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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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2.2.12
식재료 탐구 생활
- 글쓴이
- 노자키 히로미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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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군생활을 포병에서 전포반원으로 시작했지만 취사병 결원이 생기는 통에 입대 3개월 차부터 취사병으로 복무를 하고 전역을 하였다. 그래서 전역한 지 30년이 되었지만 재료를 다듬고 손질하는 데는 아직도 노하우가 남아 있다. 아무래도 2년 3개월 가량 취사병으로 복무하면서 칼을 다뤄본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많은 사람에게 식사시간이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솔직히 나는 여러 음식 중에서 해산물 요리, 그 중에서도 회는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일식보다는 한식과 중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일본 가정식 재료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평소 내 선호도와는 조금 다른 책이지만 퇴직을 5년 정도 남겨둔 내게 요리법뿐만 아니라 식재료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이어서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일본 가정식 재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크게 채소와 육류, 달걀, 해산물, 쌀, 조미료와 육수 재료 등에 대한 것이다. 채소편에서는 가정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채소와 버섯을 골라 소개하고 있다. 경수채는 일본이 원산지인 채소로 담백하고 감칠맛이 약한 채소라고 한다. 생으로 먹을 기회가 더 많을지도 모르지만, 데쳐서 오히타시(채소를 데쳐 간장과 육수에 담가 맛을 낸 요리)를 만들어도 맛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나는 평소 요리할 때 브로콜리를 칼로 잘라서 사용했는데, 이 책의 저자는 큰 봉오리를 나눌 때 칼을 쓰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그리고 브로콜리를 구입할 때는 위와 아래를 모두 확인하고 봉오리가 빽빽하게 모여 있는 것과 줄기 밑동의 단면에 구멍이 나지 않은 것을 고르라고 한다.
채소를 데치는 물의 적정 온도는 80℃이며, 끓는 물에 데치면 안 되는 채소로 경수채, 무, 배추, 브로콜리, 소송채, 순무, 양배추, 유채나물, 콜리플라워 등을 언급하고 있다. 80℃를 맞추기 위해서 온도계로 측정하는 것이 확실하지만, 1ℓ의 끓는 물에 300㎖의 찬물을 더하면 대략 80℃가 된다는 팁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말리면 맛있는 채소로 배추, 당근, 연근, 버섯, 당근, 무, 순무 등의 껍질을 소개하고 있으며 말리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소쿠리에 겹치지 않게 담는다. 둘째, 반나절 정도 응달에 둔다. 셋째, 표면이 마른 느낌이 들면 완성. 말린 채소는 조림, 전골 요리, 절임 등에 사용할 것을 저자는 권장하고 있다.
생파는 원형으로 곱게 썰거나 흰 줄기를 채 썰어 고명으로 쓰기 좋다. 또 생파는 매운 맛 외에 쓴 맛도 있어 향신료와 같은 역할도 한다. 향이 너무 강할 때는 물에 씻으면 생파 특유의 향이 누그러진다. 파의 푸른 잎 부분은 가열하면 단맛이 난다면서 저자는 조림을 만들 때 함께 넣어 단맛을 이용한다고 한다. 앞으로 조림을 할 때 참고해서 파의 푸른 잎 부분을 잘 활용해야겠다.
저자는 채소를 데치는 방법의 Tip으로 찬물에서부터 데치는 채소와 뜨거운 물에 데치는 채소를 소개하고 있다. 땅속에서 자라는 채소(무나 감자 등의 뿌리 채소)는 찬물에서부터 데치는 것이 좋지만 연근은 식감을 좋게 하고 싶을 때 뜨거운 물에 삶아야 한다. 잎채소(시금치나 소송채 등 땅 위에서 자라는 채소)는 뜨거운 물에 데쳐야 짧은 시간에 익기 때문에 선명한 색으로 데칠 수 있지만 호박은 찬물에서부터 익혀야 당분이 많아져서 맛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평소에 알지 못했던 꿀팁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앞으로 요리하는 것이 더욱 즐거워질 것 같다.
그리고 나는 평소에 샐러드를 먹을 때 마요네즈 소스를 많이 쓰는데, 이 책의 저자는 친절하게도 마요네즈에 어울리는 채소와 어울리지 않는 채소를 알려주고 있다. 마요네즈에 어울리는 채소는 전분질 채소로 감자, 호박, 고구마 등이 있고, 어울리지 않는 채소는 수분이 많은 채소로 무, 양배추, 양상추 등이 있다. 하지만 무, 오이 등은 소금을 뿌려 수분을 끄집어내고, 양배추 등은 삶아서 물기를 짜내고, 양상추, 토마토 등은 버무리지 말고 직전에 뿌린다면 마요네즈와 어울리는 채소로 둔갑시킬 수 있다고 저자는 꿀팁을 소개하고 있다.
육류와 달걀 편에서는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의 부위맵과 함께 부위별 특징을 소개하고 있으며 달걀은 씻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달걀을 씻으면 세균의 침입을 막는 작용을 하는 얇은 막이 벗겨지고 껍데기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물과 함께 균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기 조리의 비결은 육즙을 지킬 수 있는 65~80℃로 가열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이 고기 조리의 최대 포인트라고 이야기한다. 엄밀히 말하면 고기는 식중독 예방 차원에서 75℃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할 것을 권유하고 있으므로 65~75℃로 가열을 끝내면 안 되지만, 중요한 것은 8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앞으로 고기 조리를 할 때 적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해야겠다.
해산물편에서는 생선 고르는 법이 가장 먼저 소개되고 있다. 토막 생선인 경우의 체크 포인트는 첫째, 혈압육(일본어로는 '치아이'라고 하며 가다랑어, 방어 따위의 생선 살의 거무스름한 부분을 말함)이 붉은 빛을 띠고 선명할 것. 둘째, 몸에 탱탱한 느낌(생기, 탄력)이 돌 것. 셋째, 드립이 나와 있지 않을 것. 통 생선의 경우 체크 포인트는 첫째, 껍질에 광택이 있을 것. 둘째, 배가 팽팽할 것. 셋째, 전체적으로 살집이 있을 것. 넷째, 눈이 투명할 것(신선도가 떨어지면 하얗게 탁해지므로 그런 것은 피할 것)
회는 껍질이 붙어 있는 게 맛있다. 그래서 뜨거운 물을 붓는다. 회를 맛있게 먹으려면 써는 방법이 중요하다. 살이 부드러운 참치, 가다랑어 등은 두껍게 썬다. 살이 단단한 도미, 복어, 넙치 등과 신선하고 살이 탱글탱글한 생선은 얇게 썬다. 그리고 '잘 드는 칼'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회는 면도칼로 자르듯 깔끔하게 잘린 단면이 맛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쌀 편에서는 생쌀과 밥을 다루는 방법에 관해 소개하고 있다. 쌀을 씻는 방법은 첫째, 볼에 쌀을 넣고 물을 가득 담아 휘젓는다. 둘째, 물을 버리고 한 번 더 물을 가득 부어 누운 8자를 그리듯이 여러 차례 휘저어주고 물을 2~3회 바꿔가며 이를 반복한다. 쌀을 씻고 난 후의 물은 거의 투명하지만 완전히 투명하지는 않고 약간 탁한 백색인데, 이 정도면 된다. 밥을 지을 때 물의 양은 물에 불린 쌀의 90%. 쌀과 같은 양도 좋지만, 조금 적게 잡는 것이 맛있게 밥을 짓는 비결이라고 한다. 앞으로 밥을 지을 때 참고해야겠다.
조미료·육수 재료 편에서는 설탕, 소금, 식초, 간장, 된장을 소개하고 있다. 설탕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당도는 전부 같다. 가장 달게 느껴지는 것은 흑설탕이고 가장 산뜻한 것은 얼음설탕이다. 단맛이 강한 조림 요리는 설탕이 뭉치지 않도록 조린다. 소금은 천일염과 정제염에 우열은 없고, 용도에 따라 알맞게 사용한다. 식초는 상온에서 보관하고 사용하기 편한 것은 향이 너무 강하지 않은 곡물 식초다. 간장은 진간장이 감칠맛이 강하며, 재료의 색을 살리는 것은 국간장이다. 간장의 좋은 향을 살리려면 나중에 넣는 것이 좋다. 된장의 종류는 너무 많아서 무엇을 사야할 지 망설이게 되는데 저자는 신슈미소의 거친 된장(대두의 알갱이가 남아 있는 된장)을 추천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최근에 집에서 요리를 해본 적이 별로 없는데, 다양한 식재료의 특징을 잘 살려서 맛있는 요리를 직접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반 요리책에서는 어떻게 요리를 하면 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중심인데 이 책은 식재료의 특징을 소개하면서 해당 식재료를 사용하여 할 수 있는 요리까지 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일거양득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식재료의 특징을 제대로 알고 요리를 한다면 훨씬 더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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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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