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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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우주
글쓴이
오시은 저
바람의아이들
평균
별점9.4 (16)
우리집책방

나는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를 껴안았다.



나는 아빠가 떠날 때 안아 주지 못했다.



그가 가만히 내 등을 안았다.



목구멍이 뻣뻣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간신히, 정말 간신히 말을 했다.



아빠에게는 미처 하지 못한 말이었다.



"잘 가요."



오랫동안 목구멍에 걸려 있던 걸 내뱉은 것처럼 속이 후련했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그를 놓아주자, 그도 나를 놓았다. 207







나는 울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기라도 한 듯 엉엉 소리 내서 울었다.



왜 운 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힘들었다는 생각만 났다.



나는 아빠를 보내고 섬에 혼자 남아 있는 동안 힘들었다.



기철이도 있고 아줌마도 있고 그도 곁에 있었지만 그래도 힘들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나조차도 그것이 슬픔인지 외로움인지 괴로움인지 모를 감정들에 휩싸인 기분을 매 순간 느꼈다.



하지만 이제 끝났다.



비로소 끝이 났다는 사실이 울음이 된 모양이다. 215





우주인이 나오는 SF 청소년 소설이지만



나에게는 아빠를 잃은 한 소년의 애도기였다.





준비도 없이 갑자기 소중한 사람을 잃은 누군가에게는



늦었지만 '잘가요' 작별 인사를 건넬 수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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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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