 다른 정당과 다른 단체 혹은 개인쯤은 고통스럽게 만들려 하는 것에 일조하는 중입니다. 그들은 그들의 글과 말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그런 기사를 쓰는 중이니 스스로 악귀가 되는 길을 향해 자신을 걷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도 물론 언론 고시라고 하여 언론사에 기자로 취업을 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며 누구나 갈 수 있는 직장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많이 배운 사람들이 왜 그런 길을 스스로 자처하여 가는 것일까요?



 



     지난밤에 EBS에서 어 퓨 굿 맨(A Few Good Men, 1992)을 방영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떠오릅니다. 상관의 명령에 따라 다른 사병을 괴롭혔고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두 사병에게 불명예 제대를 시키는 판결이 내려졌을 때 일병이 상병에 묻습니다. 왜 우리가 불명예 제대를 당해야 하냐고 말입니다. 자신들은 상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인데 왜 자신들이 불명예 제대를 해야 하는지를 억울한 마음으로 묻습니다. 그러자 상병이 말을 합니다. 우리의 잘못도 있다고 말입니다. 아무리 명령이라고 하더라도 그 일을 해야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자신들 스스로가 분간을 했어야 하며, 분간을 하지 않은 채 그 일을 했기에 자신들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내용의 말을 합니다. 자신이 했던 유대인 학살은 군인으로서 국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기에,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했던 나치의 아돌프 아이히만(Otto Adolf Eichmann) 관련 재판에 대한 내용을 우리는 가슴에 새김과 동시에 그것은 과거의 일, 현재의 우리 삶에 적용을 함에 있어 다르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면 되는 것인가 봅니다. 지식인이라며 스스로를 뽐내는 언론사 사람들이나 정치인 그리고 검찰 관계자분들이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모를 리가 없을 테고, 아이히만을 다룬 영화도 있으니 많은 이들이 봤을 게 분명합니다. 어느 나라에나 아이히만과 같은 사람들은 분명히 현재에도 존재할 것입니다. 지금 언론과 검찰이 아이히만의 무죄 주장과 무엇이 다른 행위를 과연 하고 있을까요? 왜 우리의 삶에 그런 사람들이 좋은 직장과 선망의 직업을 누리며 살 수 있는 것일까요? 부끄러움이란 인간에게 언제 작용하는 것일까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기사를 쓰는 언론인들은 부끄럽지 않을까요? 직업에 대한 사명감이란 과연 어떠한 때에 드러나는 감정일까요? 답을 정해놓고 증거를 만드는 검찰은 자신들의 행위에서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들은 자신의 말과 행위가 극히 개인적인 언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공사 구분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세상에 참 많겠지요. 분명 넘쳐날 정도로 많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언론인과 검찰 그리고 정치인들은 공사 구분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직업으로 삼아야 할 자리가 아닐까요? 말꼬리와 너네도 그랬다는 걸 변명으로 삼으며 자신의 추악함, 스스로 악마가 되어가는 그리하여 자신이 악마인지도 모른 채 대한민국에서 아이히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자랑스러울까요? 일제에 의해 나라를 잃을 무렵의 역사와 나치 전범의 역사 그리고 수많은 세계사에 등장하는 위정자들에 의해 국가가 어떤 위태로움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을 배웠으면서도 반복된 잘못을 저지는 것이 인간일까요? E.H 카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부단한 대화"라고 했음에도 우리는 역사를 배우는 의미를 상실한 체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큰 힘이 되지는 않겠지만 이제부터라도 최소한 우리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어떤 잘못된 일들이 발생하는지 오늘부터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지켜봐야겠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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