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꾱
- 작성일
- 2021.8.16
널 위한 문화예술
- 글쓴이
- 널 위한 문화예술 편집부 저
웨일북
인터넷, IT 기술 등으로 오늘날 우리는 각종 거장의 미술품과 조각품을 쉽게 볼 수 있다. 당장 스마트폰으로 작품명을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전문가들의 자세한 해설도 덤. 요새는 디지털 아트와 도슨트, 체험존 등으로 작품을 단순히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게도 해준다. 그럼에도 뭔가 여전히 예술은 어렵다. 특히 미술품, 조각이라고 하면 일단 한 발자국 뒤로 빼게 되는 게 사실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낯설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도처에 미술작품을 접할 기회가 있다고 해도 내가 그 기회를 잡지 않으면 미술작품을 계속 모르고 지낼 수 있다. 유튜브, 뉴스, 인스타그램을 볼 시간도 빠듯하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당신이 그렇게 많은 유튜브, 뉴스, 인스타그램을 보는 이유는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들을 수 있는 범위 외의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서 아닌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는 당신, 그러나 미술은 왠지 어려운 당신에게 이 책은 이런 것도 있다고 손을 흔든다.
<널 위한 문화예술>의 장점은 다양한 작가와 그의 대표작을 가볍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가볍다. '어, 흥미로운데?' 하는 순간 그 작가와 작품 소개가 끝난다. 24명의 작가와 작품을 300페이지 안에 담으려면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책에 써 있지 않지만 분명한 의도가 있다.
혹시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해? 그럼 직접 찾아봐.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사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누구나 갑자기 미술 작품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 정도로 충분할 것이고 누군가는 역시나 미술 작품은 자기 취향이 아니라며 의도치 않은 취향 정체성을 확립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난 이게 이 책의 진정한 강점이라고 본다. 선택지가 정말 많아서 막상 자기 취미나 취향을 무엇으로 정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런 선택지도 있다는 경험. 그 자체로 이 책은 충분하다. 그리고 24명의 작가가 모두 각양각색이어서 꼭 미술 사조 전체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그 중의 한 작가에게만 꽂혀도 특별함 성취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는 새삼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작가들이 저마다의 고민과 가치관을 화폭에 담아서 각자의 개성과 인생을 녹인다는 것에 놀랐다. 내가 학창 시절에 그림 그릴 때 열심을 낸 건, 특히 풍경화를 그리라고 할 때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화법은 그냥 사진과 똑같은 색채를 찾고 똑같은 질감을 나타내는 게 전부였는데 이 책에 소개된 작가들은 그러지 않았다. 모네는 눈에 보인다고 단숨에 그것을 그리지 않고 끊임없이 관찰하면서 같은 정경이어도 시간에 따라 빛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포착하고 그것을 화폭에 담았다. 모네는 눈에 보이는 풍경 그 이상의 것을 발견하고 표현한 것이다. 세잔은 사과의 본질을 담고 싶어서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대신 한 그림 안에 모든 각도에서 보여진 사과를 그렸다. 얀 반 에이크는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에서 초상화임에도 여러 상징물을 그려넣어 장편소설 하나가 뚝딱 나올 정도의 이야기를 단 한 장의 그림으로 담아냈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를 그린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어떠한가? 그녀는 조신함, 침묵, 순종을 여성성으로 강조하는 17세기에 유디트를 더 이상 미인계의 대표로 소비하지 않고 적의 목을 베는 '기사'로 화폭에 담아냈다. 여성도 남성과 다르지 않다는 선전포고를 그림으로 드러낸 것이다. 장 프랑수아 밀레는 당시 귀족의 초상화나 신화, 성경 그림만이 가치 있다는 분위기 속에서 평범한 농부 그림을 그려 평범함의 가치를 역설한다. 에드워드 호퍼는 도시 속 외로움, 고독함을 그림에 정면으로 담아 시대 상을 반영한다.
사람이 사람에게 영향을 받듯 미술계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받는다. 24명의 작가는 누군가의 사조를 이어 받기도 하고 반기를 들기도 한다. 다만 그들이 화폭에 담아내고 싶은 이야기는 각각이 특별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감동한 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한 작품이 세상에 드러날 때 그 작가의 많은 시간과 고민이 담겨 있다. 그 이야기가 얼마나 풍성한가에 따라 나에게 오는 감회가 남달랐고, 이 책은 그 이야기를 읽기 쉽게 들려준다.
문화예술은 결국 그 사람의 고민과 그가 좇는 의미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그 의미를 드러내기 위한 치열한 수단과 방법을 알아낼 때 훨씬 풍성해진다. 누군가는 그 수단과 방법으로 글을 쓰고 누군가는 노래를 하고 누군가는 그림을 그린다. 내가 그동안 글과 노래를 그림보다 더 좋아하던 이유는 텍스트가 많아서 받아들이기 쉽다는 이유 때문이었는데 이런 그림에 대한 가이드 북이 많다면 그림에 대해서도 더 많은 관심이 갈 것 같다. 당장 전시회를 예매하고 싶게 만드는 책, <널 위한 예술> 이 기회에 나에게 있는 줄 몰랐던 예술혼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널 위한 문화예술>의 장점은 다양한 작가와 그의 대표작을 가볍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가볍다. '어, 흥미로운데?' 하는 순간 그 작가와 작품 소개가 끝난다. 24명의 작가와 작품을 300페이지 안에 담으려면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책에 써 있지 않지만 분명한 의도가 있다.
혹시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해? 그럼 직접 찾아봐.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사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누구나 갑자기 미술 작품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 정도로 충분할 것이고 누군가는 역시나 미술 작품은 자기 취향이 아니라며 의도치 않은 취향 정체성을 확립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난 이게 이 책의 진정한 강점이라고 본다. 선택지가 정말 많아서 막상 자기 취미나 취향을 무엇으로 정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런 선택지도 있다는 경험. 그 자체로 이 책은 충분하다. 그리고 24명의 작가가 모두 각양각색이어서 꼭 미술 사조 전체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그 중의 한 작가에게만 꽂혀도 특별함 성취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는 새삼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작가들이 저마다의 고민과 가치관을 화폭에 담아서 각자의 개성과 인생을 녹인다는 것에 놀랐다. 내가 학창 시절에 그림 그릴 때 열심을 낸 건, 특히 풍경화를 그리라고 할 때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화법은 그냥 사진과 똑같은 색채를 찾고 똑같은 질감을 나타내는 게 전부였는데 이 책에 소개된 작가들은 그러지 않았다. 모네는 눈에 보인다고 단숨에 그것을 그리지 않고 끊임없이 관찰하면서 같은 정경이어도 시간에 따라 빛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포착하고 그것을 화폭에 담았다. 모네는 눈에 보이는 풍경 그 이상의 것을 발견하고 표현한 것이다. 세잔은 사과의 본질을 담고 싶어서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대신 한 그림 안에 모든 각도에서 보여진 사과를 그렸다. 얀 반 에이크는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에서 초상화임에도 여러 상징물을 그려넣어 장편소설 하나가 뚝딱 나올 정도의 이야기를 단 한 장의 그림으로 담아냈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를 그린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어떠한가? 그녀는 조신함, 침묵, 순종을 여성성으로 강조하는 17세기에 유디트를 더 이상 미인계의 대표로 소비하지 않고 적의 목을 베는 '기사'로 화폭에 담아냈다. 여성도 남성과 다르지 않다는 선전포고를 그림으로 드러낸 것이다. 장 프랑수아 밀레는 당시 귀족의 초상화나 신화, 성경 그림만이 가치 있다는 분위기 속에서 평범한 농부 그림을 그려 평범함의 가치를 역설한다. 에드워드 호퍼는 도시 속 외로움, 고독함을 그림에 정면으로 담아 시대 상을 반영한다.
사람이 사람에게 영향을 받듯 미술계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받는다. 24명의 작가는 누군가의 사조를 이어 받기도 하고 반기를 들기도 한다. 다만 그들이 화폭에 담아내고 싶은 이야기는 각각이 특별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감동한 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한 작품이 세상에 드러날 때 그 작가의 많은 시간과 고민이 담겨 있다. 그 이야기가 얼마나 풍성한가에 따라 나에게 오는 감회가 남달랐고, 이 책은 그 이야기를 읽기 쉽게 들려준다.
문화예술은 결국 그 사람의 고민과 그가 좇는 의미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그 의미를 드러내기 위한 치열한 수단과 방법을 알아낼 때 훨씬 풍성해진다. 누군가는 그 수단과 방법으로 글을 쓰고 누군가는 노래를 하고 누군가는 그림을 그린다. 내가 그동안 글과 노래를 그림보다 더 좋아하던 이유는 텍스트가 많아서 받아들이기 쉽다는 이유 때문이었는데 이런 그림에 대한 가이드 북이 많다면 그림에 대해서도 더 많은 관심이 갈 것 같다. 당장 전시회를 예매하고 싶게 만드는 책, <널 위한 예술> 이 기회에 나에게 있는 줄 몰랐던 예술혼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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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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