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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리
- 작성일
- 2021.3.15
미래
- 글쓴이
- 미나토 가나에 저
소미미디어
설령 열 살짜리 아이라도 쉽사리 믿을 법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믿는 동안은 이 편지가 진짜 미래에서 온 편지가 된다는 걸 그 무렵의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날 밤부터 답장을 쓰기로 했다.
미래의 내게―. - p. 21
20년 뒤의 나에게 편지가 온다면 어떤 느낌일까? 아마 대부분 장난이라고 무시하고 잊어버릴 것 같지만 그 편지를 받았던 사람은 10살짜리 아이였고, 그 편지를 보낸 사람인 미래의 자신까지도 믿어보기로 한다. 일본소설 고백으로 유명한 미나토 가나에의 미래에서는 여러 에피소드가 나오며 사건의 진상을 풀어가는 형식을 쓰고 있는 소설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시작해 점점 어른들의 이야기까지 풀리며 인간의 추악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서랍 속에 파파가 있어.
나무 상자 속에 미래의 내가 있어. - pp. 69-70
미나코 가나에의 미래에서 아키코 파트가 가장 길고, 이 부분은 모두 서간문 형식으로 진행된다. 처음엔 20년 후의 미래에서 보내는 아키코의 편지가, 그 후에는 그 편지를 받은 아키코가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가 죽 이어진다. 일기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분명 미래의 내가 현재의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다면 가장 어려울 때 보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고통만 이겨내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가정을 한 아키코는 희망을 안고 이어지지 않을 답장을 계속 써내려간다.
혼자 끌어안고 있지 말고 나누면 돼. 자신에게는 무거운 짐이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게 무겁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나눌 상대가 있다면 서로 짐을 바꾸는 것도 좋아. - p. 213
하지만 미나토 가나에의 미래에서 상황은 점차 악화되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의 무기력한 모습, 그로 인해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하게 되자 이어지는 동급생의 괴롭힘, 그런 엄마를 도와주는 주위 어른의 돌변한 모습, 그리고 조금 나아지는가 싶더니 더더욱 수렁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미래.. 그런 상황들을 점차 겪으며 미래의 나에게 온 편지를 믿지 못하게 되고, 그렇게 믿음을 잃었음에도 아키코는 현재의 심정을 기록하듯 편지를 이어간다.
과거가 삼킬 수 없는 미래가 여기 있잖아. - p. 358
그런 아키코에게 아리사라는 친구와 그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선배까지. 모든 걸 털어놓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속마음을 터놓으며 기대는 관계가 생긴다. 그리고 그런 아리사와 선배도 괴로움을 겪고 있었다는 사실을 점차 알게된다. 여러 시간이 흐르고 참을 수 없는 일까지 알게된 아키코는 살인 계획까지 세우게 되는데.. 아키코의 편지가 끝난 뒤 이어지는 에피소드 들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어떤 사건이 어떤 시점에 어떻게 얽혀 이런 상황으로 흘러왔는지 퍼즐을 꿰어맞추듯 알 수 있게 된다. 그로 인해 알게 되는 여러가지 진실은 하나같이 끔찍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장의 아키코와 아리사를 보면 조금의 희망이라도 가지게 되는 미나토 가나에의 미래. 추악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작은 불씨를 바라보는 아이들을 보며 응원을 해주고 싶어지는 이야기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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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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