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이야기

희망직장인
- 작성일
- 2021.7.21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
- 글쓴이
- 은상 저
빚은책들
인간의 뇌를 조정할 수 있는 벌레가 존재한다면
작가 <은상>의 추리소설 <선데이, 블러드 선데이 치열하고 찬란했던 그날> (빚은책들 펴냄)는 1989년 여름, 서해 안면도의 가상의 학교에서 열린 '올바른 정치관 확립을 위한' 켐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80년대 어느 정권에서 자행되었던 삼청교육대를 연상케 하는 켐프에 참가한 학생은 1000여명, 그 중 석영은 오토바이를 훔친 행동으로 아버지로부터 참가하도록 강요받았고, 국회의장 쌍둥이 충걸과 유선은 서로 다른 성격의 소유자이며, 켐프를 미래의 선거이용목적으로 주도한 아버지의 뜻에 따라 참가하게 되었다. 골치거리인 상훈, 충청도에서 주먹으로 유명한 친구까지 이들은 각 조별로 나뉘어 대표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된다. 상훈은 아버지가 만든 이상한 약을 이용해 상대방을 복종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게 되는데 사건의 발단은 여기서 부터 시작된다.
상훈이 만든 이상한 약을 복용하게되면 눈이 붉게 변하고 처음 눈을 마주친 사람의 지시에 따르게 되는데, 유선은 자신의 경쟁 상대인 쌍둥이 충걸에게 영양제라 속이고 먹이려 한다. 하지만 실패하고 상훈으로부터 받은 약을 모두 빼앗기게 되는데 충걸을 따라다니던 친구가 설사약으로 오해하고 점심 식사 후 마시는 물통에 이 약을 타게된다. 물을 마신 친구들이 서서히 감염되게 되는데 해독제를 먹으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기억을 못하게 된다. 상훈과 석영, 유선은 일이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게 되고, 사태는 것잡을 수 없이 확대된다. 상훈이 '인간이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것인가 하는 실험'을 제안한 것이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번진 것이다. 좀비처럼 느리게 움직이는 친구들을 구할 수 있는 해독제는 얼마되지 않는다. 이제 상훈은 해독제를 구하기 위해 이 켐프를 탈출해야만 하는데 높게 둘러싼 담장은 폐쇄된 공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좀비로 변해버린 친구들은 신선한 피를 필요로 한다. 산소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좀비는 멀쩡한 친구들의 몸을 물어뜯는다. 물린 친구는 좀비로 변하게되고, 통제를 해야하는 어른들은 사태의 본질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모두 좀비로 변하게 되는데, 그 중 국회의장의 참모로서 이 켐프를 제안한 현재는 종비들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변하게 된다.
이 돌연변이와 같은 기생충은 이제 페르몬 사용법을 알았고 집단이란 개념도 알았다. 생존에 유리하게 바뀌는 것, 즉 작은 진화가 시작됐다. 현재가 처음 퍼트린 심상의 맴새는 아이들의 머릿곳으로 파고들어갔다. 감염된 아이들은 현재가 느긋하게 식사하도록 둘러싸고 보호했다. 마치 여왕개미를 보호하듯이 ····· . - 본문 중에서 -
상훈과 석영, 유선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좀비로 변한 친구들이 학교 밖으로 나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충걸 패거리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충걸의 패거리는 좀비로 변한 친구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하게 된다. 상훈과 석영을 해독제를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내보내게 되고, 이젠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변해버린 좀비들은 현재의 지시에 따라 감염되지 않은 친구들을 점점 죄어 오게 되는데, 현재를 없애는 방법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점점 옥상문은 무너지게 되고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법은 유선을 제외한 친구 모두를 감염시키고 유선이 눈을 마주쳐 지시를 따르도록 하는 것, 유선은 현재를 제거하는데 성공한다.
한편 감염된 상훈과 감염되지 않은 석영은 해독제를 구하기 위해 안면도 읍에 도착하고, 약국을 찾지만 해독제를 만드는데는 실패하고 경찰에 잡히게 되고, 결국 석영은 아버지에게 전화를 하게된다. 항당한 말을 하는 석영은 아버지에게 자신을 믿어달라고 하고, 아버지는 왜 오토바이를 훔쳤는지 묻는다. 석영은 훔쳤다기보다는 한번 타보고 싶어을 뿐이라고, 그럼 됐다고, 진심을 믿게 되고, 아버지는 과거 자신에게 신세를 졌던 친구 군부대 지휘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민소령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민소령은 군복을 벗을 각오로 석영의 말을 믿고 안면도 진입을 통제하면서 병원을 찾게 되는데, 또 한명의 진심을 믿어주는 의사의 도움으로 동물 구충제를 이용한 해독제를 만들게 된다.
학교안에 갇혀 있던 마지막 감염되지 않은 유선은 자신의 목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스스로 감염되는 길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 순간 해독제를 지닌 석영과 상훈, 민소령과 의사가 도착하게 된다. 몇명의 희생이 따랐지만 이들은 결국 자신의 힘으로 이 소란을 해결하게 된다.
1989년도라는 시대를 밝히면서 시작된 소설이 또 다른 의미를 지닌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면서 끝까지 읽었지만 연결고리는 찾지 못했다. 나만 찾지 못한 것일까? 결국 짧은 시간 단위로 촘촘하게 전개되는 좀비물이라는 것, 그 안에서 이어지는 선택의 순간순간에서 발휘되는 그들만의 세상이 어른들과는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정도가 아니었나 한다. 무더운 여름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읽어야만 할 정도로 빠르게 전개되는 사건들이 끝까지 흥미를 증폭시켜준다. 지금 이순간 우리는 나의 의지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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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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