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읽은 책 서평

타자치는다람쥐
- 작성일
- 2022.4.28
컬러의 시간
- 글쓴이
- 제임스 폭스 저
윌북(willbook)
제목: 컬러의 시간
지은이: 제임스 폭스 / 옮긴이: 강경이
펴낸 곳: 윌북
삶을 아름답고 다채롭게 물들이는 색. 그 컬러에 늘 따스한 애정을 갖고 관련 서적을 선보이는 윌북 출판사에서 이번에도 멋진 신간을 출간했다. 《컬러의 말》, 《컬러의 힘》, 《컬러의 일》에 이은 윌북 컬러 시리즈 4번째 주인공은 《컬러의 시간》! BBC 예술 다큐멘터리 진행자이자 케임브리지대 미술사학자인 제임스 폭스가 세상을 구성하는 일곱 가지 색에 주목하며 그 정체를 역사, 과학, 언어, 심리학 등 다채로운 관점으로 파헤친다. 검정, 빨강, 노랑, 파랑, 하양, 보라, 초록. 보편적이면서도 고유한 특징을 지닌 컬러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하다. 상식처럼 자리 잡은 진부한 색채론을 예상한다면 이 책에서 확장하는 컬러의 방대한 영역과 그 깊이에 놀라게 될 거다. 아름다운 명화에 버금가는 황홀한 색채의 향연, 그 특별한 색섞기 속에서 인류의 예술과 삶, 그리고 놀라운 역사의 순간들을 살펴보자.
총천연색의 삽화와 컬러로 쓴 대서사시에 마음을 뺏기다!
책을 펼치는 순간 반들반들한 아트지 혹은 스노우지에 인쇄된 고화질 삽화가 20장 넘게 이어진다. 그저 감상을 위한 자료인가 했더니, 본문에 들어서자 앞서 만난 작품에 관한 설명으로 각 컬러 이야기의 시작을 연다. 서론에서 언급한 작품은 '일곱 초상의 방을 소개받는 바흐람 구르'. 어느 날 궁전에서 처음 보는 방에 들어선 젊은 페르시아 왕자 바흐람 구르는 앞으로 얻게 될 아름다운 일곱 명의 아내와 고귀한 통치자가 된 자신의 미래를 담은 초상화를 보게 된다. 약속된 여인들을 찾아 별채 일곱 채를 지어, 별채마다 각 아내의 고향과 요일, 행성, 색깔을 하나씩 골라 상징으로 삼았다. 각자 자신을 표현하는 색이 있던 신부 중 왕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인은 페르시아 공주였다. 순수한 하양. 천일야화처럼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이야기를 읽고 나면, 컬러에 얽힌 더 놀라운 세계가 펼쳐진다. 본래 의미가 없었지만, 그 색을 보고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 의미를 갖게 된 색. 검정은 색일까? 아니면 빛의 결핍일까? 정치적 혁명을 뜻하는 빨강, 유럽인들에게 비천함을 뜻한 노랑, 영혼에 가장 내밀하게 접근하는 천상의 색인 파랑, 순수하지만 알고 보면 그 어느 색보다 인간의 이기심과 공포가 서려 있는 하양, 가장 변덕스러운 색의 카멜레온 보라, 낙원의 상징이었던 초록.
인류사에 짙게 깔린 색에 관한 열망과 그 특별한 의미를 알려주는 책!
태초에 세상은 어떤 색이었을까? 검거나 혹은 하얀 무(無)의 상태로 찰흙처럼 엉겨있었을지 모른다. 전지전능한 존재가 하나씩 색을 불어 넣었거나 아니면 원래부터 그렇게 존재했고 발전해 나갔을 컬러의 세계. 인류는 인지능력을 갖추자, 삶의 의미를 부여할 언어, 의례, 신화, 종교, 예술 등 다양한 관습을 만들어냈다. 그 행위에서 색은 시공간을 초월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처음엔 몇 가지 원색만을 손에 넣을 수 있었지만, 차츰 신비롭고 영롱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수많은 색을 찾아내며 인류의 역사는 한층 무르익었다. 이 책은 색에 관한 이야기이면서도 인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담은 역사이자 우리 자신에 관한 탐구서다.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컬러의 향연 속에서 우리의 발자취를 되짚고 존재를 정의하는 의미 있는 여정. 나의 팔레트에 어떤 색을 담아 세상을 그려낼지 행복한 상상을 펼치며 컬러가 속삭이는 이야기에 귀 기울인 즐거운 시간이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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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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