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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iell
- 작성일
- 2009.8.4
전체주의의 기원 1
- 글쓴이
- 한나 아렌트 저
한길사
영어 제목은 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 이다. 이 중 기원 (= origins) 이라는 말이 눈길을 끈다. 어느 학자가 자신의 저서에 '기원'이라는 단어를 당당하게 쓸 수가 있을까. 브루스 커밍스의 역작 중 하나인 '한국 전쟁의 기원'의 영어 제목도 The origins of The Korean War이다. 정치적/사상적 제약이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어느 누구라도 한국 근대사를 정면으로 직시하며 글을 쓰기는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많이 아쉽다" 라고 할만큼 한국지성에 의한 '한국전쟁의 기원'은 커밍스에 많이 신세를 지고 있다. '기원'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커밍스가 쓴 이 책은. 마찬가지다.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을 찬찬히 읽다보면 무릎을 치게 된다. '기원'이라는 단어가 적절하다고 느껴진다.
나찌치하의 유대인 문제에 관한 글들은 많이 있고, 앞으로도 많이 나올 것이다.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유대인 문제를 취급한 것들이 주종이고 일상사 혹은 종교/문화적 관점에서 다룬 글들도 적지 않다. 다 나름대로의 시대적/환경적 적실성을 확보하고 있기에 문제 이해에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아렌트의 이 책을 읽어 보면 여지껏의 문제의식이나 취급범위가 일부분이어서 전체 숲을 보기에는 부족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인종주의/종족주의/제국주의 등이 팽배하던 시절의 유럽 근대사속에서, 전체주의가 어떻게 태동/성장을 했고 결국 그 전체주의로 부터 유대인종의 말살이라는 홀로코스트로 이어졌는지 아렌트는 아주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결국 모든 현상뒤에는 기원이라고 할만한 오랜 내력이 있기 마련이다. 그 내력의 처음을 잘 살펴서 체계적으로 서술하는 것, 그리고 사회과학과 철학이 결코 분리된 학문이 아니라는 것, 우리는 늘 전체주의적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 등이 머리에 남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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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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