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소설

키드만
- 작성일
- 2021.5.24
아버지에게 갔었어
- 글쓴이
- 신경숙 저
창비
2021.05월의 다섯 번째
신경숙 "아버지에게 갔었어"
살아냈어야.. 라고 말씀하시는.. 이제는 나이 들고 힘 없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마음이란..
이 이야기의 아버지는 익명의 우리 모든 아버지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일 것이다. 비록 그것이 들어나는 방법은 제 각각일테지만 '용케도 너희들 덕분에 살아냈다'는 아버지의 그 마지막 고백은 우리 아버지들 모두의 마지막 고백일 것이다.
점점 힘들어지고 이제는 이곳 저곳에서 그 수명의 다해감을 들어내 아프신 부모님을 보면서 더 애뜻해지고 아쉬워지는 마음은... 그동안 자주 돌아보지 못했던 반성의 맘일 것이다.
교통사고로 딸을 잃고 그 아픔속에 갇혀 있느라 가족들과 소원했던 화자 헌.. 아버지의 네번째 자식이자 첫째 딸이었던 그녀는 어머니가 위암판정을 받고 치료 차 상경하여 시골집에 혼자 남겨진 아버지를 돌보러 고향집으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아버지와의 시간을 보내며 아버지의 모습을 만나게 되고 다시 한 번 아버지... 를 느끼게 된다
엄마하고는 출산 후 친정에서 시간을 보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지만 아빠하고는 그런저런 얘기를 가족모임 술자리나 여행을 통해 토막토막 들었던 것 같다. 딸들만 내리 4명이고 마지막 막내가 아들인 우리 집에서 아빠는 많이 외로웠을 거 같았고 그래서였는지 아빠는 외부활동을 많이 하신 듯 하다. 그래도 가족과의 그 무엇과는 달랐을텐데.. 아빠는 그 허전함속을 어떻게 걸어나오셨을까..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고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천진하기 웃으시는 모습이 더 애잔하다..
이제 예전 같지 않은 아버지의 어깨가 더 작게 느껴진다...
이 아침에 아빠가 보고싶다..
'어떤 물건들은 그렇게 사라진다. 버리지도 없애지도 누구에게 준 적도 부숴버린 적이 없어도 어느 시간 속에서 놓치고 나면 기억 저편으로 물러나고 희미해진다. 그랬지, 그랬는데,라는 여운을 남겨놓고. (p20)'
'살아가는 일의 얼마간은 왜곡과 오해로 이루어졌다는 생각. 왜곡되고 오해할 수 있었기에 건너올 수 있는 순간들도 있었을 것이다. (p62)'
'"사는 일이 꼭 앞으로 나아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돌아보고 뒤가 더 좋았으믄 거기로 돌아가도 되는 일이제."(p92)'
세상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그렇게 속는 척해줄 뿐 속지 않는다고. 아버지들이 그렇게 쉽게 속아 넘어가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급기야 친구는 속는 척해주는 게 아버지들의 역할이라고까지 했다. 친구의 말처럼 아버지가 속은 게 아니라고 해서 내가 아버지를 속이지 않게 될 수는 없음에도 묘하게 위로가 되기는 했다. (p156)'
'무엇이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더 깊이 그 생각에 빠져든다. 잊으려고 애쓰면 더욱 잊히지 않듯이. 생각을 하지 말자, 해서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으려면 더 생각할 게 없을 때까지 생각을 하는 수밖에 길이 없다. 어떤 일이든 잊힐 때가 되어야 잊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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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