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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ul96
- 작성일
- 2022.2.7
너의 마음에게
- 글쓴이
- 레진 갈란티 저
윌북(willbook)
<너의 마음에게> 북리뷰
나는 항상 청소년이 어렵다. 나 또한 그 시기를 지나온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기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진정성있게 다가가는 것이 참 어렵다.
나의 10대는 어땠을까? 돌이켜 생각해보면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속으로는 말그대로 폭풍우 한 가운데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혼자서 고통스러워하고 불안해하며 이유없는 눈물을 쏟아내던 시기였던 것 같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갈대같은 여린 마음이 하루에도 여러번 작은 자극에도 쉽사리 흔들렸고, 아주 가끔은 비통한 마음에 ‘죽음’이란 뭘까? 그런 생각들을 하곤 했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혼자만 예민하게 느끼는 열등감, 잘 오르지 않는 성적에 대한 걱정과 불안,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충분히 서포트를 받지 못하는 것 같은 상황(물론 다른 형제들에 비해 나는 우선적인 배려와 물질적 지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에 대한 분노, 원망. 부모님들의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드는 사회적 안타까움과 분노? 이런 것들에 나는 예민해져 있었고, 지나가는 사소한 친구들의 말 한마디에도 혼자 삐지고 혼자 기분이 나아지곤 하던 그런 시기. 이런 마음을 겉으로 표현하는 것이 익숙치 않았고, 빠듯한 가정형편에 하루하루를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하는 부모님에게 마음의 짐을 주고 싶지도 않았다. 이 시간을 이겨내는 것은 결국 작은 다락방에 앉아 내가 좋아하는 소설들을 부지런히 읽어대는 일이었다.
그때로 돌아가서, 만약 10대의 나에게 <너의 마음에게>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조금은 덜 예민해지고 조금은 더 안정된 그 시절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너의 마음에게>는 매일 불안하다고 느끼는 10대를 위한 불안극복 워크북이다. 정신보건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나는 다양한 세대의 내담자와 가족들을 만나왔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힘든 감정은 불안일 때가 많았다. 경제적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이로 인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우리 사회에서 많은 내담자들이 자신이 낙오되지는 않을까? 아니 이미 낙오자가 되어 비통해진 심정을 끌어안고 미래에 대한 과도한 불안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아왔다. 이런 불안들을 다루는데 인지행동적 기법들은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자신의 감정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읽어내주고, 이를 인정하며, 감정과 연관된 생각과 행동들의 변화를 주는 인지행동치료는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내담자들에게 큰 변화를 가져오곤 하는 것을 목격했다. 나 또한 과도한 불안에 시달릴 때면 내 불안한 감정을 읽어주고 몸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왜곡된 생각들을 찾아내며 내 불안을 다뤄왔다. 이러한 방식들은 성인들게 주로 사용되었던 것 같다.
내 주관적 경험상 청소년과 이러한 과정이 진정성 있게 이뤄지려면 반드시 그들과의 관계가 먼저 형성되는 것이 필요했다. 신뢰를 주는 어른으로서 그들의 마음에 자리잡기 전에 이러한 가이드는 큰 호전을 주진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너의 마음에게>는 청소년이 직접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불안을 다뤄갈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해서 좋았던 것 같다. 저자는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불안을 다루는 인지행동치료적 개입을 친철하게 안내한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챙김의 다양한 기법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오감활동5-4-3-2-1 이나 색채호흡은 내가 알지 못하던 새로운 기법이어서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불안과 예민함에 힘들어하는 많은 청소년 10대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의 따뜻하고도 친절한 안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 예스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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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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