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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
글쓴이
김엘리 저
동녘
평균
별점9.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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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 표지.jpg



 



여자는 군대 안 가는 대신 애 낳아야지.”



 



초등학생 때 양성평등’(당시엔 성평등이 아니라 남녀평등또는 양성평등이라는 단어를 교실에서 많이 썼다.)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면 지긋지긋하게 들었던 말이다. 그 이후 15년이 지났다. 대선 출마를 결정한 모 후보가 남녀공동복무제를 주장하며 이미 임신/출산한 여성은 군복무와 예비군 훈련을 면제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건 정말이지 15년 전 초등학생의 논리 같아서 웃겼다. 우리나라는 여성 군복무 문제를 아직도 이렇게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건가싶어서 참담하던 차에 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을 읽게 되었다.



 



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은 논문의 어투(?)로 여성 징집제와 여성 군인, 그리고 성평등에 대해 논한다. 이 책은 남자만 군대에 가야 한다라든가 여자와 남자 모두 똑같이 징병해야 한다처럼 다분히 감정적인 입장 중 어느 편에도 쏠려있지 않다는 것이 특징이다.



 



2장과 3장에서는 우리나라 여군의 역사를 한국전쟁 시기부터 2000년대까지 짚으며 군인여성 군인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차근차근 알려주기도 한다. 책의 끝부분에 <여성 징집 논쟁과 여군제도의 연대기>라는 표로도 정리되어 있어서 흐름을 살피기에 좋다.



 



여성징병제를 둘러싼 사람들의 입장은 크게 세 가지로 추려진다. 첫째는 여성의 병역의무가 부적절하다고 보는 보수주의자의 불가론, 둘째는 급진주의자의 반대론, 셋째는 남녀공동병역의무제 찬성론이다. 저자는 각각의 입장을 소개하고 반박하며 그 중 어느 것도 완전히 옳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보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건 우리나라에서 여성징병제가 논의되기 시작한 배경일 것이다.



 



(45) 여성 징집 요구는 남녀평등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도 군대에 보내 사람 만들어야 한다는 감정 배설의 뜻이 크다.



 



나는 이 말을 현재 20-30대 남성들이 군대를 통해 또래 여성보다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심리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의 아버지 세대, 할아버지 세대가 아주 자연히 남성상위시대를 살았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런 구조가 남성은 군인이 되고 여성은 어머니가 되는근대사회의 징병제를 이루는 기본 설계도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한다.



 



나는 여태 징병제 문제를 고민하면서 근대라는 키워드와 함께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저자가 제시한 관점이 설득력 있고 배울 만해서 이 지점부터 흥미롭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여기까지가 1장의 내용이다.)



 



2~4장도 매 페이지마다 줄을 치며 읽었는데, 다 소개하기엔 길어서 생략하고 곧바로 책의 마지막 부분으로 넘어가겠다. 5장에서 미국 여군의 역할에 대해 비판한 내용이 눈여겨 볼만했다.



 



(173-174) 여군의 증가는 세계적으로 인권의식이 향상되고 인도주의 외교 정책을 펼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인도주의 정책이 미국의 제국적 위상을 재구축한다는 분석에 귀 기울인다면, 여군의 군 참여가 단순히 성평등 프레임 안에서만 볼 문제는 아님을 알아차리게 된다.



(175) 미국의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여성 인권을 명분으로 실행된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지지함으로써 이슬람 국가들을 인권 지향적인 미국 문명의 대척점에, 야만적이고 비민주적이며 폭력적인 곳에 놓는 효과를 냈다. 서구와 비서구의 대조된 관계에서 새롭게 재편되는 식민화에는 오용된 페미니즘과 성평등의 수사가 있다.



 



여성 군인이 현장에 투입되면 국가주의와 페미니즘뿐만 아니라 제국주의와 식민주의까지 드러난다는 걸, 이전에는 알지도 못했고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었다. 어렵지만 이 문제들을 동시에 고민하며 군대 그 자체에 대해 사유하고 또 사유해야함을 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이 일깨워준 셈이었다.



 



전반적으로 약간 어려웠지만, 협소한 시각에 갇히지 않고 여성 징집제와 군인에 대한 여러 입장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천천히 한 번 더 읽으면서 내 생각도 정리해봐야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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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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