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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텐
  1. 한국/일본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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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07~2020 특별판
글쓴이
공민철 외 8명
나비클럽
평균
별점9.5 (17)
나텐

예전에 '계간 미스터리', '미스테리아'등을 통해 송시우 작가의 <아이의 뼈>와 공민철 작가의 <유일한 범인>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아서 '역시 황금펜 수상작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면서 '수상작들만 따로 모아서 나오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특별판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더없이 반갑다.



 



 



황금펜상은 매년 한국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한국추리문학상 최우수 단편 부문에 시상하는 상으로, 이 특별판에는 수상작이 없었던 2,3회를 제외하고, 상이 제정된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수상한 열두 편의 수상작이 수록되어 있다.



 



 



가장 최근 수상작(2020년)인 황세연 작가의 <흉가>는 이사한 폐가같이 낡은 집에서의 의도치 않는 살인을 통해 드러나는 어두운 과거와 숨겨진 비밀을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 형식으로 재미나게 그려낸다.



 



 



제1회 황금펜상 수상작(2007년)인 김유철 작가의 <국선 변호사 - 그해 여름>은 모텔 살인사건의 진범을 추적하는 인간미 넘치는 국선 변호사의 활약상을 그린 단편이다. 몰카, 불법 동영상 등 지금 시점으로 다소 고루한 점은 있으나 수사 과정은 제법 짜임새가 있다. 근데, 범행 현장인 모텔 3011호와 현장 수사하는 407호(4007호가 아니고?)의 연관성을 몇 번을 다시 읽어도 모르겠다.



 



 



박하익 작가의 <무는 남자>는 여고생의 가냘픈 팔뚝을 노리는, 마치 바바리맨 같은 '무는 남자'라는 변태남을 추적하는 선암여고 여학생 5인방의 활약상을 그린 학원 미스터리물이다...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사학 비리라는 더 큰 그림이 뒷배경에 숨어 있다. 작가를 다시 보게 되는 작품이다.



 



 



황세연 작가의 <스탠리 밀그램의 법칙>은 '인류는 하나로 긴밀이 연결된다'라는 저명한 사회학자 '스탠리 밀그램의 6단계 분리 법칙'을 재치있는 구성과 흥미로운 전개로 풀어낸다. 그 재미난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대충 결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송시우 작가의 <아이의 뼈>는 흉악범에게 사랑하는 어린 딸을 잃은 엄마의 애달픈 사연이 펼쳐진다. 체념과 상실 그리고 복수. 이번이 세 번째 읽는 것인데 몰입감 하나만은 정말 최고다.



 



 



조동신 작가의 <보화도>는 임진왜란 시대를 배경으로 한 본격 추리물이다. 왜군의 해양 진출을 감시하기 위해 보화도에 진을 친 수군통제사 이순신은 벗집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장만호 군관에게 범인 색출을 명한다. 탄탄한 배경지식에 사건을 해결해가는 본격 추리물로서의 완성도가 뛰어나다.



 



 



홍성호 작가의 <각인>은 한 소녀의 유괴 사건을 통해 각인된 과거의 악연이 쉽사리 끊어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경찰 소설이자 사회파 추리물이다. 절제된 문장 속에 아름다운 마무리가 인상적이다.



 



 



공민철 작가의 <낯선 아들>은 오늘날 사회적 문제가 되는 독거노인의 세태를 범죄 문학으로 날카롭게 풀어낸 단편이다. 혼자 외롭게 사는 치매 걸린 노인의 돈을 노리고 접근해 아들 행세를 하는 남성은 낯선 침입자인가 반가운 손님인가.



 



 



마찬가지로 공민철 작가의 <유일한 범인>은 독거노인의 의문의 고독사를 본격 추리 기법으로 승화시켜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워주는 수작이다. 이번이 삼독(三讀)인데도 그 재미와 울림은 여전하다.



 



 



한이 작가의 <귀양다리>는 유배객 살인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제주목사의 활약상을 그린 본격 추리물이다. 추리하는 재미도 괜찮고, 아전과의 캐미를 통한 해학적인 요소나 개그적인 감각이 진중한 분위기에 감초 역할을 하는 등 능수능란한 작가의 원숙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단편이다.



 



 



정가일 작가의 <소나기>는 한 권세가가 몰락하는 과정을 소녀와의 아련한 키스의 추억으로 담백하게 그려낸다. 마지막에 반전이 등장하지만 전체적으로 미스터리 색채가 약하다.



 



 



조동신 작가의 <일각수의 뿔>은 한 기업가의 독살 사건을 추적하는 소년 탐정의 활약상을 그린 본격 추리소설이다. 머더 구스 노래를 시작으로 케이크를 이용한 독살 트릭 등 재미난 본격 추리 요소가 많다. 다양한 이야깃거리에 배경지식도 풍부하고 추리적 완성도도 뛰어나서 아주 재밌게 읽었다.



 



 



정말 수상작이란 타이틀 때문인지 단편 하나하나 부푼 기대감을 갖고 초집중해서 읽었다. 본격 추리, 사회파 추리, 심리 스릴러, 서스펜스, 학원 미스터리, 역사 미스터리 등 분포도 다양한데, 역시 황금펜상 수상작들답게 유려한 문체와 깊이 있는 스토리, 탄탄한 재미와 빼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수작들이 많다. 그래서 대단히 만족하며 덕분에 책을 읽는 요 며칠간이 무척이나 행복했다.



 



 



내가 선호하는 본격 추리물도 몇 작품 보이는데 비현실적 배경에 단순히 트릭과 반전으로 승부를 보기보다는 캐릭터와 스토리에 중점을 두고 시대상, 사회성을 반영하는 사회파 추리를 적절히 접목시키는 느낌이다. 이번 특별판을 읽어보니 이제는 한국 추리문학의 수준이 서양의 그것에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진일보해서 뿌듯하다. 솔직히, 그저 그런 서양 미스터리 열 권 읽는 것보다 이 책 한 권 읽는 게 낫다. 그만큼 이 특별판의 가치는 특출나다. 바쁜 현대인의 생활 속에 시작부터 결말까지 단시간에 독서를 즐기기에 단편만큼 좋은 게 없다. 그런 의미에서 최우수 단편 부문에 시상하는 황금펜상이 꾸준히 지속돼서 추리적 재미와 소설적 완성도를 모두 잡는 우수한 단편이 꾸준히 나오길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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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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