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 북리뷰(2021년)

달밤텔러
- 작성일
- 2021.6.23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글쓴이
- 마이클 셸런버거 저
부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마이클 셀렌버거/ 노정태 역
부키/ 2021년 4월 27일
"올바른 환경주의는 종말론적 환경주의가 아닌, 환경 식민주의가 아닌 환경 휴머니즘이다,"
1. 들어가며
"2030년쯤 문명은 종말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세상은 12년 안에 멸망."
"빠르면 2040년 큰 위기 닥친다."
환경 종말론은 헛소리?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이해서 2020년 4월 22일 기후재난 대응 매뉴얼이자 미래보고서로 평가받는 [2050 거주불능 지구]가 출간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가장 믿을 만한 기후변화의 미래 시나리오를 우리에게 제시해준다. 기존의 기후 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해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실제적인 영향을 규명한다. 이 책은 걷잡을 수 없는 전염병 등으로 총제적 위기를 맞이한 인류 사획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기후재난 보고서인 것이다. 이 책과 함께 빌 게이츠가 쓴 [기후 재앙을 피하는 방법]에서는 기후위기에 직면해서 기후재앙 극복 해법, 탄소 배출량 제로를 위한 솔류션, 정부와 기업,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었다.
<내가 읽은 책 '2050 거주불능 지구'와 빌 게이츠의 '기후 재앙을 피하는 방법'>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오존은 더 많이 형성되며 국립대기연구소에 따르면 21세기 중반에 미국인이 오존 스모그로 고통받는 날수는 70퍼센트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2090년대쯤에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안전’ 등급을 넘어서는 공기를 마시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20억 명에 이를 것이다. 지금도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 수가 매일 1만 명에 달한다. 단 하루에 사망하는 사람 수가 여태까지 원자로 노심 용융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 수 총합보다 훨씬 더 많다.
---'2050 거주 불능지구 '「8장 마실 수 없는 공기」중에서
나는 이 두 권의 책들을 읽으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실감할 수 있었고, 기후 재앙을 피하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 책을 읽고 충격에 휩싸였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없다' '환경 종말론은 다 헛소리다' ' 기후 소식은 생각보다 훨씬 좋다' 라면서 '지구는 멸망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지금까지 환경 종말론자들의 주장은 모두다 틀렸다. 잘못된 것이다 라고 정면 승부를 거는 책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읽게 되었다. 순간 충격에 휩싸였다. 모두다 헛소리라고? 2050 거주불능 지구를 읽으며 기후재난 시나리오에 공포감과 두려움을 느꼈고 환경론자들의 주장인 '빠르면 2040년엔 큰 위기가 찾아온다' 는 말에 얼마나 무서워했는지 모른다. 더군다나 1년 7개월째에 접어든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또한 기후위기, 환경 문제로 인한 결과임을 알기에 더욱더 환경 보호 인식이 높아지고 나조차도 환경 보호에 앞장서야 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모두다 헛소리다. 모두 다 조작된 것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정말 사실일까? 그러면 우리는 아직 종말이 오지 않아서 안심해야 하는 것인가? 충격과 두려움과 호기심을 안고 이 책의 책장을 펼쳐보았다.
책 속의 여러 가지 쟁점들 중에서 다소 충격적이고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논점들 위주로 저자의 주장과 나의 생각들을 비교, 대조하는 방식으로 리뷰를 써보았다.
2. 책 속으로
기후 변화의 진실을 찾아서
2019년 9월 전 세계 3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8퍼센트가 기후 변화로 인해 인류가 멸종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또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중 거의 절반가량이 멸종 저항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멸종저항 활동가들은 소방펌프를 작동시켜 재무부 건물에 가짜 피를 뿌리고 열차 지붕에 올라가 기관사가 차량을 운행하지 못하게 만들고 승객들이 대피하게 하는 폭력적인 소동도 일으켰다.
런던 중심가를 점거한 멸종저항 시위대. ⓒClimate & Capitalism 웹사이트(출처:프레시안)
과연 이 멸종저항 활동가들이 주장하는 지구 종말론, 환경 종말론은 사실일까? 이에 대해 이 책의 저자 마이클 셀렌버거는 '아니다' '잘못되었다' '다 헛소리다' 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마이클 셀렌버거는 이 책을 쓴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지난 30여 년을 환경 운동가로서 살아왔다. 그중 20여 년은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 관해 조사하고 글을 쓰는 데 바쳤다. 내 목표는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보편적 풍요를 누리게끔 하는 것이다. 그 목표를 위해 나는 이 책을 썼다.
환경과 기후 문제에 관해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 중 상당수는 잘못되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야 한다. 환경 문제를 과장하고, 잘못된 경고를 남발하고,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조장하는 이들은 긍정적이고, 휴머니즘적이며, 이성적인 환경주의의 적이다. 그런 주장에 신물이 났기에 나는 이 책을 쓰기로 했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프롤로그」 28쪽 중에서-
그런데 극단적인 환경 종말론도 문제이긴 하지만 지나친 환경 긍정론도 문제인 것 같다. 마이클 셀런버거는 30년 동안 환경 운동을 하면서 환경 운동의 허구와 실제를 보아왔고, 어쩌면 멸종저항 활동가들을 포함한 환경운동 단체들과 그들의 위선과 사기행각에 진절머리를 느껴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전 세계 사람들을 지구 종말로 몰아가면서 공포심을 조장하고 그 혼란을 틈타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위선과 이기적인 행태를 고발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극단에 맞선 초극단은 언제나 틈이 있고 지나참이 있는 법이다. 그래서 이 책 속에서 마이클 셀렌버거의 주장들은 너무나 과격하고 직설적이고 너무 지나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극단의 주장을 비판해야 하기 때문에 더 극단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일까. 겉으로는 과학적인 증거와 통계자료, 관련 환경 보고서들을 인용하여 객관적, 논리적으로 환경 종말론자들의 주장들을 반박하고 비판한 듯 보이나 그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이 책 속에서 논의되고 있는 논점들이 호불호가 있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처음 마이클 셀렌버거가 2020년 6월 30일에 이 책을 처음 출간했을 때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이 책 속에서는 미국의 환경 단체들, 환경운동단체들로부터 후원을 받는 실제 정치인들, 그들의 인터뷰 등 다소 민감한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가 미국의 정치와 상황 등을 더 자세히 안다면 분명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오리지널 판>
그러면 몇 가지 논란이 일었던 논점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왜 그 주장들이 논란거리가 되는지 분석해보도록 하자.
1. 자연은 회복하고 인간은 적응한다(?)
"1901년부터 2010년까지 해수면은 19센티미터 상승했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는 2100년까지 해수면은 중간 수준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66센티미터, 심각한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83센티미터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설령 이런 예측들마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상당히 과소 평가한 수치라 할지라도, 해수면 상승은 느린 속도로 이루어지기에 각 사회는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있다. "
-'「1장 세계는 멸망하지 않는다 」중 39쪽 -
해수면 상승이 느린 속도로 이루어지고 우리는 해수면 상승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 모범사례로 저자는 네덜란드의 경우를 언급한다. 네덜란드는 국토 3분의 1이 해수면보다 낮지만 부유한 국가를 이루었고 땅이 점점 낮아졌기에 네덜란드에는 해수면보다 무려 7미터나 낮은 지역이 존재한다고 한다. 더군다나 오늘날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과거에 비해 뛰어나서 이미 해수면 상승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은 분명 안 좋은 징조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점점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속도가 느리든, 빠르든 간에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은 분명 위기인데,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괜찮다는 것일까? 해수면이 상승할 동안 충분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것일까? 느리든, 빠르든 해수면이 더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그 근본적인 원인부터 해결해서 막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저자의 주장은 어찌보면 마치 '조삼모사식의 발언이 아닐 수 없다.
<해수면 상승 원인: 빙하 해빙 출처:전자신문>
2. 환경 종말론보다 환경 휴머니즘이 더 절실하다
1) 콩고의 참상과 야생동물 살상
마이클 셀렌버그는 진짜 중요한 문제는 환경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환경으로 인한 재앙도 지옥이겠자먼 세계종말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면 중앙아프리카에 위치한 콩고민주공화국을 방문해보라고 말한다. 그는 이 곳이 지옥보다는 조금 나은 곳이 바로 그 곳이라고 말한다. 콩고는 1세계에 거주하는 기후 종말 예언자들이 말하는 참상이 모두 벌어지고 있는 나라다.
"여행하지 말 것" 미국 국무부 웹사이트에서 콩고를 찾아보면 단도직입적으로 나오는 조언이다. "무장 강도, 무장 가택 침입, 습격 등 폭력 범죄가 빔번하며 그보다 높은 빈도로 사소한 범죄가 만연해 있다. 지역 경찰은 중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폭력 단체가 경찰이나 보안 업체로 위장하는 경우도 있다. "
--'「1장 세계는 멸망하지 않는다 」중 43쪽 -
칼레미 외곽의 칼론다 정착지. 5천여 가구가 칼론다의 열악한 여건 속에서 기본적인
필요조차 충족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Sara Creta/MSF
콩고의 실상을 보면 그들에게 있어서 환경보다 먹고 사는 문제가 정말 절박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어찌 우리 야생동물을 죽이지 말고 화석 연료를 소비하지 말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저자는 미 국무부의 여행 경고에도 불구하고 2014년 12월에 그 나라를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그 곳을 방문하여 그 곳의 참상을 이 책 속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오늘날도 콩고의 여건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야생동물 보호도 뒷전일 수 있다. 만약 그들에게 묻는다면 "야생동물이 우리보다 더 소중해?" 라고 다시 되물을지도 모른다. 야생도물들이 애써 길러준 농작물들을 망치는 것에 대해 그들은 분노할지도 모른다. 이미 굶주림과 가난이 만연해 있기에 야생 동물에게 작물 피해를 당하는 것은 심각한 일일 수밖에 없다.
"여러분의 농작물을 먹어 치우는 개코원숭이를 총으로 쏴 죽이면 안 됩니까?" 저자의 이 질문에 그들은 그럴 수 없다고 한다. 개코원숭이가 국립공원을 벗어나 농지에 들어와 있다 해도 개코 원숭이를 죽이게 되면 감옥에 가야 하는 것이다. 야생동물들이 그들의 농작물들을 다 먹어치워도, 그로 인해 그들이 설령 굶주림에 죽게 된다고 해도 그들의 죽음에 대한 보상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런 그들에게 '야생동물들을 보호해야 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결국 인간은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이 되어야 환경에도 관심을 돌릴 수 있다, 라는 주장을 저자는 펼치고 있다. 환경 종말론자들의 반인간주의를 비판하며 '환경 휴머니즘'을 주장하고 있다. 이 환경 휴머니즘이야말로 저자의 중심된 생각이며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생각이다.
2) '지구의 허파가 불타고 있다.'
-브라질 아마존 삼림 파괴의 실상
콩고와 비슷한 예로 브라질의 아마존 삼림파괴를 들 수 있다.
2019년 8월 리어나도 디캐츠리오, 마돈나,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사진을 올렸다. 아마존의 푸른 열대우림이 불길에 휩싸인 채 연기가 치솟고 있는 사진이었다. 디캐프리오는 인스타그램에 이렇게 썼다 "지구의 허파가 불타고 있다."
호날두는 8200만 명의 트위터 팔로어를 향해 트윗을 날렸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전 세계 산소의 20 퍼센트 이상을 생산한다." <뉴욕타임스>의 설명에 따르면 "아마존은 흔히 지구의 '허파'로 불린다고 한다. 광대한 열대우림이 산소를 배출할 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을 제공하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듯 사람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구의 허파로써 기능을 하며 전 세계 산소의 생산량의 20%를 담당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정부간 협의체가 최근 발표한 아마존에 대한 보고서를 쓴 넵스태드에 의하면 " 그 말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어요, 아마존이 생산하는 산소가 엄청나게 많은 건 맞지만 호흡하는 과정에서 산소를 빨아들이니까 결국 마찬가지입니다." (87쪽)
"따라서 아마존 '생태계' 전체를 놓고 볼 때 아마존이 셰계 산소에 기여하는 양은 사실상 제로다. (88쪽)
저자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우림이 당장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주장과는 달리 그중 80퍼센트는 온전히 건재하다고 한다. 그 아마존 열대우림 중 18~20%만이 '개발 가능한 땅'으로 여겨지며 삼림 개간의 대상이 될 위험에 놓여 있다고 한다.
<아마존 "대형화재로 310만㎢ 일대가 연기 자욱" 출처:뉴시스>
아마존은 왜 불타고 있을까? 자연발생 화재일까? 아니면 인간에 의한 방화인가?
이에 대해 아마존 환경연구소 설립자인 파울루 모티뉴는 “아마존에서 자연발생 화재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화재는 사람의 손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약 30년 동안 아마존 숲을 연구해왔다며 “농사, 혹은 벌목을 위해 넓은 부지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사람들은 불을 지른다”고 설명했다.
삼림 개간으로 인해 아마존이 분할되고 있으며 보존 가치가 높은 생물종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재규어, 퓨마, 오실롯 등 대형 포유류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넓을 뿐 아니라 나뉘어 있지 않은 서식지가 필요하다. 아마존을 비롯한 열대우림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토착종에게는 오래된 '원시림'이 필수 불가결하다.
---「2장 지구의 허파는 불타고 있지 않다 」중 89쪽 -
정작 심각한 문제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열대우림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포유류는 자연재해나 벌목으로 훼손되었다가 되살아난 숲 속에서 다시 거주할 수 있지만 숲이 원래의 풍요로운 환경을 회복할여면 대개 수십 년에서 몇 세기까지 걸린다고 한다. 만약 브라질 열대우림에 주거하는 사람들의 먹고 사는 경제적 문제가 해결이 된다면, 그들이 개간 때문에 삼림을 불태우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즉 그들에게는 환경 휴머니즘의 논리가 적용되어야하며 콩고, 브라질과 같은 개발도상국, 저개발국가의 경제 문제가 먼저 해결되는 것이 시급히 요청되는 이유이다.
"부자 나라들은 아주 고생하고 그럴싸한 조약을 들이밀며 아마존 삼림 파괴를 막자고 웅변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자기네 나라에서는 모든 숲을 몽땅 파괴하지 않았던가."
-브라질 전 대통령 룰라 대통령의 2007년 연설 중 일부-
3. '플라스틱 탓은 이제 그만하자
2015년 여름, 해양생물학을 전공하는 박사 과정 학생이 보트를 타고 코스타리카 해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바다거북 한 마리를 보트 위에 올려 놓고 등딱지에 붙은 따개비나 해조류 같은 기생 생물을 떼어 주고 있는데 거북 코에 뭔가 끼어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동료 한 사람이 플라이어를 들고 콧속에 있는 무언가를 빼내기 시작하자 거북은 재채기를 했다.
선원이 스페인어로 '에스 플라스티코'라고 했다. "플라스틱이에요."라는 소리였다.
<Sea Turtle Biologist 출처: youtube>
이 충격적인 사진을 보고 전 세계 사람들은 너도나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용하던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꾼 커피 브랜드도 있었고 생활 속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려는 노력도 하였다. 그런데 그런 '플라스틱 문제가 사실은 심각하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매년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9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0.03퍼센트만이 빨대라는 사실을 생각해보자.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 작은 변화일 뿐이다.'
-「3장 플라스틱 탓은 이제 그만하자 」중 117쪽 -
그러나 플라스틱 소비는 지난 수십 년 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현재 미국인은 1960년에 비해 한 사람당 플라스틱을 10배 가량 더 쓴다고 한다. 1950년 200만 톤의 플라스틱을 만들던 인류는 2015년이 되자 거의 4억톤의 플라스틱을 생산해 냈다. 과학자들은 2015년에서 2025년 사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10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현대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출처: 데이터 뉴스>
각종 신문, 뉴스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심각한 문제라고 떠들고 있는데도 저자는 플라스틱은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말한다. 2007년에서 2013년 사이 9명의 과학자가 팀을 꾸려 각기 다른 장소에서 총 24회 탐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들은 바다로 흘러든 쓰레기의 총량을 파악하기 위해서 조사했는데 그 조사 결과에 대해 그들은 크게 놀랐다고 한다.
'전 세계 해수면에 떠 있는 모든 크기의 플라스틱 쓰레기 총량은 매년 생산되는 플라스틱의 0.01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더 충격적인 사실은 미세플라스틱이 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100분의 1수준으로 적었다는 것이다. (125쪽)
더군다나 플라스틱은 거북과 코끼리의 목숨을 구했다고 말한다.괗락자들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1844년 이래로 인류는 900만 마리의 매부리바다거북을 잡았다고 한다. 사람들이 하도 매부리바다거북을 잡아 댄 탓에 개체 수 급감으로 전 세계 산호초와 해초의 생태계와 기능까지 달라졌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거북 껍질은 고대 로마 시절부터 값어치 있는 물건으로 여졌다. 그러나 플라스틱이 거북 껍질을 대체할 수 있게 되자, 거북 껍집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였다고 한다. 같은 이유로 코끼리의 어금니인 상아도 거북 껍질처럼 아름답고 성형 가능했지만 플라스틱 사용이 상아 공급을 대체하게 되자 상아에 대한 수요도 감소했던 것이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매부리바다거북. 출처: 위키피디아>
"플라스틱은 기적의 물건이에요, 그죠? 그러니까 셀렌버거 씨가 아는 그런 기술 발전이 환경에 도움이 됐죠.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거북이들의 생명을 지킬 수 없었을 거예요. 그걸 부정하면 거짓말일 텐데 난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아요."
"상아는 썩거나 상할 수 있어서 아주 조심해서 다루어야 하죠, 우리가 지금 쓰는 플라스틱 건반은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훨씬 우월한 제품입니다."
-「3장 플라스틱 탓은 이제 그만하자 」중 132쪽 -
'플라스틱'이라는 인공 소재의 출현은 매부리바다거북이나 아프리카코끼리 같은 야생동물을 지키기 위한 필요 조건이다. 앞으로 우리는 인공 소재를 천연 소재만큼이나 멋지고 훌륭한 것으로 바라보도록 우리 스스로 미감과 취향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공을 받아들여야 한다.
--「3장 플라스틱 탓은 이제 그만하자 」중 145쪽 -
4. '석유가 고래를 춤추게 한다.'
고래에 대한 인류의 지식은 지난 50여 년간 많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고래는 신비의 동물이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인류는 거대한 산업형 포경선을 이용해 고래를 거의 멸종에 가깝게 몰아갔다. 과학자들은 고래의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무분별하게 고래를 사냥한 것은 바로 고래기름 때문이었다. 고래기름은 사치품이었고 촛불보다 더 밝고 나무보다 깨끗하게 타올랐기 때문에 고래기름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증가했다. 그런데 이 고래기름에 대한 수요를 대체품인 석유가 담당하게 되자. 고래 사냥이 줄어들었던 것이다.
드레이크 유전 개발이 성공해서 석유 산업이 과거 포경 산업에서 생산해 내는 고래기름과 같은 양의 기름을 생산해냈던 것이다. 이것은 포경선 한 척이 3~4년에 걸친 항해 끝에 잡은 고래에서 얻는 고래기름의 양과 큰 차이가 없었다.
<20톤 고래 바다위로 올라와 빙글빙글 춤춰. 출처: 모이자 뉴스>
1959년 <뉴욕 타임스.의 기사에 따르면 "식물성 기름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고래기름의 시장 가격은 떨어지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고래의 목숨을 구했다."고 한다. 1968년 노르웨이의 포경업자들은 고래를 잡아도 그 저 고기를 반려동물 먹이 제조업자에게 파는 것 외에 판로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따라서 고래를 구한 것은 그리피스 같은 환경 단체나 국제 조약이 아니라 식물성 기름이었고 원전의 발견이었던 것이다.
또한 정치 논리는 고래를 구하는 일에서도 늘 개입해왔음을 알 수 있다.
'환경주의자들은 입버릇처럼 자본주의가 환경 문제를 낳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고래를 필요 이상으로 남획해 심각한 문제로 만든 것은 공산주의였다.
-「6장 석유가 고래를 춤추게 한다 」중 261쪽 -
포경을 하는 국가들이 식물성 기름의 확산을 막고 포경 산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외환 보유고를 보존하려는 속셈이라고 볼 수 있다. 대체로 이런 국가들은 자국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식물성 기름을 생산하고 있지 않다. 그러니 외국에서 식물성 기름을 수입하거나 포경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6장 석유가 고래를 춤추게 한다 」중 262쪽 -
이에 대해 저자는 말한다 더 나은 대안을 택함으로써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서 대중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정치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는 실로 중요한 문제라고 한다. 항상 어떤 일을 하는 것에 관계없이 정치 논리는 항상 개입하는 것 같다. 그리고 어떤 대안의 선택, 일의 추진 등에 있어서도 정치적인 논리가 발목을 잡고 일의 진행을 멈추게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포경산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2017년 9월 일본 홋카이도섬 쿠시로 항만에서 일본이 ‘북태평양 과학조사 포경 프로그램’으로 잡은 밍크고래 한 마리가 크레인에 실려 옮겨지고 있다. 일본은 6월30일 국제포경위원회를 탈퇴하고 7월1일부터 31년만에 상업적 포경을 재개한다. 쿠시로/AFP 연합뉴스
5. 지구를 지키는 원자력(?)
원자력이 지구를 지킨다고? 원자력이 다른 에너지보다 깨끗하고 이상적인 에너지라고? 이런 반문을 하게 만든 원자력에 대한 그의 주장을 소개해본다. 저자는 원전 사고로 인한 사망 사고 발생 건수는 적고 사망자 수를 비교해봐도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35만명 , 대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420만 명인데 비해 원자력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모두 합쳐 100명을 겨우 넘는다는 통계 자료를 인용하면서 '원자력은 안전하다.'고 말한다. 또한 원자력은 에네지 밀도가 높기 때문에 연료가 적게 들고 코카콜라 캔 하나 분량만 있어도 평생 쓰고 남을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벌어진다 해도, 설령 연료봉이 노출되는 지경에 이르러도 발전소를 넘어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미세 물질의 양은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 반면 가정과 자동차, 발전소에서 화석 연료와 바이오매스를 연소시키면서 발생하는 미세 물질은 2016년 8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러므로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원자력이다. 대기 오염으로 수명이 단축되는 사람이 연간 700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원자력은 지금까지 200만 명이 넘는 목숨을 구해 왔다.
-「8장 지구를 지키는 원자력 」중 311쪽 -
미국 펜실베니아 주 미들 타운에있는 스리 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
(2019 년 3 월 26 일 촬영, 자료 사진).ⓒAFPBBNews
1960년대에는 그랬다. 대부분의 환경 보호 활동가들이 원자력을 석탄이나 수력 발전보다 더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선호했다. 대부분의 민주당원과 진보주의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미국,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원자력을 깨끗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사실상 무제한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원천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널리 호응을 얻고 있었다.
-「8장 지구를 지키는 원자력 」중 322쪽 -
저자의 주장대로 과연 원자력은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일까? 그리고 원전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와 피해자 수는 다른 사고에 비해서 적은 것이 사실일까? 이 책 속의 다른 주장들은 때론 충격적이고 인상적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충격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 같다.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선진국들은 원전 건설에 반대하고 원전을 폐쇄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오히려 원자력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다니, 이 주장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난감하기도 했다. 이 주장대로라면 앞으로 우리는 원전을 추가 건설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우리가 원자력을 거부해왔기 때문에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한다.
원자력에 대한 전쟁, 기술에 대한 공포로 인해 인간과 자연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석탄 화력 발전소가 일으키는 대기 오럄은 수백 만 명의 건강을 해치고 수명을 단축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를 지었다면 아예 발생할 일이 없었던 손실이다.
-「8장 지구를 지키는 원자력 」중 341쪽 -
"방사선량이 낮아지지 않는 곳도 있지만 그런 곳은 원전 사고 때문이 아니라 원래 자연 방사선량이 높은 곳이라 볼 수 있습니다."
-「8장 지구를 지키는 원자력 」중 343쪽 -
원자력이 다루기 쉽고 깨끗하는 주잘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저자의 주장에 어느 정도 동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원자력을 마구마구 사용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여전히 원자력의 위험성과 그 공포는 남아있다. 그리고 단순히 원자력 에너지, 원자력 발전소의 추가 사용이 아니다. 또한 원자력 에너지를 둘러싼 정치 의식, 로비 활동등이 원전 건설과 폐쇄 등에 관여하는 것이다. 그러니 원자력 에너지 사용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6. 신재생 에너지가 자연을 파괴한다
신재생 에너지와 함께 그린 뉴딜 정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 나라 또한 2020년 7월 정부가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그린 뉴딜은 탄소 의존 경제에서 저탄소,친환경 경제로 도약하는 구상이다 한국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7번째로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그린 뉴딜 정책을 시행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원전을 폐쇄하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도입한 신재생 에너지가 자연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한다.
1995년부터 2018년까지 전례 없는 보조금이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대대적으로 투입되었다. 하지만 탄소 배출 제로 에너지가 전 세계 에너지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퍼센트에서 15퍼센트로 고작 2퍼센트포인트 상승했을 뿐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늘리면서 원자력을 줄였기 때문이다. 그 두 에너지로는 원자력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 없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중 전기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나머지 3분의 2는 1차 에너지원을 직접 소비하는 식으로 사용되는데 대부분은 화석 연료를 태우는 것이다. 난방, 취사, 수송 등의 분야가 그렇다. 태양광 및 풍력과 달리 원자력은 전기뿐 아니라 열도 공급할 수 있다. 탄소 배출 제로 에너지 가운데 풍부하고, 지속적이며, 저렴한 열 공급원 역할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원자력뿐이다. 오직 원자력만이 저렴하게 수소 가스와 전기를 생산해 난방, 취사, 수송 같은 분야에서도 화석 연료를 떨쳐 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9장 신재생 에너지가 자연을 파괴한다 」중 316쪽 -
신재생 에너지(태양광과 풍력) 출처: 에너지 데일리
실제로 풍력 발전기는 지난 수십여 년 동안 새롭게 출현해 여러 중요한 새들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요인이 된다.
"새들은 수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특정한 경로를 오가며 살아가도록 진화해왔습니다. 갑자기 그 길목에 풍력 발전기를 세워 놓고 새들이 알아서 적응하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죠.
-「9장 신재생 에너지가 자연을 파괴한다 」중 370쪽 -
'미래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라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지금 당장 야생 조류의 생명을 지켜야만 한다.
-「9장 신재생 에너지가 자연을 파괴한다 」중 396쪽
저자는 집집마다 자그마한 태양광 패널을 올려놓는 것만으로 미국 전체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일론 머스크의 주장에 대해 대체 무엇을 원하는 지 모르겠다. 완전히 엉뚱한 소리라고 말하며 일론 머스트의 주장에 반기를 든다.
또한 풍력 발전소 건설 입지와 관련하여 스타벅스 법칙과 같은 님비 현상이 작용하게 된다. 스타벅스 법칙이란 스타벅스가 중심가에 있을 만큼 잘 사는 지역으로부터 최소한 50킬로미터는 떨어진 곳에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인데, 신재생 에너지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내 집 앞은 안 돼' 라는 다소 모순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이 보인다.
신재생 에너지 문제도 좀더 많은 연구와 사례로 인해 좀더 나은 방안을 생각해볼 문제이다.
7. 왜 우리는 가짜 환경 신을 숭배하게 되었나
2017년 연말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유튜브 채널에 동영상 하나가 업로드 되었다. 비쩍 마른 북극곰이 느리게 움직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었다. 슬픈 음악과 함께 자막이 흘러나왔다. "기후 변화는 이런 것입니다."
"얼음 없는 땅에서 굶고 있는 북극곰" (출처:내셔널지오그래픽 youtube)
기후 변화는 북극곰에게 가장 큰 위협이라고 과학자들은 2017년 결론 내렸다. 북극의 얼음이 매년 4퍼센트씩 녹아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기후 변화 부정론자들의 주장은 이와 반대된다.
"북극곰의 개체 수가 극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이들의 주장은 상반되는 것일까? 왜 수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토록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어째서 기후 변화가 북극곰뿐 아니라 인류의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고 믿게 된 것일까? 이 질문들에 대해 우린느 그 대답을 어느 정도 알고 았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 기반 자체는 대체로 건전하다. 하지만 '정책 결정자, 언론 보도자료, 저자들의 성명과 언론 인터뷰 등이 문제라고 한다. 그것들은 중요한 맥락들을 함부로 생략한다.
우리가 살펴본 바와 같이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보고서에서 저자들과 언론 보도자료는 해수면 상승을 관리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한다. '세계 식량 공급은 풍비박산 날 위기에 처해 있고, 채식을 하면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으며, 가난한 나라들은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해 부유해질 수 있고, 원자력 에너지는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런 잘못된 주장들에 대한 책임에 언론도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언론 매체 역시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에 대한 대중적 오해에 큰 책임이 있다. 그들은 종말론적인 표현과 분위기를 앞세우면서 중요한 국제적·역사적·경제적 맥락을 소거해 버린다. 적어도 1980년대 이후 주요 매체들은 기후 변화 문제를 과장된 방식으로 보도해 왔다. 《뉴욕타임스》나 《뉴요커》 같은 엘리트 매체들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미 반세기 전에 거짓임이 탄로 난 맬서스주의식 이념과 과대망상을 곧이곧대로 퍼뜨려 왔다.
-「12장 왜 우리는 가짜 환경 신을 숭배하게 되었나 」중 509쪽
오늘날의 환경주의는 일종의 세속 종교다. 기성 종교색이 옅은 고학력층을 위한 신흥 종교인 셈이다. 신도들은 주로 선진국과 일부 개발도상국에 거주하는 상위 중산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환경주의는 신도들에게 개인적으로 또 집단적으로 새로운 인생의 목적을 제공한다. 환경주의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영웅과 악당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 준다. 또한 환경주의는 과학의 이름으로 설파되는데, 따라서 지적인 권위까지 확보하고 있다.
-「12장 왜 우리는 가짜 환경 신을 숭배하게 되었나 」중 520,521쪽-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저자는 현재의 긍정적인 흐름을 더욱 키워내고 저에너지 농경 사회로 돌아가는 퇴행적 움직임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후 변화, 삼림 파괴, 멸종 등을 둘러싼 분노와 공포 조장을 지적하고 그런 환경 운동이 키우고 있는 슬픔과 고독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환경 운동의 많은 부분은 잘못되었다. 해소할 길 없는 불안을 퍼뜨리고,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이념을 유포하며, 실재하는 증거를 호도하거나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장 왜 우리는 가짜 환경 신을 숭배하게 되었나 」중 538쪽
선진국에 사는 우리는 현재 우리가 가진 것에 감사해하고 지금 누리고 있는 문명 생활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종말론자들의 주장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대하고 인류가 도달한 풍요의 과실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한 공감과 연대 의식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이야기다. 환경 종말론자들이 퍼뜨리는 논의는 부정확할 뿐 아니라 비인간적이다. 인간이 생각 없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는 말은 옳지 않다. 기후 변화, 삼림 파괴, 플라스틱 쓰레기, 멸종 등은 근본적으로 우리의 탐욕과 오만이 초래한 결과가 아니다. 우리 인류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가운데 발생하는 부작용일 따름이다.
-「12장 왜 우리는 가짜 환경 신을 숭배하게 되었나 」중 542쪽
3. 나가며
환경 문제에 대한 모든 답과 해결책을 알고 있다고 믿는다면 이 책을 읽지 마라. 그러나 그런 믿음에 의문을 제기할 생각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라.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 미셸 마비어(샌타클래라대학교 환경학 교수)
우리는 이 책의 모든 내용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너무나 시급한 이유다 .
- 폴 로빈스(위스콘신대학교 넬슨환경연구소 소장)
이 책의 모든 내용들이 100% 옳지 않을지도 모른다. 저자의 주장이 나의 생각과 다르기도 하고 다소 극단적이고 너무 비판적 부정적일 수 있을 것이다.
환경문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지금까지 환경 종말론자들의 주장이 동전의 한 쪽 면이라면 저자의 주장은 동전의 다른 쪽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누구의 주장이 맞다, 틀리다 라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환경 문제에 대한 논점에 있어 아런 측면도 존재하고 또 다른 이측면도 존재하니, 너무 극단에 치우지지 말고 우리는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고 골고루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자 자극이 되었다. 앞서 읽었던 '거주불능지구'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 등이 너무 환경에 국한하고 재난 상황에 치우쳤다는 한계점이 있엇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 국가들도 먹고 사는 문제가 곧 그들의 생존의 문제가 아닐 때 그들 또한 환경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잘 사는 풍요 속에서 환경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음을 저자는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나에게 환경과 인간, 그 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진정 우리가 환경애 대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해야 하는지, 환경과 관련하여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싶다면 이 글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진정으로 환경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지구를위한다는착각 #마이클셸렌버거 #지구를위한다는착각리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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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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