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사진
ssypjw
  1. 기본 카테고리

이미지

도서명 표기
어둠이 걷힌 자리엔
글쓴이
젤리빈 저
흐름출판
평균
별점9.8 (35)
ssypjw

책이라곤 만화나 가끔 읽던 내가 책이라는 걸 좀 읽기 시작한 요즘, 나도 정확히 알지 못했던 '나의 취향'이라는 것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공포 스릴러 다큐 종교 경제는 싫어하고 추리 로맨스 사극은 좋아한다 정도였지 뿐, 보는 것마다 장르를 따져가며 보지도 않았고 기피하는 것 외에는 적당히 호불호없이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랬는데 도서리뷰를 쓰기 시작하고 이 책은 어떤 장르일까 하나하나 생각하다보니 내가 그동안 챙겨봤던 만화, 드라마, 영화들이 특정 장르에 편중되어 있고 그 장르를 지칭하는 단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전엔 이름따위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깨달은 내 취향이라는 것이 '기담만화'였다 일본만화 <백귀야행>,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나츠메 우인장> 등이 이에 속하는데 사연많은 귀신, 유령, 도깨비 종류가 나온다(귀신이나 악령이 나오는 공포물과는 완전 결이 다르다) 어떤 장르인지 모르겠다면 드라마 <호텔 델루나>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아무래도 인간보다 긴 시간을 기다려왔다는 것과, 이승을 떠나지 못하거나 어딘가에 깃들 수밖에 없는 구구절절한 사연을 가졌다는 것 때문인지 짧은 이야기에도 아련하고 애틋하고 슬픈 감정이 잘 표현된다

내 최애는 <나츠메 우인장>인데 따뜻한 느낌에 요괴들의 기다림, 이별에 대한 아련함이 더해져 매 에피소드마다 눈물샘 대개방.. 몇 번을 봐도 마찬가지다

<어둠이 걷힌 자리엔>도 아련함과 따뜻함이 있는 내가 딱 좋아하는, 내 취향 장르 기담만화에 속한다(거기다 배경이 경성이야..) 기담'만화'에 속한다는 건 이 소설 원작이 웹툰이기 때문인데 굳이 비교하자면 웹툰이 귀신들의 분노장면을 눈으로 볼 수 있어 좀더 시끄럽고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정도랄까..



 





 



홍우림 작가를 만난 건 카카오 웹툰 <묘진전>에서였다 필명은 젤리빈, 이야기며 시대는 역시 내 취향이었고 <어둠이 걷힌 자리엔>이 나왔을 때도 '한국풍 기담만화' 너무 좋다며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님 재주도 많지, 그림으로 그려냈던 걸 글로 풀어내는 게 쉽지 않을텐데 그걸 또 해내다니.. 웹툰으로도 재미있게 봤지만 소설로도 부족함이 없는 걸보니 글을 원래 잘 쓰시나보다

인간이 아닌 무언가를 볼 수 있는 주인장(혹은 점원)이 있고, 무언가가 깃든 물건이나 인간이 아닌 사연많은 자들이 골동품점으로 찾아온다는 것만 보면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 다른점은, 에피소드마다 그저 요물들의 사연을 늘어놓고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어둠이 걷힌 자리엔>의 모든 에피소드와 오월중개소의 점원이자 이 소설의 주인공인 두겸은 옳고 바르고 정의로운 방향으로, 인간으로서 지켜야할 도리를 지켜나가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골동품점 오월중개소에서 일하는 두겸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다 그래서 물건에 깃든 힘을 알아보기도 하고,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사건을 해결해달라고 오월중개소를 찾아오곤 한다

두겸도 태어날 때부터 이세계의 것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린시절 마을사람들이 괴물이 있다는 우물에 던져넣기 전까진 평범한 아이였다 오래전부터 귀신 잡아먹는 우물이라는 소문이 있던 그 우물은 마을의 온갖 추한 것들은 모두 던져넣어졌다 

두겸도 그랬다 발작을 일으킨 두겸을 귀신이 들렸다며 우물에 버렸다 우물에 떨어지며 우물 속에 있던 괴물의 봉인을 풀게 된 두겸은 괴물에게 잡아먹힌 게 아니라 오히려 새 생명과 신비한 능력을 얻게 되었다

괴물은 사실 신성한 뱀 영물로, 마을 사람들을 위해 우물을 만든 비구니의 부탁으로 마을의 부정한 것들을 해결해주기로 한 것이었는데 인간들이 약속을 어기면서 그곳에 오랜동안 붙잡혀 오염돼 괴물이 된 것이었다 그의 이름은 치조



 





 



그분을 언젠가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기를.. 바라던 두겸 앞에 어느날 연약한 인간의 모습을 한 치조가 상처입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대단한 치조님이 이런 모습이 된 건 자신에게 묻은 더러움을 털어내려 벼락을 맞았더니 몸이 산산조각 났다는 것이었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어째야하나 생각할때 두겸에겐 고맙게도 다정했던 어린 두겸이 떠올랐다는 것이고..

두겸이 그의 방문을 얼마나 반가워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치조는 몸이 조금 회복되는 동안만 잠시 두겸 곁에 머무르기로 한다 같이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고..



 





 



집안을 말아먹을 거라고 성별까지 바꿔가며 숨어살아야 했던 고오, 동네망나니를 저주했다가 후회하는 은자, 보살님들께 보답하고자 부처를 해치운 담비 동자, 다정한 인간을 사랑하게 된 깊은 산골 샘, 사냥꾼 마을의 절대금기를 깬 사냥꾼 어정..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가, 그들이 남긴 마음이 예쁘고 따뜻하고 애틋하고 쓸쓸하고 아프고.. 사건을 해결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방법에서 작가가 얼마나 바르고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인지 생각하게 된다

<어둠이 걷힌 자리엔>에서도 기다리고 잊혀지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다룬다 

누군가 믿는 사람이 있어 존재했던 작은 신들, 경외와 존중으로 힘을 가졌던 자연의 모든 존재들은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믿음과 생각하는 방식이 변하면서, 그들의 존재는 부정당하고 서서히 잊혀지고 조용히 사라져간다(터줏신이나 조왕신 등 가택신들이 우리 가정에서 잊혀져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을 듯)

뭔가 생각만해도 쓸쓸하고 서글픈데, 치조는 이런 부분에선 힘을 잃지는 않았지만 담비 동자의 말과 다시 돌아간 고향에서 만난 인간이 한 말을 듣고 변해가는 시대에 적응하며 살아남는 것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긴 한다 치조에겐 아직 먼 얘기겠지..



 



존경인지 사랑인지 알 수 없지만 깊어가는 두겸의 마음, 인간의 마음은 이해할 수 없지만 어쩐지 두겸이 신경쓰이고 걱정되는 치조 

두겸이 치조 생각하는 거 보면 마음이 저릿하고, 치조는 천진난만 아무것도 몰라서 너무 귀여워..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시간이 지나 마음이 변해 떠난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으니 두겸이 늙어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더라도 치조는 두겸을 어린아이 보듯 사랑스러워하겠지? 

두겸치조 커플, 이제야 진짜 알콩달콩 할 수 있게 됐는데 이대론 못보내.. ㅠㅠ 둘이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다

두겸이 두번째로 새 생명 얻으며 새로운 능력도 얻었으니 치조를 파트너로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가 이어져도 좋겠죠, 작가님? 정말 이대로 완결은 아닌거죠? 2권, 3권 존버하면 되나요..? 



 





*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ssypjw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4.28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4.2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5.4.28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4.2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5.4.19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4.19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01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8
    좋아요
    댓글
    60
    작성일
    2025.5.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18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