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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rinss
- 작성일
- 2021.3.14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 글쓴이
- 김범석 저
흐름출판
웃고 울며 책을 읽었다. 의사들은 대부분 어려운 용어를 써가며 어렵게 설명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분은 그 어떤 책보다도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현장감있게 잘 쓰고, 또 그런어휘를 선택하시는 것같다. (환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대하실지 눈에 보이네. 훌륭하신 분이야) 애들 다 재우고, 조용한 새벽에 읽으면서.. "2억 갚아" 대목에서는 (웃으면 안되는데) 좀 웃겼고, 역시나 어린아이들을 두고 떠난 아버지의 죽음에서는 눈물을 흘렸다.
나도 아빠가 돌아가실때 침대에 누워 아버지를 꼭 안아드리며 마지막을 보내드렸다. 반신마비로 팔을 못쓰던 아빠가 1살배기 손주를 안겨드렸더니 팔을 움직여 손주를 만졌다. 돌아가실것같았는데 사랑하는 큰 사위가 오고 있다는 소식에 마지막을 못 떠나시더니 남편이 오고 나서 좀 있다가 가셨다. 온가족을 모두 다 보셨다.. 이 책에 나온 여러 에피소드들에 우리 아빠가 오버랩되었다.. 사랑으로 아빠의 병간호 10년을 하시던 어머니와 아버지를 열심히 모셨던 나와 남편.. 병원에서 3년도 힘들것같다는 말이 무색하게 10년을 사셨던 아버지. 평생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았던 만큼 마지막 온가족이 힘을 모아 아버지를 보살폈다. 사람들은 벌써 요양원에 보냈을거라는데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아프신 10년간 손주 다섯이 태어났고, 움직이진 못하셨지만, 늘 손주들 소리에 즐거우셨을거고, 아픈내내 외롭지 않으셨을거다.
이런 의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 책.. 오늘 엄마 갖다 드려야겠다.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시,
제목: 마지막 말 1
저기요, 천사님. 잠깐.
지금 내 팔에 우리 며늘아이가 갓난 손주녀석 안겨 놓았소.
십년동안 못 움직인 팔,
한번만 움직이게 해 주오.
꼭 한번 안아보고 싶소.
고맙소 고마워.. 이제 가도 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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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