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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난
- 작성일
- 2021.11.12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 글쓴이
- 정아은 저
문예출판사
한 남자는 눈을 뜬다. 옷을 입은 채로 잠에서 깼다. 사방을 둘러본다. 자신의 집이다. 안심을 한다. 아니 안심은 이르다. 혼자 사는 집인데 침대에 누가 있다. 손을 뻗어 만져본다. 여자다. 옷을 벗고 있는 여자. 그녀는 누구일까. 그렇게 그와 그녀의 기묘한 동거는 시작되었다.
정아은 작가의 책은 [잠실동 사람]들을 읽은 적이 있다. 장르 소설을 탐닉하는 나에게는 일반 문학은 밋밋히고 자극적이지 않은 그냥 사찰음식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잘 읽지 않았는데 잠실동 사람들은 학원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서일까 같은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써 무섭게 빨아들였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라는 소리다.
"기본이 가장 힘이 세죠. 편법보다 훨씬 셉니다." (358p)
이번 이야기도 그러하다. 작가는 평론가를 주인공으로 삼아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편집자와 출판사 그리고 방송계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데 출판사의 사정을 조금 이해하는 지금의 실정으로서는 상당히 사실적인 이야기들이 보인다.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이해하지 못할 동거 생활을 그려내나 싶던 이야기는 어느 순간 갑자기 확 틀어버린다. 잘 가던 길을 꺽어서 전혀 새로운 길로 접어드는 것 마냥 말이다. 그렇게 새로운 길을 가는 이야기는 바로 몇해 전 한동안 방송계를 휩쓸었던 미투다.
이런 이야기를 왜 또 지금에서야 하나 싶지만 그만큼 그것이 뿌리 뽑혀 나가지 못하고 물밑에 도사리고 있다는 뜻도 될 수 있겠다. 이 사회의 병폐라고나 할까. 그렇게 한 남자의 추락을 본다. 중요한 것은 그가 막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 순간에 터져버린 이슈는 점점 그를 옥죄어 온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이 나려나 했더니 작가는 생각지 못한 한 수를 숨겨 두었었다.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갈 줄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기에 그 모든 것을 알게 된 이후의 어리벙벙함은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마치 장르소설에서 너가 범인이었어? 하고 놀랄 때처럼 말이다.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죽어버리거나 민주와 오해를 풀거나.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첫 번째 방안을 권하는 중이엇다. (193p)
궁금함이 남았다. 중간 쯤 나오는 이야기에서 주인공 이름은 김지성인데 소개하는 부분에서 한 위원님이라고 호칭을 한다.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인지 몰라도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처음에는 김 위원님을 잘못 쓴 오타인줄 알았다. 하지만 뒤쪽에 한 위원님이라고 불렀다라는 언급은 한번 정도 나왔다. 그렇다면 분명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바꿔 쓴 사실이라는 건데 궁금증만 생겼다.
이 책은 독립적이면서도 연결된 독특한 소설의 형태라고 했다. 두번째 이야기인 [어느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 이라는 책을 읽으면 그 부분에 관한 설명이 나올까. 하지만 또 의문점이 생긴다. 이 책은 지성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 남자의 집으로 들어온 채리의 이야기가 나와야 할 텐데 부제는 화이의 이야기다. 채리라는 여자가 또 다른 이름을 쓴 것일까. 아니면 원래 이름이 화이였고 채리가 가짜 이름이었던 것일까. 이렇게 자꾸 궁금증만 쌓여간다.
# 한국소설 #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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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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