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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아가
- 작성일
- 2021.11.20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 글쓴이
- 최혜진 글/해란 사진
한겨레출판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자신만의 창작 세계를 만든 작가 10인의 ‘돌파하는 힘’
한동안 즐겨 마시던 허브차에 달린 명문장 쪽지들이 가득한 유리병과 함께.
이 책은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한동안 머물러 음미할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인연”이라는 단어를 좀더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한 해가 지나가고 있는 즈음, 이 책을 만난 것은 또 하나의 의미깊은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꽤 오랜만에 작성하면서 예상과 달리 글이 써지지 않아 꽉 막힌 상태에 이르렀을 때, 이 책을 받고 “돌파하는 힘”을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자기소개서와는 요구하는 바가 살짝 달라, 지금까지의 삶을 솔직하게 구구절절 돌아보고 정리해야 했는데, 그러다보니 감정의 부침도 심했고, 글을 썼다가도 다 지우고 빈 문서를 바라만 보는 시간도 있었으며, 혼자 자기 연민에 빠져 동굴을 파기도 했다. 그러다 너무 단단한 부분을 만나 더 이상 어쩌지 못할 때는 산책을 하거나 이 책을 읽곤 했는데, 나를 온전히 비워 머리와 가슴에 공간을 만들어주는 산책도, 상황에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갖도록 도와주는 이 책도 모두 큰 도움이 되었다.
인터뷰를 진행하고 글로 정리한 저자는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를 통해 처음 만났는데, 그림책 작가분들의 삶에 관한 깊이있는 나눔과 대화에 큰 감동을 받았었고, 지금도 아끼는 책이며 선물도 하곤 한다.
이 책에서도 저자의 인터뷰 질문에 감탄했고, 작가분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사진들도 참 좋았다.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로부터 이번에 특히 힘을 받았던 부분들을 사진과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저자가 “감탄하기로 작정한 사람”이라는 인상적인 표현으로 마무리하는 이수지 작가님과의 인터뷰 중.
… 오히려 구멍이 있는 모습 그대로 부딪히면 다른 사람들이 와서 채워주기도 해요.
우연에 기대면서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편이 더 마음 편해요…
내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시도의 방편으로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이미 온전한 모습을 보이려 힘쓰고 있는 나를 “아!”라는 감탄사와 함께 알아차릴 수 있었다.
중증의 다발성통증증후군을 진단받은 고정순 작가님은 역설적으로 사진의 미소가 정말 밝고 편해보이셨다. 삶 자체가 난관을 하나씩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인터뷰를 읽고 나니 저 문장들의 의미가 더욱 깊고 넓게 울렸다.
나도 닮고 싶은 삶의 태도…
오래 전부터 내 책상 앞에 붙어 있는 글귀를 이지은 작가님의 말/글로 만나며, 그 글귀를 처음 적어 붙이던 마음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수많은 B컷과 견본책들이 버려지는 것에 관해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라 아깝지 않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던 유준재 작가님의 인터뷰.
내가 느끼는 두려움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그림책작가와는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응용동물과학을 전공하셨다는 권정민 작가님과의 인터뷰 중…
“작업을 해나갈수록 저의 그릇을 받아들이고 있어요.”
살아갈수록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신다는 말로 다가왔다. 자기만의 창작 세계를 만들어가는 분들은 삶 자체가 명상인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일상의 곤란함,
때론 그것을 넘어서는 크기와 무게의 어려움,
또 때로는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창작 세계의 구축을 가로막는 것들을 마주하는 순간들을 맞이하면서도
“자신만의 창작 세계를 만든” 분들의 에너지와
그 세계 속에서 창조된, 그림책 속 존재들이 내는 그들만의 색과 목소리,
그리고 “왜?” “어떻게?”라는 질문의 힘을 느꼈던 이 책은 오래도록 내 책장에 자기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시시때때로 나에게 “돌파하는 힘”과 보이지 않을 것 같으나 분명 존재하는 돌파구를 찾아내는 시야를 나눠줄 것이 틀림없다.
출판사에서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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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댓글 5
- 작성일
- 2021. 11. 21.
- 작성일
- 2021. 11. 21.
@흙속에저바람속에
- 작성일
- 2021. 11. 21.
@흙속에저바람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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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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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11. 22.
@사랑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