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리뷰

화이팅
- 작성일
- 2021.5.19
인스타 브레인
- 글쓴이
- 안데르스 한센 저
동양북스(동양books)
최근 사람들의 스마트폰의 사용 시간이 증가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스마트폰'이라기보다 유튜브, SNS, 게임을 하는 시간이 증가했다고 말하는
편이 좋겠다. 이는 모두 자본기업이 만들어낸 발명품 중 하나이며,
수입의 수단, 의사소통의 매체, 전 세계인이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와 같은 상품들은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때로는 우리를 즐겁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사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들을 심층 분석한
결과,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시간을 빼앗아 가며, 심지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이제 현대 기술은 발전했지만
우리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일례로 15세~24세의 수면 장애 인구 비율은
2007년 이후 500% 증가했고, 현재 스웨덴에서는 10명 중 8명이 항우울제를
복용한다. 도대체 우리는 어떤 이유로 이렇게까지 힘들어졌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스웨덴의 정신과 의사이자 과학저술가인 안데르스 한센의
저서 <인스타 브레인>을 통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우리 몸에 필수 불가결한 호르몬인 도파민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대개는 도파민을 쾌락의 호르몬이라고 생각하지만 도파민의 역할은
그뿐만이 아니다. 오늘 살펴볼 도파민의 역할은 바로
기대감이다. 대체 기대감과 도파민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제 심리학계에서 유명한 실험 하나를 소개할 텐데, 이 실험은 도파민과 기대감의
상호 연관성을 완벽히 증명해준다. 도파민과 기대감의 실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연구자들은 원숭이들에게 벨소리를 들려주고 착즙주스를 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원숭이들의 도파민 수준은 벨소리만 들어도 높아졌으며, 주스를 마셨을 때보다 높았다.
또한 벨소리를 들려준 이후 가끔 주스를 제공했는데 그 결과 도파민이 더 높았다.
그리고 벨소리를 들은 후 2번에 1번꼴로 주스를 제공할 때가 도파민 수치가 가장 높았다.
위와 같이 원숭이들에게 벨소리를 들려주고 주스를 제공한 결과, 주스를 마실 때보다
벨소리를 들었을 때 도파민 수치가 더 높게 측정되었다.
이는 주스 자체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닌 벨소리를 들음으로서
주스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도파민 수치가 높아진 셈이다.
또한 원숭이들에게 무작위로 주스를 제공한 경우 도파민 수치가 높게 측정되었는데,
이는 도파민이 확실성 보다 불확실성을 좋아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체로 위와 같은 실험이 많이 진행되었는데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직접 찾은 실험 결과를 하나 더 보고 가도록 하자.
이번 실험은 위에서 언급된 실험과 비슷하게 원숭이들에게 진행한 실험이다. (Schultz et al. 1997) 사진과 같이 1번째는 예상치 못한 보상(Unpredicted Reward)이 주어졌을 때, 2번째는 예상된 보상(Predicted Reward)이 주어졌을 때, 3번째는 예측된 보상이 누락(Omitted Reward)되었을 때를 나타낸다. 먼저 예측된 보상의 경우를 관찰해보면, 도파민이 수치가 그리 높게 측정되지 못했다. 이와 반대로 예측되지 못한 보상의 경우 높은 수준의 도파민이 측정되었다. 마지막으로 예측된 보상의 누락의 경우는 소량의 도파민이 분비되었고, 심지어는 도파민의 수치가 떨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도파민은 확실성보다 불확실성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그런데 불확실성을 좋아한다는 법칙은 실험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일상생활에서 더 많이 적용된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는
스마트폰의 알람이다. 스마트폰의 알람은 굳이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서
체크할 필요가 없도록 화면 위에서 알람을 알려준다. 그런데 사진을 전송받거나
장문의 문자가 올 경우, 사진은 보여주지 않고 장문 문자는 생략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현상을 "그냥 문자가 길어서 안 보이는 것 아닌가? ,
사진은 당연히 크게 봐야 하니까 글자로 대체하는 거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심리와 고도의 기술 연구를 통해 개발된 아이디어이다.
만약 자신에게 사진이 하나 왔다고 가정하자. 그럼 간편하게 사진을 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고 친구의 대화방으로 들어가서야 사진 확인이 가능하다.
그런데 대화방에 들어가서 상대방이 보낸 사진을 보니, 공동 투자한 주식의 수익률이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사진을 목격한 것이다. 그럼 그 순간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이 분비되는 순간, 우리의 뇌는 이를 기억 속에 저장한다.
그리고 이런 기억을 계속해서 상기시키는데 그 이유는 바로
도파민을 얻기 위해서 이다. 이때 뇌는 우리에게 간단하게 지시를 내린다.
"야 빨리 도파민을 분비해야지, 사진이 올 것에 대비해서
미리 채팅방에서 대기해!"라고 말이다. 그럼 우리는 사진이 (또는 주식의 추이)를
끊임없이 바라보면서 불확실성에 시간을 투자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될 경우,
이전과는 다르게 스마트폰의 알람 소리만 듣더라도 도파민이 분비되도록
신경이 바뀌게 된다. 마치 원숭이들처럼 말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도파민은 불확실성을 좋아한다.
때문에 사진을 보여주지 않고, 장문의 문자를 생략
할 경우, 나에게 이득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 걱정하게 된다.
상대방이 보낸 내용이 무언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들은 상대방이 문자 보내기를 기다리게 된다.
그리고 이런 기다림을 통해 기업들은 자신들의 플랫폼에 더욱 의지하게 만들고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도록 만든다. 이것이 바로 기업이 우리의 심리를 조정하는 가장
기초적인 예시이다. 이처럼 도파민에는 불확실성과 기대감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도파민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해야
할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여기서 일단락하도록 하겠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책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우리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자신들을 진화시켜왔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가 사회적
동물이라고 불리는 이유 또한 바로 진화론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구석기 시대를 상상해보자. 그 당시 음식 섭취를 위해서 조상들은
사냥을 해야 했다. 하지만 현재와는 달리 이전에는 도구가 존재하지 않았다.
때문에 사냥을 위해서는 도구보다 사람의 수가 중요시되었다.
먹이를 왼쪽으로 몰고 가면 미리 잠복해 있던 사람들이 먹이를 잡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런 이유로 한 사람보다는 두 사람이 더욱 유리했고,
사냥을 위해서는 10명에서 20명 이상을 필요로 했다.
또한 그들이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작전을 세워야 했는데,
이런 작전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항상
다른 사람과 상호 소통을 이어갔다. 실제 연구를 봐도,
당시 함께 생존하던 사람들 수는 50~150명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우리의 조상들은 많은 사람들과 생활해 왔다.
많은 사람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이어간 우리
조상들의 뇌 속에서는 대화가 일상이 되어갔다. 그리고 수많은 시간에 걸쳐
대화는 일상이기보다 습관이 되었고 습관에서 관습으로 변모했다.
대화는 21세기까지 이어졌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현재 생존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조상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너무나 당연해 보일 수 있다.
이는 그들이 생존을 위해서 찾아낸 생활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조상들이 생활방식을 잘 만들었고, 못 만들었고에 방점을 두려고 하지 않는다.
예전 조상들의 생활방식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는 점을 생각했을 때 관련지어 말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앞서 이야기 한 '대화'이다.
팬데믹 현상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혹은 격리된 곳에서
하루를 보냈다. 이렇게 되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대화의 빈도는 줄어들게 되었다. 사람 간에 대화가 줄어들다 보니
많은 사람들은 대화의 대체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화보다는 이모티콘을 쓰고, 평소 여행을 가거나 취미 생활을 하던 시간은
모두 스마트폰에 투자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는 의미는
앞서 도파민에 대해 이야기 한 바와 같이, 한 플랫폼에 의지하거나
중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예측대로 사람들은 취미 생활과
여유를 즐길 시간에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었다.
사람들은 서로 간에 상호 소통을 갈구했지만 스마트폰은 이를 대체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심지어는 일과를 배제시키고 스마트폰 속 화면에 빠져들게 되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사람들의 삶은 피폐해지기 시작했고
생활패턴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패턴이 무너지고
삶이 질이 저하되기 시작하니, 그들의 문제점이 점점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인스타 브레인>에서 소개된 실험에 따르면 미국 심리학회에서
3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0%가
수면장애를 겪는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스웨덴 3명 중 1명꼴로
수명장애를 겪는 바와 같다고 한다. 이는 전 세계인들이
얼마나 스마트폰에 빠져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잠깐
스마트폰의 사용과 건강의 악역향의 관계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빛, 즉 블루라이트(청색광)는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한다.
여기서 멜라토닌이란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데, 멜라토닌이 억제된다는 의미는
잠을 자지 못한다는 말과도 같다. 때문에 늦은 시간 스마트폰 사용은 불면증을
일으킬 수 있다. 불면증은 뇌졸중과, 치매로 이어질 수 있으며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변환시키지 못한다. 이에 대한 해답은 잠자리에 들기 2시간 전부터 스마트폰을
차단하여 멜라토닌의 생성을 돕는 것이다. 만약 꼭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한다면
디스플레이의 조도를 낮추고 최소 36c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두번째는 구글 효과라고도 불리는 디지털 기억 상실증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모든 정보를 우리 스스로 기억했다. 예를 들면 전화번호나,
지인들의 생일, 경조사까지 말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우리는 이를 기억할 필요가 없어졌다. 스마트폰에
모든 정보를 한 번만 적어놓으면 평생 없어지지 않는데 굳이 기억할 필요가 있겠는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가 아닌 스마트폰에만 의존하게 되었다.
세 번째는 나르시시즘의 유행이다. 나르시시즘이란 자기
스스로가 과도하게 뛰어나다고 믿는 성격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게 될 경우 바깥 출입과,
대면 소통을 하지 않게 된다. 이에 따라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대인 민감성도 줄어들게 된다. 결국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상태가 돼버리고 이는 나르시시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대표적인 악영향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다음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페이스북은 2004년 2월 대학생을 대상으로 오픈되었다.
그리고 약 14년 뒤 총 가입자 수는 20억 명을 돌파했고,
인류의 3분의 1이 가입했다. 페이스북에 가입한 사람들은
하루 평균 30분을 투자하는데, 20세에 페이스북을 시작해 80세가
되면 인생에 5년이라는 시간을 페이스북에 투자한 셈이 된다.
또한 스웨덴의 10대는 하루 중 3~4시간을 스마트폰에
투자하고, 영국 10대와 유아는 폰, TV, 컴퓨터 사용에 6시간을 투자하고 있었으며,
미국의 10대는 하루에 9시간 동안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밝혀졌다.
이는 성인보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알려준다.
사실 내가 걱정되는 부분은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이다.
아이들은 성인과 다르게 전두엽이 미성숙한 나이이다.
전두엽이란 이성적 판단과 집중력을 관장하는 부위인데, 전두엽이 미성숙하는 의미는
이성적 사고와 집중력이 성인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아이들은 성인보다
더 쉽게 중독되고, 더 큰 충동성을 가지고 있다.
법적으로 청소년이 운전을 하지 못하는 것 또한 같은 이유다.
이런 아이들이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일반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앞서 결과를 보았듯이 이미 아이들은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이어가야 할 아이들이 많은
게임과 SNS에 빠진 채로 말이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은 책 내용의 일부에 불과하며,
직접 모든 내용을 보게 된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을 이야기
한 책으로 <인스타 브레인>을 통해
우리 사회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사회과학과 관련된 이야기다 보니
지루할 법도 하지만, <인스타 브레인>은 나에게 흥미로운 감정만 선사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에 대해 관심 있거나, 스스로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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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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