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시니스트님의 한중일 세계사 시리즈는 정말 전무후무한 대작입니다. 그 어떤 책에서도 보기 힘든 디테일하면서 큰 스케일의 동아시아 근대사를 이렇게 보여주는 책이 없으니까요. 그것도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고 퀄리티의 만화로 말이지요. 이번 10권에서는 드디어 한국이 본격적으로 일본으로 인해 개방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시기가 왔습니다.

흥선대원군에 대해 누구나 안타까워 하는 점이 조선의 봉건 기생충 계급을 아예 싹 쓸어버리고 신속한 근대화의 초석을 놓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왜 거기까지 못나갔냐고 하는 것일 겁니다. 이에 대해 굽시니스트님은 흥선 대원군에 대해 애초에 크게 기대할만한 점은 없을 수밖에 없다는 걸 담담하게 보여주시네요. 공감이 됩니다. 조선의 근대화 과정은 안타까움의 연속이지만, 흥선대원군이 거기에 대해 걸림돌이 되거나 또는 정반대로 앞당기는 기폭제가 되거나 하는 등의 역할은 하지 않았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