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자세: 행운을 부르는 법』 

줄리아 월튼(지음)/ 양철북(펴냄)

이 작가님을 기억하고 있다. 줄리아 월튼 작가의 전작 『화장실 벽에 쓴 낙서』를 통해... '조현병' 청소년의 삶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다룬 작품이었다. 책을 읽은 날 나의 리뷰를 보면 '삶이 뜻하는 방향대로 나아가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주인공 애덤에게서 오히려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썼다. 

청소년 소설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이 분야 창작이 동화나 성인소설 못지않게 힘들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미 지나온 청소년기를 잘 아는 것 같지만 또 한편으로 전혀 낯선 것이 되고 만다. 줄리아 월튼 작가님은 이번 작품의 주인공 역시 예사롭지 않다. 불안장애에 공황장애까지 겪고 있는 주인공 레오. 

작가님은 왜 이렇게 매번 남들이 회피하는 어려운 소재를 다룰까? 작가 후기에 보면 본인이 불면증과 수면장애를 겪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꼭 써주어야 할 소설이지만 다들 꺼려 할지도 모르는 소재를 다룬 저자님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화장실 벽에 쓴 낙서』의 주인공 애덤처럼 혹은 이 책의 주인공 레오와 같은 상황을 겪는 청소년들이 너무나 많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고 알고 있다. 

자신의 불안을 깊이 들여다보고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으로서 글을 쓴 저자. 불안증, 공황장애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나 역시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욜 아침이면 늘 악몽을 꾸곤 한다. 교실을 찾지 못하는 꿈, 시험날인데 지각하는 꿈 등등 주로 학교와 관련된 꿈이다. 그런 날 아침이면 불안에 떠는 나를 들여다보고 다독이려고 노력한다. '괜찮아,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불안해하는 것만큼 막상 해보면 어렵지 않아.'라고...

레오의 불안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 유방암 발병으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엄마,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그리스에서 오신 할머니, 그리고 그리스 영사관 통역사인 아빠, 결국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신 후 남겨진 레오. 그리고 레오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주변 인물들 그리스계 소녀 이비 파로스, 짓궂은 친구 드레이크 등

불안을 없애기 위해 뜨개질을 하는 레오, 그런 아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빠는 남자다움을 강조하는 전투 호신술 수업에 등록시킨다. 레오는 아빠 몰래 호신술 수업 대신 '핫 요가 지도자 과정' 수업으로 바꾼다. 그냥 요가도 아닌 핫 요가아니^^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 충분히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성찰할 줄 안다. 불안증을 내세워 관심을 얻고 결핍을 채우려 하지만은 않았다. 아빠가 원하는 스타일의 진짜 사나이는 아니더라도 레오는 자신만의 세계로 걸어들어갈 것이다. 조금은 엉뚱해도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헌팅턴 비치에 살고 계신다는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곧 번역되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덧. 아직 죽음을 겪어본 적은 없지만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에게 이 문장에 혹시 용기가 될 수 있을까? 「죽음은 단지 정지입니다」라는 책 속 한 문장....

「영혼을 울리는 북소리」라는 뜻의 '양철북'의 신간.. 양철북은 항상 어둠 속에서 울린다. 내일은 더 밝아지기 위해서....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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