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역사부터 현시대에는 큰 일을 이루어 우리가 존경하고 배울 점이 많은 영웅이나 위인들이 있어요.
우리와는 다르게 뛰어나고 훌륭한 업적을 근거로 우리는 그들의 삶을 배우기도 하는데
세상을 뒤흔들었던 그들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무척 재밌네요.
책명에 엽기? 라는 단어가 다소 어색했지만 책은 30여 명의 역사적 인물들의 욕망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 세계사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되지 않았나 싶네요.
위인전에서 읽던 혹은 매체들을 통해 알고 있던 기본 상식과는 다소 벗어난 이야기라 혼란스럽기도 해요.
그러나 한 인간으로서 그들의 야심과 욕망, 때론 교활함과 집착이 있었기에
지금의 큰 일을 이루지 않았나 싶어요.

마하트마 간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엘리자베스 1세, 청 황제 건륭제…….
위대한 영웅으로 알려진 그들의 시대적 배경을 부연 설명으로 듣다 보니
그들의 이중적 삶이 어쩌면 욕망과 현실에서 충돌하여 생긴 결과였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책은 단순한 인물의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과 함께 하기 때문에
인물 중심의 세계사를 읽는 느낌이에요.
책의 저자는 호리에 히로키
1977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교 제1 문학부 프랑스 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일본, 세계, 고대, 근대의 역사를 다소 다른 관점에서 풀이해 보고 있어요.
그의 기존 저서들만 봐도 그러한 느낌이에요.
『사실은 무서운 세계사 전략편』, 『위인은 그렇게까지 말하지 않았다. 역사적 명언의 뜻밖의 이면』, 『마리 앙투아네트와 프랑스 여자들? 감미로운 로코코의 원류』, 『후궁의 세계사? 입이 떡 벌어지는 역사 이면의 잡학』
역사 이야기지만 저자의 필체가 재미나서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요.

사실 내가 알고 있는 나이팅게일은 크림전쟁에 군 간호사로 참여하여
스쿠타리의 야전 병원에서 초인간적인 활약을 보여 백의의 천사 혹은 등불을 든 천사라는 칭호로 존경을 받고 있죠.
그런데 죽음의 천사라니??
왜 이런 상반된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면
나이팅게일은 부유한 영국 상류층의 딸로 태어났죠.
당시의 병원 그야말로 하층계급을 위한 시설이었다고 해요. 영화에서도 보듯이 상류계급은 대체로 의사를 자기 집으로 불러 시종처럼 주릴 수 있었고 당시 (1829년)에 런던에서 최초로 경찰이 조직되었는데 경찰의 주요업무가 병원 환자 간 우발적 계획적 범죄와 살인을 막는 일이었다고 하니 병원도 어땠는지 짐작이 가죠?
그러니 간호사는 존경받기는 커녕 누구나 기피하는 비천한 직업이었고
매춘부가 부업으로 간호사를 겸업할 정도였다고 해요.
그런데 나이팅게일은 부모의 반대를 무릎쓰고 간호사가 되어 '크림반도의 천사'라는
전 세계인에게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죠. 왜일까?

당시 전쟁에서는 총 맞아 죽는 병사보다 죽지 않을 정도의 부상을 치유하지 못해서 사망하거나,
병사 내 전염병이 돌아 사망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고 해요.
특히 환자 수는 수용치를 훨씬 웃도는데 간호사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위생상태는 열악하여
환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와 돌봄을 받지 못해 되레 병이 심해지고 결국 목숨까지 빼앗기게 되죠.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에서 파견한 '위생위언회'가 감사에 나서면서 위생 상태가 어느 정도 개선되었으나
사망률이 떨어질 때까지 열악한 상황에서 고군분투해야 했죠.
치명적 타격을 입은 나이팅게일은 되레 중대한 실수를 구체적으로 기록한 데이터를 세상에 공개하며
되레 나이팅게일은 군 위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여 위생을 처음으로 도입한 인물로 알려지게 되죠.
덕분에 영국군 부상자의 사망률은 40%대에서 2%로 감소하는 기적을 보게 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저자가 말하는 실제상황은 그가 목숨을 구한 환자수보다 사망한 환자 수가 훨씬 더 많은 최악의 업무실적이였다나??

인간이란 원래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존재라고 생각해요.
위대한 영웅 또한 다면적인 모습이 있을 터이고 우리는 그 중 업적 중심의 훌륭함을 본받고 있는 지도 모르겠어요.
이중적인 삶을 알길이 없는 역사 속 인물 이야기를 재미삼아 있기에는 다소 파괴적일 정도예요.
물론 인간은 부와 권력을 향한 욕망이 항상 존재하듯 인간의 욕구와 죄를 볼 수 있었으며
평범함 속에 감춰진 비범함은 기묘한 인물이 되기도 하고
나폴레옹과 조제핀의 엽기적인 사랑이나 욕정을 채우기 위한 호색한(당 현종)도 있었어요.
또한 인간에게 가장 잔혹했던 인간들의 야만적인 행위들로 역사적 인물들을 다시 보게 되네요,
간디와 같은 위인들의 다른 이면과 함께 이미 악명 높았던 잭 더 리퍼에 대해서도 내면의 감춰진 악마의 본성이나
광기에 사로잡혀 성인과 광인을 넘나든 루터는 놀랍기까지 하네요.
책을 읽고 나니 현 시대의 위대한 영웅들도 어쩌면 음흉하고 어리석고 위험천만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반전 드라마보다는 그래도 저는 존경받는 위인으로 생각하고 싶어요.
믿는 도끼에 발등찍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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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을 해당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