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 년이라고 불리는 지구의 나이에 대비해 보자면 인간의 평균 수명을 80세로 가정했을 때 겨우 4000주의 시간을 살아간다고 한다. 길면 길고 짧으면 한없이 짧은 인간의 생명이 4000주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작가는 급 초조해졌다고 한다.
우리의 시간은 거대한 무언가에 따지면 찰나에 지나지 않는 시간인데 반해 인간은 이 '시간'에 얼마나 많이 얽매여 살고 있는지, 혹은 시간 관리라는 명목으로 인생의 전부로 보며 살고 있는지를 알아보게 되었다고 하여 주목하게 되었다.

에드워드 홀이란 사람은 우리의 삶을 컨베이어 벨트 위의 시간 상자로 표현하며, 1시간, 1주일, 1년이라는 시간을 상자의 내용물로 눌러 담으려 한다고 보고, 그것에 알맞은 삶을 살았을 경우에 비로소 스스로의 가치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알게 되었고, 현대의 사람들은 이런 정해진 기계 같은 삶을 당연하게 여기고 살고 있는 반면, 중세 사람들은 이런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그 시대의 사람들은 시간이란 개념을 중시하기보다 해가 뜨고 지는 것에 맞춰 살아가는 삶을 살았으며, 시간이나 목표에 쫓기거나 더 앞서가려고 일을 더 하는 삶은 꿈도 꾸지 않았다고 한다. 과거와 비교해보면 현대의 삶은 지독하게도 과제 지향적 삶으로 보이며 (과거의 사람들과) 비교하니 여실하게 우리의 본 모습을 돌아 볼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소비되는 자원으로써의 시간이나, 체크리스트로 만든 스케줄 박스에 줄그어가며 생산성을 높이는 일에 혈안이 되었던 모습들이 자기관리라고 생각했던 모습들과 목표에 실패할까 봐 불안에 떨던 모습들, 시간을 지배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욕심에 대해 다시금 날카롭게 바라보는 모습들도 굉장히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효율성의 증대를 위한 우리들의 강박적인 모습들과, 편리함을 목표로 모든 사업이 시간을 빨리 잡아먹는 방식으로 변화해버린 모습들을 뒤돌아보며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우리에게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에 대한 조언들도 기억에 남는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4000주를 알뜰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이 책에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미루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라든지, 우리가 생각하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이 정말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도록 설득한다든지, 미래의 통제 불가능성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도록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들, 재충전 혹은 자기개발의 전제가 아닌 진정한 자신을 위한 휴식에 대한 조언 등으로 우리를 설득하고 있었다.

짧기만 한 시간을 알뜰하게 살아가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노하우가 만연한 세상에서, 짧은 시간을 자신만을 위해 노력하며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한 건 이 책이 처음이 아닐까 싶었다. 시간을 통제하는 것이 인간의 목표가 아니라는 것과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에 흘러가듯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해주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