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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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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글쓴이
김영우 저
흐름출판
평균
별점9.4 (22)
enfantlove

       가평의 시골마을로 이사를 해서 가족들과 함께 10여 년이 넘게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 40대 중반에 '여성주의'를 접하고 난 후 삶의 방향이 달라진 남자. 딸의 성화에 못 이겨 강아지를 키우다가 육식을 끊게 된 남자. 빨래를 제외한 모든 집안 일을 도맡아 하는 남자. 23년 동안 책방이 없던 가평의 한 작은 마을에 '북유럽' 서점을 열고 하루에 두 권 판매의 소박한 꿈을 가진 남자. 이 책을 읽고 나서 나에게 자리잡은 저자의 이미지들이다.



 



       책을 받아들고 표지만 봤을 때는 저자가 전원생활을 하며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소탈하고 털털한 성격의 넉넉한 아저씨일 거라고 짐작했는데, 책을 읽어나갈수록 생각보다 상처가 많고, 예민하며, 섬세하기 그지없는 저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묘한 공감대가 생겨났다. 마치 판박이같은 내 모습을 보는 듯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즐기는 저자가 책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북유럽(Book You Love)'이라는 작은 책방을 운영하고, 마당 있는 집에서 강아지 '하이'를 키우는 모습은 나의 버킷리스트의 항목들이기도 해서 더욱 저자에게 마음이 가고 나와 어쩜 이렇게 비슷한가 싶은 맘에 또 다른 나를 만난 기분이었다.



       또 하나 공통점을 찾은 것이 있으니, 아내에게 '너'라고 호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너'라는 단어를 쓰지 않기로 결심한 것은 아내를 만나면서부터였다. 어느 순간 너라고 부르는 행위가 상대를 함부로 대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더구나 아내를 세상의 수많은 '너' 가운데 하나로 만드는 것도 영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자연스럽지 않더라도 아내를 칭할 때 다른 어떤 인칭대명사 대신 오직 이름만 부르기로 했다. 이 습관은 아이에게도 그대로 이어졌다. 아이와 놀 때, 타이를 때, 혼을 낼 때도 오직 이름만 불렀다. 너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야!'라는 말도 튀어나오지 않았다.



                                                   - p.238 ~ p. 239 中 -




         어쩜 이렇게 나랑 생각이 비슷할까 싶다.



         결혼 후 남편이 점점 나에게 말을 놓기 시작하던 무렵 남편에게 건의를 했다. 뭐라고 불러도 좋은데 '너'라고는 부르지 말아달라고 말이다. 연애무렵부터 결혼후 한동안 '오빠'라고 남편을 호칭하던 나역시 남편에게 '너'라는 말은 쓰지 않았다. 저자의 생각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뭔가 모르게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었기에 결혼초부터 우리 부부 사이에서는 '너'라는 말이 금지어였는데, 이런 생각을 한 부부가 또 있다니 반갑다 못해 신기함마저 든다. 아무튼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남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되었고,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도 나와 생각이 비슷한 점이 많아 오랜 시간 함께한 벗을 재회한 기분이다.



  



 



         가부장제의 수혜를 받은 사실을 불편해하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불평등한 현실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는 저자. 조금은 다른 삶의 방식을 고집하며 한 딸아이의 아빠로서, 한 아내의 남편으로서, 작은 '북유럽' 책방의 주인으로서 오늘도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멋진 사람 김영우. 나는 오늘부터 그런 멋진 저자의 '찐팬'이 되려고 한다. 그래서 코로나가 조금은 잠잠해지고 나면 꼭 방문하리라. '북유럽' 책방을. 그래서 멋진 사람 김영우를 꼭 만나고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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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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