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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영화 없는 날
글쓴이
김수진 외 2명
서해문집
평균
별점9.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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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면 공감하기 힘든 적이 자주 있었다. 알탕영화들이 유행할 때, 그때의 나는 '진짜 다들 재밌다고 보는걸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저렇게 잔인하고 폭력적인데, 영화 속 피해자가 고통스러워하는데 어떻게 흥행하지? 범죄자를 영웅화하고 가해자를 정당화하고, 불필요하게 여성의 몸을 성적대상화하는 것들이 너무 당연해서 이상하고 불쾌했다.



 



그런 알탕영화들이 점점 시들해질때, 나는 무료한 시간을 때우고자 영화관을 찾기 시작했다. 예매율이 높은 작품이 아니라, 내 신경에 거슬리지않고 편히 볼 수 있는 영화를 찾았다. 그런 영화들의 공통점은 소수자, 약자의 삶을 그려낸다는 점이었다. 일부러 '여성 영화'라는 키워드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했고, 거기서 추천하는 영화들을 보았다. 여성 영화들을 소개해주는 '볼 영화 없는 날'은 나같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책에도 소개된 작품 중 이미 본 것도 있었는데, 미처 알지 못했던 점들도 새로 깨닫고 이전의 기억들도 다시 소환할 수 있었다.



 



"영희의 짝은 철수고, 미니 마우스의 짝은 미키 마우스이듯이, 그녀의 짝은 그여야 하는 세상입니다."



'윤희에게'는 김희애라는 대배우가 연기를 했었고, 겨울을 배경으로 한 색감이 아름다운 영화라 그런지 인상에 꽤 남는 영화였다. 이혼해서 딸을 키우는 윤희는 딸과 함께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 첫사랑인 그녀를 다시 만난다. TV 정극연기를 보다가, 퀴어 장르 속 '윤희'를 연기하는 김희애의 모습은 매우 생소했지만 너무 찰떡같았다. 퀴어 장르라는 말 자체도 참 아이러니하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데 퀴어하다니. 책에서는 '윤희에게'를 통해 '용기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이야기하는데,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참 제약이 많은 현실이다. 퀴어한 연애라면 누군가에게 애인의 존재를 자유롭게 알리는 것이 어렵고, 그만큼 본인을 숨기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는 사람들이 있어, '용기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으로 점점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이 더 스스로를 존중하고 인정하기를 응원한다.



 



"차별이 합리적으로 보이는 사회에서 차별받는 사람의 입장을 대변하는 건 언제나 반대에 부딪히기 쉽습니다."



여성혐오에 부딪힐 때마다, 윗 세대 여성들의 삶은 어땠을까하고 궁금했다. 물론 가부장제를 내재화해, 가해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인물을 알고 싶었다. 긴즈버그 전 대법관과 김복동 인권운동가가 그 답이 될 것 같다. 너무나 다른 위치에 있었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해 차별을 견뎌내고 싸웠다. 긴즈버그 전 대법관은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러 한계에 부딪혔다.이를 극복해 존경받는 대법관이자, 성차별을 완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김복동 인권운동가는 위안부 피해자이지만, 이를 숨기려하고 비난하던 사람들의 시선을 이겨내고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와 인정을 받기 위해 힘쓰셨다. 크나큰 반대에 맞선,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을 하신 분들이다. 전례가 없는 일들을 개척해나가는 것들은 매우 힘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분들을 본받아, 나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게 된다면 망설이지 않고 시도해보고 노력해보고 싶다.



 



"함께 오르지 않으면 정상에 못 올라가"



NASA를 떠올리면, 뭔가 효율적이고 똑똑한 인재들의 집합체라는 느낌이 드는데 여기도 문제가 존재했다. 책에 따르면 유색인종 여성들은 동료보다 뛰어나더라도 그보다 못한 대우를 받았다. 그들 또한 계속되는 차별과 거부에, 스스로의 가치를 그렇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다행히도 주변에 여러 조력자와 동료가 존재했고, 그들은 함께 정상에 올라가게 된다. 여성 연대의 필요성을 일컫어 주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유난히 여성 연대가 희미하다. 그말인 즉슨 조직에서 여성의 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고용형태, 직무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해 연대를 갖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나는 주변에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어, 조금씩 더 힘을 내서 정상에 올라가는 1인이라고 여기고 있다. 다시금 그들에게 감사함을 느꼈고, 내일은 영화를 다운받아서 좀 위로를 받고 싶다.



 



 



여러 여성영화들이 넷플릭스 계정에 찜한 콘텐츠로 남아있는데, 이번 책을 통해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경식의 영화소개처럼 책을 통한 약간의 스포(?)가 더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들었다. 만약 주류 영화가 불편했다면, 나는 영화와 맞지 않다고 여겼다면 이 책을 통해 취향저격인 영화들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책에 쓰인 글귀처럼 '뒤늦게라도 열린 태도는 끝끝내 닫힌 태도보다 훌륭한 법'처럼 열린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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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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