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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vore
- 작성일
- 2021.3.16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
- 글쓴이
- 메리 매콜리프 저
현암사
벨 에포크란 단어가 내 머릿 속에 남게 된 것은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 다음입니다. 20대 어느 시절엔가 책에서 읽었을 법한 단어지만 그건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는지 아니면 그때는 몰랐는지조차 확인할 수가 없네요. 아마도 대학 다닐때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아르놀트 하우저) 같은 책을 표지만 보고 지나쳤던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만 대충 1900년대 근방의 유럽의 호시절을 가르키는 말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좀 제대로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집어 들고 나서야 3부작 중 1권인 줄 알게 되었네요.
이 리뷰를 쓰면서 보니 예스24에는 잘 정리가 되어 있군요. 1권이 1900년까지, 2권이 1918년까지, 3권이 1929년까지로 알고 있었는데 1940년까지 4권이 나왔네요?
1권은 벨 에포크를 다루고 있지만 포연과 핏자국이 자욱한 1871년 보불전쟁에서 패전하고 파리꼬뮌의 여파로 잿더미가 된 파리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의외의 출발점이지만, 파리를 재건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이벤트임을 읽어가며 알게 됩니다. 이 책은 한권이 5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1871년에서 1900년까지를 매 1,2년마다 한 장을 할애해 설명하기 때문에 그렇게 나누면 또 그렇게 두꺼운 것도 아닙니다. 1년치 역사를 몇장 안에 요약하려면 엄청 압축해야겠지요? 그렇지만 이 책은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무리란 느낌은 없습니다. 이를테면 에두아르 마네와 클로드 모네를 중심으로 한 인상파들과, 에펠과 로댕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과정, 자유의 여신상이 진행되어 가는 장이 매년마다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이제 앞에 10년 지나가고 있는데 마네와 모네는 아직도 평가를 못 받는군요. 에펠은 존재감만 드러내고 에펠탑은 아직 없습니다. 자유의 여신상이 당대에도 이토록 화려한 이벤트일거라고는 생각 못 했네요. 이런 거대한 걸 선물하다니 프랑스는 통크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프랑스 입장에서는 미국 독립 100년을 기념하면서 그 100년 동안 왕정과 제정, 공화정을 오가는 혼란한 정체를 공화정으로 고정시키기 위해 필요했던 이벤트라는 생각이 드네요.
도서관에서 빌려봤었는데 쓰다보니 그냥 사야겠네요. 이 당시 예술사에 대해 아는 게 없다보니 아주 좋은 책으로 보입니다. 예술 약사라고 하기에는 어렵거나 전문적인 내용도 없고요. 예술 그 자체보단 파리에 살았던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는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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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