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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y85638
- 작성일
- 2022.1.3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 글쓴이
- 백순심 저
설렘(SEOLREM)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 백순심
이 책은 나약해져 있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준다. 일어설 힘을 보탠다.
자존감이 한참 낮을 때였다.
나는 왜 쌍커플이 없을까
내 허리는 누굴 닮아 이렇게 긴가
다리는 왜 이리 튼실한가
바꿀 수 있는 건 없었다. 수술할 생각도 없었다. 아니, 수술을 한다한들 허리를 잘라 낼 수 있는가? 하하 다리를 늘릴 수 있는가?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닌데?
그거였다. 내가 원해서 얻은 것들이 아니다. 그 뒤로 잘생기고 예쁜 사람, 날 때부터 체형이 예쁜 사람, 그들도 그들이 원해서 얻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위축될 이유가 없었다.
장애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원한 것이 아니다. 백순심 작가는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인정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부족한 점이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바꿀 수 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가치를 찾아 가꿔나가면 된다. 자기만의 향기는 외모나 장애로 탁해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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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 장애인으로 태어난 작가는 현재 사회복지사로 장애인복지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작가는 장애인, 비장애인 할 것 없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존중하기를 바란다.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을 도와주기 전에 도움이 필요한지, 도와주어도 괜찮은지 묻고 돕기를 당부한다.
장애인에게는 비장애인이 설령 자신을 도와주지 않더라도 상대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 당부한다.
백순심, 그녀 곁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나는 어느 정도의 위치였을지 비추어본다. 편견없이 그녀를 대하던 좋은 사람이었는지, 대가 없이 그녀의 시험에 도움을 주던 친구였는지, 무례하게 원치 않는 도움을 주던 사람이었는지, 배려하는 척 깍두기를 요구하던 친구는 아니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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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판을 들어주는 것이 귀찮다고 자기 의사를 밝힌 선생님의 마음을 알게 되어 다행이고, 귀찮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식판을 들어주는 선생님들의 호의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p72)
그녀의 넓은 마음,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 내가 바꿀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능력들을 배운다. 마음이 약해졌을 때, 상처받았을 때, 자신을 다스리는 방법을 따스히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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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딸에게 늘 미안함을 갖고 살아온 엄마의 마음을 위로한다. 장애는 아픈 게 아니라 불편한 것 뿐이라고 말이다. 엄마의 무게를 덜어내주고픈 마음이 가득하다.
"아이들이 갑자기 열이 나거나 조금만 다쳐도 대게 엄마들은 자신이 잘못해서 아픈 것 같아 죄인이 된다.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그 마음은 아이가 다 나으면 곧 사라진다. 친정엄마는 그 미안함을 사십 평생 돌덩이처럼 가슴에 안고 살아 왔다. 나는 아픈 사람이 아니다. 단지 불편할 뿐이다. 그 불편함도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제는 엄마가 그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으면 좋겠다."(p68)
그런데 한편 자신의 아이는 장애를 갖지 않길 바랐다. 그녀의 담담한 고백은 매우 진솔하다.
"나는 아이들이 나와 똑같은 장애인으로 태어나지 않은 사실에 감사하다. 다른 이들이 '장애'를 이해해주기를 바라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임신 당시에 나는 '아이들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면 어떡하지?'하며 걱정했다. 내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실은 받아들여도 내 아이들이 장애인인 것은 받아들일 자신이 없었다. 아마 내가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불편함을 몸소 체험했기에 아이들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125)"
나의 좋은 점과 남편의 좋은 점만 닮았으면 하는 욕심처럼, 작가의 바람은 당연하다.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나도 그녀도. 그 어떤 부모가 아닐 수 있겠는가.
'엄마, 난 괜찮아'하는 씩씩하지만 편안한 그 마음도, '아이들은 장애가 없어서 다행이다'하는 안도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어 괜시리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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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장애시스템이 선진화되려면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 싶다.
"우리나라는 장애수당을 지급 할 테니 목소리를 낮추고 살라고 한다. 또한 장애인은 한정된 직업군 안에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고마워해야 하는 구조다. 이 의미는 우리나라는 장애인 당사자가 주체적으로 살아 가기보다는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살기 바란다는 것이다.
(중략)
홍콩은 모든 장애인이 자신들이 원하면 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p49)"
뿐만아니라 장애인의 인권과 그들을 돕는 행동수정기법 사이에서의 균형이 필요하겠단 생각이다. "인권이 중요시되는 대신 장애인들의 거주권과 재활서비스가 축소되거나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해 개입했던 행동 수정이 이제는 강압의 의미로 변했다(p147)"고 한다. 사회적 약자인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유아의 인권과 문제 행동 수정을 위한 훈육, 그 사이에서의 균형과 일맥상통하다. 중심을 잡는 일이 어떤 일에서나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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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들은 장애인이 적응하기까지는 힘들어도 보호자가 시설에 맡기는 심정은 오죽할지 생각하며 시설에서 끌어 안고 가자는 분위기였다. 지금은 돌발 행동을 보이면 장애인 당사자가 입소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고 퇴소 절차를 진행한다. 그런 행동을 무시 하는 것 자체가 인권침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인권이 중요시되는 대신 장애인들의 거주권과 재활서비스가 축소되거나 사라지고 있다. 예전에 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해 개입했던 행동 수정이 이제는 강압의 의미로 변했다.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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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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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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