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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소감
글쓴이
김혼비 저
안온북스
평균
별점9.6 (58)
쓰는사람
냉철하고 정확하게 사안을 파악해 잘못된 부분을 거침없는 언어로 지적하는 사람들을 동경한 적이 있다. 그 거침없는 태도가 세상을 바꾸리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들이 쓰는 언어가 다소 불편할 때도 있었지만 어쨌든 그들이 하는 말에 틀린 내용은 없었으니까. 그래서 그 냉소적인 태도를 쿨한 태도로 여기곤 했다.

그 사람들에 대한 동경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 사람들이 스스로의 실수와 잘못에 대해서는 그 거침없는 언어 대신 모른척 어물쩍 넘어가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그들의 언어 속 그동안 내가 보지 못한 미세한 혐오를 뒤늦게 보게 되었다. 그 분명한 혐오를 왜 그동안 보지 못했을까. 나는 그제야 내가 동경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틀리지 않았다 해서 맞는 것은 아니었다.

《다정소감》을 읽으며 그때 그 사람들과 그들을 동경하던 과거의 나를 생각했다. 책 속에 나오는 여행블로거나 위악을 떠는 사람들은 그때의 그들과 나와 다르지 않았다. 나는 그로부터 얼마나 달라졌을까. 조금이라도 달라지기는 했을까.

김혼비 작가님이 전에 내놓은《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와 《전국 축제 자랑》에서처럼 언어유희(a.k.a.말장난)를 이용한 유머와 통찰은 여전하면서도 《다정소감》은 그보다 조금은 더 진중하고 진지한 산문집이었다. 여자 축구와 축제 탐방이라는 확실한 콘셉트 아래 한 편의 꽁트처럼 짤막한 이야기 구조로 쓰였던 이전 글과 달리 이번 글은 온전히 작가 한 사람의 생각과 이야기와 삶의 궤적에 집중해서 그랬는지 작가가 다른 이에게 받은 다정을 나눠받은, 그 다정을 나 또한 누군가에게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기분이 든다.

다정함에는 어떤 힘이 있을까. 혐오와 폭력이 만연한 이 세상에 다정은 그에 맞설 힘이 있을까. 있다면 그 힘은 어떤 모습일까. 그 힘은 사람을 살리는 쪽으로 향하지 않을까. 혐오와 폭력처럼 사람을 죽이는 힘에 맞서는 다정의 힘. 이런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주는 온기와 안정의 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인류진화의 이야기는 그런 데서 나온 결과일 것이다.

#다정소감 #안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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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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