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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 작성일
- 2021.6.20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글쓴이
- 마이클 셸런버거 저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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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내용의 방향이 정해진 듯하다. 지구를 위한다는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거론하고 그 잘못됨을 논리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사람들의 생각은 각양각색이다. 다양한 생각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논지의 방향이 다르면 내용이 달리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은 다양성으로 의견을 수렴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똑같은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의견이 있을 수가 있다. 그것은 의견을 바라보는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임란이 일어나기 전 통신사로 김성일과 황윤길이 일본에 갔었다. 그들은 당시의 일본 실권자였던 토요토미 히데요시를 보고 그의 정권이 조선에 미칠 영향을 살피는 임무를 지니고 갔었다. 똑같은 사실을 두고 그들은 살폈다. 그런데 돌아와서 전혀 반대의 이야기를 했다. 이는 그들의 시각이 달랐다기보다는 집단의 이기가 달랐기 때문이다. 한 쪽은 전쟁이 일어날 것에 부정적으로 주장하고 한 쪽은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론 왕과 조정은 우선 보기 좋은 쪽을 선택했다. 그들의 주장은 그들 집단의 권익을 위한 주장이었고, 그것으로 선택이 잘못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처럼 집단의 이기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판단을 할 때는 선과 참됨의 입장에서 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인지해야 한다.
내용 생각해 보기
정치인, 과학자, 환경론자들의 환경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몇 가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책은 그들의 내용을 많은 근거를 가져와 주장을 하면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나도 읽어보면서 그렇구나! 하면서 긍정의 시선을 보낸 적도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좀 그렇다는 생각도 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저자를 바라보고자 노력하는 읽기를 했다. 저자의 주장 몇 가지를 생각해 보면서 책이 갖는 의미를 찾아본다.
환경과 기후 문제에 관해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 중 상당수는 잘못 되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야 한다. 환경문제를 과장하고, 잘못된 경고를 남발하고,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조장하는 이들은 긍정적이고, 휴머니즘적이며, 이성적인 환경주의의 적이다. 그런 주장에 신물이 난다.
사실과 과학은 올바로 전달해야 한다. 과학자, 언론인, 활동가는 환경 문제를 정직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설령 대중들의 관심과 열광을 이끌어 내지 못할까봐 걱정이 될 지라도 바른 전달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그들에게 맡겨진 소명이다. 그런데 요즘 너무 부정적인 종말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한 생각들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도, 인간들의 오늘의 삶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두려움과 일탈을 조장할 뿐이다.
내용은 바르게 전달해야 정상적이고 발전적으로 삶이 이루어질 수 있다. 흔히 말해지는 기후변화를 사람들은 과학의 탈을 쓴 공상이 아니라 진정한 과학적 사실로 알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인류가 가진 긍정적인 잠재력을 알고 싶어 한다. 이 책을 통해 반인간주의를 취하는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의 생각이 바르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인류는 충분히 미래를 긍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이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생물종과 환경을 보호해 낸 사례들이 있다. 그 사실들을 언급해 보면서 인류의 미래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지식을 가질 것을 요구한다.
소행성 충돌, 초화산 폭발, 치명적인 바이러스 확산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 왔을까? 어쩌면 그럴지 모르지만 아닐 수도 있다. 국가는 이런 재앙을 감지하고 피하기 위해 합리적인 수준의 조치를 취하는 반면, 극단적인 수준의 조치는 대개 취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런 문제들에 극단적인 수준으로 대처하다 보면 사회는 더 가난해질 것이고, 가난해지면 거대한 재난에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결국 소행성, 초화산, 전염병을 막아내지 못하게 된다.
부유한 국가일수록 재난 앞에서 회복탄력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화자는 강조한다. 그러기에 어떤 병인지도 모르고 약방문을 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이 닥쳤을 때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국가가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능력도 있다고 말한다. 그럴 듯한 얘기다. 오늘의 코로나 19를 보자. 가난한 나라에서는 방역을 해도 한계를 보였다. 결국은 경제력이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실마리를 찾고 있다. 바로 백신이다. 나라가 부강한 곳일수록 코로나에 대응하는 힘이 강화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겪어봤을 때 우리는 저자의 말을 어느 정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돈이 재앙도 막아 나가는 힘이 된다. 오늘 우리나라는 힘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필요악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경제적으로 궁핍한 나라는 재난이 닥쳤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우리나라는 현 시점에서 과연 부유한가? 저자는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를 두고 어떤 조언을 할까?
우리는 관광객 무리에 섞여 근처 방문자 센터로 갔다. 그곳에서 비디오를 보고 전시물을 관람했다. 벽에는 썩어 가는 앨버트로스의 사체가 담긴 이미지가 전시되어 있었다. 앨버트로스의 배 속은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영상 중 어떤 것을 보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앨버트로스가 죽은 주된 원인은 어선과 외래종 침입자지 플라스틱이 아니라고 말이다.
우리는 많은 어류와 동물들의 죽음에 플라스틱이 원인이라고 말을 한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앨버트로스를 자료로 제시해 그것이 원인이 아니라 다른 것이 원인이라고 얘기한다. 어부들이 낚싯바늘이 달린 목줄 수천 개를 긴 중심 낚싯줄에 줄줄이 매달아 바다에 넣었다. 그러면 거기에 물린 고기들을 노리고 달려든 앨버트로스들이 낚시 바늘에 꿰여 죽었다. 토끼, 소, 돼지, 고양이 등의 외래종 역시 앨버트로스의 개체 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기온 변화도 마찬가지다. 기온만 변화한다면 팽귄 같은 것들은 오히려 따뜻한 곳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이 이럴진대 일부 환경론자들이 플라스틱, 기온 등이 동식물, 어류 감소의 주범인 양 호도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이는 사실과도 다르며, 우리가 연구하고 준비해 나가야 하는 방향 설정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위기가 닥쳤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그것은 경제다. 경제적으로 강한 자들은 문제 해결력도 그만큼 높다.
지난 1억 년간 생물 다양성은 크게 증가하였다. 이 다양성 증가는 지난 대멸종의 여파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생물다양성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의 개수를 세는 것보다 속의 숫자를 따지는 것이 더욱 정확한데, 지난 1억 년간 생물속의 숫자는 거의 3배로 늘어났다. 과거 다섯 차례 대멸종을 화석 자료로 검토해 보면 생물 다양성이 15-20% 정도 크게 낮아지지만 곧 그보다 더 큰 성장이 뒤를 잇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생물다양성과학기구는 종, 멸종, 생물다양성 연구를 주요 목표로 삼는 세계자연보호연맹 산하 단체다. 이 기구는 생물 가운데 6%가 멸종 위급, 9%가 멸종 위기, 12%가 멸종 취약 상태에 놓여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세계자연보전연맹은 1500년 이후 식물, 동물, 곤충 11만 2432종 가운데 0.8%가 절멸한 것으로 추산한다. 비율로 환산해 보면 매년 2종 미만, 0.001%만이 멸종하는 셈이다.
이렇게 생물 대멸종에 대한 과장 섞인 주장은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들의 주장이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키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는 생물종의 멸종에 이해가 부족한 주장이다. 대멸종에 대한 충분한 지식를 지니고 이해한 상태의 주장이 아니다. 인류가 생물의 서식지를 보호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2019년 현재 지구상의 보호 지역 면적을 전부 더하면 아프리카 대륙보다 크다. 지구 전체 면적의 15%가 보호지역이다. 잘못 입력된 지식이 낳은 주장은 오히려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는 결정을 하게 만든다. 여섯 번째 멸종은 취소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대멸종 운운하며 사람들에게 공포심만 부추기도 있다. 악한 주장의 지식이다.
하지만 그 시기를 직접 겪으면서 나는 펠키에게 가해진 부당한 박해가 돈과 정치권력 문제를 훨씬 넘어서서 벌어지는 일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그야말로 ‘마녀사냥’을 연상케 했다. 1950년대에 조지프 매카시 상원 의원이 과학자들과 예술가들을 빨갱이로 몰아 처벌한 광기 어린 사건처럼 말이다. 펠키를 희생양으로 몰아간 그 행위는 다분히 종교적이었다. 종말론적 환경주의에는 바로 그런 종교적 성격이 짙게 깔려 있다.
펠키는 화석 연료로 인한 기후변화에 회의적인 의견을 증언했다. 이것이 기후정책을 펴는 정치권에 의해 괘씸죄에 걸렸다. 하원의원 그리핼버는 로저 펠키가 화석 연료 업계로부터 돈을 받았을 수 있다는 얘기하며, 그것이 당연한 듯 몰아갔다. 많은 자료를 요구했고, 여론 몰이를 하면서 펠키의 업적을 보잘 것 없는 것으로 폄하했다. 또한 미국진보센터에서는 언론에 영향력을 발휘하기에 충분히 힘이 있었다. 그 결과 펠키를 기후변화 부정론자라고 매도하기도 했다. 그 후 2014년 미국진보센터의 창립자인 존 포데스트는 백악관에 입성했다. 그는 2009년 녹색 경기 부양책을 총괄하고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법제화하는 과정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당연히 펠키의 충고를 묵살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 그렇게 펠키는 부당한 정치권력의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펠키를 추락시키고자 했던 일련의 일들은 다각도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미국진보센터 기부자들의 이해관계를 살펴보면 조금은 알 수 있다. 그들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법제화하려고 시도했을 때 신재생 에너지와 천연가스 업계의 기부금을 받고 있었던 사실은 이를 잘 증명해 준다. 또한 정치권의 환경 운동 지도자들 사이에 만연한 신념도 문제가 되었다. 그들은 화석연료가 당장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인식시켜야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펠키가 주장한 내용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어 진실과 상관없이 매도되고, 펠키는 희생양이 되어간 것이다.
나가기
환경론자들이 지구의 최후를 거론하면서 자신들의 유익을 추구해 나가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구의 환경은 그들이 우려할 만큼 그렇게 심각한 것이 아니다. 아니 그들이 문제 삼고 있는 여러 가지 환경오염, 이것이 지구를 최후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것이 최고의 문제인 양 주장을 하면서 나라의 정책과 인간들의 마음을 불안으로 몰아간다.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을 사실 그대로 제시하고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데, 사실은 도외시하고 근거가 부족한 일들을 잣대로 삼아 추측 판단을 하고 일을 처리해 나가는 것은 참으로 문제가 많다. 그 판단의 잘못을 적나라하게 들려준다. 그 가운데 비닐, 화석연료 등도 재료로 등장한다. 이들은 사용자들에겐 민감한 문제다.
저자는 환경론자들이 거머리 무서워 논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과 진배없는 발상을 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이 밝힌 내용을 근거로 제시해 주장을 합리화해 나간다. 방대한 분량의 사례가 들어있다. 물론 저자가 문제로 삼는 내용들이 궁극적으론 지구의 환경을 해칠 수 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과도하게 문제 삼아 타인의 생존권까지 빼앗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저자의 의견도 수렴하지 못할 바의 아니다. 지구의 생명, 지구의 환경 이들은 사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대한 문제다. 이들을 걸고 사람들의 생존권을 빼앗는 것도 문제지만, 조금이라도 문제가 된다면 환경론자들의 주장처럼 생각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들 가운데 절묘한 절충점을 찾는 것이 중요할 따름이다. 그것은 이 책이 제시하는 하나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상당히 자극적인 문제를 들고 나온 책이다. 요즘 시리즈물로 <착각>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관점이라도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착각이라는 말의 사용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할 수도 있다. 기존의 알고 있던 지식이 손상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물을 읽으면서도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는 이유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과학과 환경은 중차대한 문제다. 이들의 진실은 한 순간에 이루어져 온 것이 아니다. 많은 시간을 거쳐 많은 사람들이 문제 삼아 해결책을 강구하고, 논의를 해온 내용이다. 그 문제를 <착각>이라고 부정하는 관점의 글은 독자들에게 무척 혼란을 야기한다. <착각>이 독자들의 마음속에서 혼란이 되면 안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런 문제들은 전문가들이 토론을 통해서 논의되어야 할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책을 놓으면서 신선한 자극에 매료된 시간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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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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