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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즐
- 작성일
- 2021.11.19
살고 싶다, 사는 동안 더 행복하길 바라고
- 글쓴이
- 전범선 저
포르체
대부분 관심이 가는 분야만 집중하는 편이지만 요즘은 환경 문제를 주목하게 되었어요.
불과 몇 년 사이에 기후 위기를 체감할 정도가 되니, 이건 특정인만의 관심사가 아닌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된 것 같아요.
<살고 싶다, 사는 동안 더 행복하길 바라고>는 전범선님의 비거니즘 에세이라고 해서 읽게 되었어요.
비거니즘은 다양한 이유로 동물 착취에 반대하는 철학이며, 비건 식습관에 그치지 않고 가죽제품, 양모, 오리털, 동물 화학 실험을 하는 제품 등 동물성 제품 사용 등도 피하는 보다 적극적인 개념을 뜻한다고 해요. 실제로 주변에서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사람이 없어서 궁금했어요. 영화 <옥자>를 보면서 인간들의 탐욕스러운 육식 행태가 너무나 추악하게 느껴졌으나 그때문에 육식을 끊지는 못했어요. 완전히 끊을 수 없어서 되도록 덜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자는 지구가 망하기 전에 우리가 자각해야 한다고, 비거니즘에 근거를 둔 생태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선 동물 학대, 성차별, 기후 위기라는 주제가 따로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아는 것이 비거니즘의 시작인 것 같아요. 에세이라고 했지만 내용은 비거니즘과 페미니즘 입문서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요.
비거니즘과 페미니즘은 살림으로 하나 된다. 모두 생존과 공존을 위한 운동이다.
비거니즘은 우리의 밥상을 죽임이 아닌 살림의 먹거리로 채우는 것이 시작이다.
페미니즘은 남성중심 사회가 여성의 몫으로 할당하고 폄하했던 살림의 가치를 높이는 것에서
출발한다. 죽임의 문명에서 비거니즘과 페미니즘은 공통의 적을 갖는다.
자크 데리다는 그것을 '육식-남근-로고스중심주의 carno-phal-logocentrism'라고 부른다. (35p)
저자가 채식을 시작했을 때 주변 반응은 남성성을 의심했다고 해요. 남자가 힘을 쓰려면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무식한 논리로 말이죠. 더군다나 페미니스트를 자처했을 때는 에고를 버리고 경계를 허무는 행위였다고 표현하네요. 살림의 시작으로 온전히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비건 페미니스트 연인의 사랑은 살림의 사랑이었다고 말하는 저자의 목소리는 당당하고 멋진 것 같아요. 살림이라는 단어가 살아있음, 살려냄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당장 비건이 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왜 비건이 되어야만 하는지 이해했고, 조금씩 변화하겠다는 다짐을 했네요.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한 사람이라도 바뀌어야 더 이상 지구가 망가지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야 모두가 살 수 있고, 사는 동안 더 행복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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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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