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달이
  1. 헷갈리기 쉬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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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서 나는 소리와 글꼴이 비슷해 일반인들이 잘못 쓰기 쉬운 말 중에 ‘제치다’ ‘젖히다’ ‘재끼다’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구분의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선 ‘제치다’는




“거치적거리지 않게 처리하다”를 뜻합니다(그 선수는 골키퍼를 제치고 골을 넣었다).


또 “일정한 대상이나 범위에서 빼다”(어떻게 나를 제쳐 두고 너희끼리 놀러 갈 수 있니?) “경쟁 상대보다 우위에 서다”(마라톤에서 우리 선수가 선두를 제치고 맨 앞으로 나섰다) “일을 미루다”(그는 제집 일을 제쳐 두고 남의 집 일에 발 벗고 나선다) 등의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이와 달리 ‘젖히다’는 우선 “뒤로 기울다”를 뜻하는 ‘젖다’의 사동사로 쓰입니다.




나뭇가지를 잡아 뒤로 젖히다.


고개를 뒤로 젖히다.




등이 그런 쓰임입니다.




‘젖히다’는 또 “안쪽이 겉으로 나오게 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트 자락을 젖히고 앉다.


대문을 젖히고 들어서다.


커튼을 걷어 젖히다.




따위로 쓰이는 것이지요.




이외에도 ‘젖히다’는 동사 뒤에서 ‘-어 젖히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막힌 데 없이 해치움”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노래를 불러 젖히고, 술을 마셔 젖히고, 크게 한 번 웃어 젖히는 것이지요.




한편 ‘재끼다’는 동사 뒤에서 ‘-어 재끼다’ 구성으로 쓰여 “일을 솜씨 있게 쉽게 처리하거나 빨리 해 버림”을 나타냅니다.




그는 일을 앞에 두고는 견디지 못하는 성미인지라 무슨 일이든지 잘 해 재낀다.


그 많은 일을 하루 만에 해 재끼고 또다시 일을 찾고 있다.




등이 그런 쓰임입니다. 이상은 <표준국어대사전>이 밝히고 있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쓰고 있는 ‘제끼다’는 바른말이 아닙니다. 그런 말은 없습니다. 따라서 “노래를 불러 제끼다” “옷을 벗어 제끼다” 따위는 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노래를 불러 젖히다” “옷을 벗어젖히다”로 써야 하는 것이지요. 이중 ‘벗어젖히다’는 하나의 말로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또 ‘한쪽으로 제껴 놓았다’나 ‘철수를 제끼고 1등으로 나섰다’ 따위는 ‘한쪽으로 제쳐 놓았다’나 ‘철수를 제치고 1등으로 나섰다’ 등으로 써야 합니다.




참, “아이스스케이트에는 바퀴 대신 날을 부착해 얼음 위를 잘 제치고 나갈 수 있도록 돼 있다” 따위 예문에서 보듯이 빙판과 관련해 ‘제치다’를 쓰는 일도 흔합니다.




하지만 “얼음 위를 미끄러져 달리다”를 뜻하는 말은 ‘제치다’가 아니라 ‘지치다’입니다.




얼음을 잘 지친다.


썰매를 지치곤 했다.




따위로 쓰이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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