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을꺼리

jamppo
- 작성일
- 2021.7.16
가축 이야기
- 글쓴이
- 김규섭 외 1명
EBS BOOKS
<가축이야기> 서준, 김규섭, EBS BOOKS
EBS 다큐프라임팀이 만든 새로운 책이다. 제목이 가축이야기라고 되어있는 것이 더 흥미를 자극했다. 왜 가축이야기일까?
부제는 인간과 동물이 맺은 새로운 관계라고 되어있는 이 책은 부제가 말하듯이 인간이 자연에서 독립되어 살아가는 과정을 오지전문 다큐감독이 두 감독이 본 오지의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서준과 김규섭 두 피디는 각자의 감성으로 자신들이 촬영하며 겪고 보았던 그리고 느꼈던 점들 각자의 시선에서 정리하고 있다. 아마도 등장인물이 중첩되는 것으로 보아 때론 같이 때론 따로 작업하거나 같은 안내원을 통해 서로 다른 작업을 했을 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다보니 평소 내가 즐겨보단 다큐프라임의 다큐들이었다는 사실들을 깨닫게 되었다. 자연과 오지를 다루는 다큐를 좋아하고 평소 티비는 다큐와 뉴스 외엔 가끔 아이돌이 나오지 않는 음악방송정도만 보는 나에겐 내가 즐겨보는 프로의 피디들이 쓴 책이니 유명배우나 감독이 쓴책과 같은 호기심이 들게 한다.
제목이 가축이야기라고 되어있지만 이 책에는 가축으로 살아가거나 가축으로 길들이는 중이거나 가축도 야생도 아닌 상태인 많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그냥 야생으로 살아가는 동물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오지의 부족들의 이야기도 많이들어있고 가축으로 길들이지 못하지만 가축화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온다.
책의 서두에서도 나오지만 동물을 가축화하는 과정은 사실 잔인한 과정일 수도 있다. 책속에 등장한 여우개의 사례처럼 몇 세대의 교배만으로도 인간은 동물을 순종시킬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기질적으로 절대 길들일 수 없는 동물도 존재하지만 어찌되었던 인간이 가장처음 길들여 가축으로 만든 것이 개라는 것은 정설인 것 같다. 개와 늑대는 같은 과이지만 절대 같은 동물은 아니라는 점이 재미있다. 늑대와 개는 서로 교배가 가능한 동물이지만 사람에게 길들어진 개와 야생의 늑대는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수많은 노예와 식민지를 만들어가는 인간이 가진 정복욕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낙타든 뭐든 성질이 나쁘고 순종하지 않는 가축은 바로 식량으로 도축해버린다. 그럼으로써 점점 순종적인 가축만 남게되는 과정으로 가축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어느 순간 가축들이 과거 노예화되었던 인간들처럼 각성하는 순간이 온다면 어찌될까 싶은 생각이 들며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의 장면들이 떠오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이 읽게 된 책이 하필이면 육식에 대한 부당한 오해를 바로잡고자하는 <신성한 소>라는 책이었는데 이 책에서 소개되는 가축화의 과정이나 오지에서 방목되는 많은 가축들의 이야기와 중첩되어 읽히는 부분이 많아 서로 보완적으로 이해하기 좋았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말라버린 바다, 아랄해에 대한 이야기에서 면화농업으로 바다처럼 느껴졌던 커다란 호수도 말라버렸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농업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할 두려움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느껴졌다.
두 피디가 만들었던 많은 다큐를 보아왔던 나에게 마지막 파미르 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며 적은 권유의 말이 파미르에 대한 호기심을 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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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파미르에 가게 되면 꼭 한 번 해보세요.
유목민의 집에서 하룻밤 묵어 보기.
테레스켄으로 난롯불 피우기.
비빔국수 만들어 먹기(삶은 달걀 고명은 필수).
바람이 우는 소리(가능하면 늑대 울음소리도 함께)를 들으며 별똥별 보기.
보드카 한 잔 마시고 침낭에 들어가 잠들기.
그리고 꼭 재즈를 들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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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르 고원에서 듣는 재즈의 감성을 배워보고 싶다.
덧 ) 이 책의 내용은 아니지만 최근 읽었던 과학책에 나온 가축화 연대기를 정리한 그림을 같이 첨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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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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