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리뷰

oopo
- 작성일
- 2021.3.5
어른의 교양
- 글쓴이
- 천영준 저
21세기북스
우리는 나이를 먹을수록 현실과 타협하고, 저자가 말하는 '치사한 인생살이'에 굴복해 결국 생각하기를 포기해 버린다. 나 또한 그랬다.
나는 아직 젊지만, 인생의 힘든 고비를 겪어가면서 이 치사한 삶의 물살에 어느 정도까지 내 몸을 맡겨야 하는가, 그리고 이 고민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 싶다.
저자는 인문학 고전에서 듣기 좋은 말이나 널리 알려진 명언 외에, 위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기를 시도했다. 그들이 사유하는 방식, 그리고 생각보다 우리의 삶 만큼이나 어려웠던 그들의 삶을 보면서 '나'의 사유하는 방식을 개선해보는 것이 저자의 목적이었다.
요즘은 미디어조차 편향돼 있고, 가짜 뉴스도 많고, 경제는 어려워지고 있다.
예전에는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이 정형화되어 있었고, '어떻게 하면 잘 산다'라는 길이 어느 정도 보였지만, 요즘은 아니다.
눈에 명확히 보이는 것이 적어졌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지 않으면 위태롭겠다 싶은 세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제목인 <어른의 교양>에 걸맞게도 어른들이 살면 살수록 치사하고 비열한 진득한 세상에서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지적, 심적 교양 밭의 거름이 되어주는 책이다.
이 책은 '기술'을 말하지는 않는다.
예컨대 '어떻게 남과 다르게 볼 것인가', '어떻게 남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옛 인물들의 삶을 예시로 들어 거기서 깨닫도록 한다.
그러면서도 소제목에 '여우와 같이 살아라' 처럼 그 내용을 기억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도 기억하기 쉽게 되어 있다.
또 각 편마다 느껴지는 방향이 조금씩 달랐다.
예를 들어, 1부 '철학' 편에서는 '삶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서술돼 있는데, 내 삶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어떻게 판단하고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인가 생각해보게 되면서 위로와 힘이 되었다.
반면, 5부 '경제' 편에서는 실제로 경제와 돈에 대한 나의 생각과 실제를 비교하게 되면서 보다 냉철한 자세로 내가 재물을 대하는 방식, 경제를 파악하는 방식을 점검해보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전개가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 결국 '나'의 인생에 대입해 생각해볼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철학'편 니체의 삶의 태도인 '남의 운명에 자신을 맡기지 마라', 그리고 '예술'편에선 호크니의 '너의 삶도 예술이다', '정치' 편 공자의 '사람을 알려면 말하는 방식을 보라'가 정말 인상깊었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지식이나 기술을 전달해 주는 교양서가 아니라 저자가 수년 간 노력해서 파악한 여러 위인들, 인문학자들의 삶, 그리고 거기서 집약한 한 마디의 말로 우리 각자의 인생을 둘러싼 것들을 어떻게 수용하고 파악해야 할지 '길'을 알려주는 교양서라고 볼 수 있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위로도 되고, 혼란의 시대에 삶의 길잡이가 되어줄 수도 있을 것 같은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