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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jin1030
- 작성일
- 2021.3.27
초등 수포자로 빠지지 않는 수학약점 공략법
- 글쓴이
- 송재환 저
글담
오랜 시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수학수업을 해왔다. 분수의 사칙연산이나 등식의 성질, 방정식의 풀이정도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학생들. 함수 그래프를 못 그리는 학생은 간혹 있어도 통분은 구구단처럼 할 수 있었다. 그만큼 시간이 흘렀고, 수학이 누적되어 왔으니까.
대학시절 초등학생 과외를 딱 한 번 한 적이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가 빼기가 안되는 학생이었는데 43-16=33이라고 어찌나 우기던지. 안 빼지면 빼고 싶은 방향으로 빼고 틀렸다고 하면 울기 시작하는데. 아... 이거 사람이 할 짓이 못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중학생도 가능한 피하고, 고등학생만을 대상으로 십년이상 가르쳤다. 공부를 할 목적을 잃고 등 떠밀리듯 나에게 온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게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고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작은 교습소를 시작하며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일만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습관처럼 안 한 분야를 다시 하려면 당연한 것들을 어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추가로 필요했고, 어린이의 심리 역시 청소년의 심리와는 사뭇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현실과 타협(?)했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학생들을 받기 시작했다. 두 아이의 어미로서 초등교육과정이 궁금해진 이유도 크다. 내 아이가 곧 이 내용들을 배울 것이고, 각 학년의 수학위계가 어떻게 배열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싶기도 했다.
이 아이들은 분수가, 소수가 당연하지 않다. 이제 시작이고 한참의 과정을 겪어 익숙해지는 한복판에 있다. 나름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지만, 송재환 선생님은 초등학교의 1~6학년을 가르치며 각 학년의 수학교육에 대해 꾸준히 기록하고 연구해오신 모양이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들, 모르는지도 몰랐던 것들에 대해 두둥실 떠오른 화두들을 붙잡고 한동안 지내야지 싶다.
상담을 오는 초등학교 부모님의 대다수는 초5,초6. 더 이상은 못 가르치겠다며 난색을 표하지는 부모님의 마음을 이젠 너무도 알게 되었다. 부모는 보호자의 역할만으로 한계일 때가 있다. 학습조력자의 역할까지 무리하게 하다보면 관계마저 틀어질까봐 때로는 내가 무리하는 게 맞는지 틀린 건지도 확신할 수 없어서, 아이의 공부가 깊어감에 따라 심화된 공부가 부담으로 다가와서, 복직을 하게 되어 돌봄의 일환으로... 사교육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코로나의 시대. 덕분에 학생들은 더욱 다양한 포지션을 갖게 되었고, 각자의 수학지도가 크게 분화되었다. 수학이란 과목 자체가 싱크홀로 존재해버린 아이들도 있다. 과목이 과목이다보니 완벽해야 한다고 믿는 경우가 많은데 수학이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파보면 다 나온다. 어떤 아이는 응용력이 부족하고, 어떤 아이는 식을 다루지 못한다. 어떤 아이는 시험에 약하다. 많은 학생들이 수학 자체에 진저리를 친다.
초등 수포자라니... 앞으로 갈 길이 얼마나 멀었는데... 그래서 부모도, 교사도 포기하기가 힘든 것이다. 성적을 떠나 그 긴 시간을 마주해야 하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와 학생들의 수학지도를 크게 그려보는 시간이 되었다. 아 또 숙제가 많다. 주말에 뭐 먹지도 고민인데... 영어는...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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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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