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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2.3.29
더 잘하고 싶어서, 더 잘 살고 싶어서
- 글쓴이
- 양경민 저
빅피시
책을 펼치면 먼저 저자 소개란을 꼼꼼히 읽는 편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는지, 어떤 공부를 했고 어떤 삶을 살다 갔는지 동시대 분이라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 분인지 읽어보고 책의 내용을 짐작한 후 접근한다. 세상에 책은 넘치도록 많다. 당연히 시간과 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검증된 작가의 책을 찾아 읽는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또한 나의 편견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 나름 고루고루 여러 분야의 책을 읽는다고 자부해 왔지만 사실은 책 내용에 앞서 저자의 프로필에 선입견을 가지고 본 것이다.
이 책은 저자 소개란에 작가의 프로필이 없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 30대 남자라는 점만 알 수 있다.)
검색해보니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로 활동하는 분인데 거기서도 자세한 프로필을 찾을 수는 없었다. 유튜브 영상 몇 개를 찾아보았다. 구독자 수 18만명. 요즘 아이들이 선망한다는 소위 성공한 유투버이다.
오늘 하루 힘들었던 세상의 갑남을녀에게 조근 조근 위로와 격려를 주는 말이 가득했다. ‘괜찮아요.’, ‘당신, 아주 잘하고 있어요.’같은 작은 칭찬과 위로에 다들 그토록 목말랐던가. 나만 뒤처진다고 조바심내고 살았는데 ‘너도 그랬구나.’하는 마음이 들면서 수많은 내 편이 생기는 기분이었다.
책을 펴 보았다. 짧고 단정한 문장들의 모음..... 처음엔 언뜻 시집인가 싶었다. 읽다 보니 줄 바뀜, 단락 바뀜이 긴 쉼표처럼 느껴졌다. 꽉 찬 문자의 바다에 질리지 말고 쉬엄쉬엄 읽어가라는 저자의 배려 같다. 마치 버들잎을 띄운 물바가지 같은 느낌이랄까.
책에는 그간 유튜브를 통해 했던 말들을 정리해 놓았다. 영상 전부를 다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 그때그때 필요한 조언을 찾을 수 있도록 친절하게 목차로 정리해놓았다. 어떤 분이길래 이렇게 좋은 글을 남겨 위로를 주시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프로필이 없으니 저자가 가진 배경보다 글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간 글 자체가 좋아서 좋은 책이라고 여겨기기 보다 저자의 배경에 경외심을 가지고 볼 때도 있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좋은 문장이 많았지만 유난히 내 마음을 끌었던 부분은 ‘내가 책을 읽는 진짜 이유’ 라는 장이다.
내가
책을 읽는
진짜 이유
정신적으로 힘들 때면, 항상 서점에 간다.
그곳에 가면 나와 같은 심정을 가진 사람들이
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글들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외로움이 사라지며
나도 모르게 아주 큰 위로를 받게 된다.
어쩌면 단순하지만 진정성 있는 이런 공감들이
책이 가진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살면서 공감보다 더 강한 위로는 없으니까.
책 한 권의 내용이 통째로 다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책 속의 단 한 문장 또는 단 한 페이지가
나에게 큰 영감을 주고 깊이 공감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책이라는 것을
구매하게 되었고 우연히 만난 그 책 한 권으로
지금까지 이렇게 책 냄새를 좋아하며 살아가고 있다.
책이 주는 힘은 아주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책이 좋을 수는 없겠지만 한 가지 확신하는 건
분명 자신한테 맞는 책이 어디엔가 꼭 존재한다는 거다.
그 안의 한 문장이, 한 페이지의 글귀가
당신의 인생을 뒤바꿔놓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시간이 흘러 당신이
또 다른 사람의 인생을 구할 수도 있다.
이것이 내가 책을 읽는 진짜 이유이다.
본문 p. 208~209
위로와 공감이라는 주제로 유튜브를 운영하는 분답다. ‘나도 그래.’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와 다른 점도 보였다.
책을 읽는 이유..... 나는 왜 책을 읽을까.
알고자 하는 마음,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인간의 본성이라면 나는 상당히 본성에 충실한 편이다. 이 세상은 어떻게 생겼으며 사람들이 오늘 이렇게 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너와 내가 다른 이유는 무엇인지, 100년 전의 세상과 지금의 세상은 왜 다른 건지..... 사람을 보는 눈,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고 싶었다. 물론 그런 거대한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이루어질 수 없겠지만 책을 읽다보면 10년 전의 나와 작년의 나, 그리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남의 눈에는 늘 같은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책 한 권을 읽기 전과 다 읽은 후의 나는 비록 간접 경험일망정 경험치가 다르다. 그런 경험들이 울림이 되고 울림은 다시 희미한 자국으로 남고, 시간이 흘러 흘러 나에게 어떤 뚜렷한 흔적을 남겨주길 기대한다.
저자는 ‘책 한 권의 내용이 통째로 다 좋을 수는 없다.’ 고 했다. 하지만
내 생각엔 아무 것도 얻을게 없는 책은 없는 것 같다. 이 책도 그렇다. 얼굴도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던가. 나보다 한참 어린 연배지만 삶을 대하고 사람을 대하는 진실한 태도에서 많이 배우고 간다.
‘Yes 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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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