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서평

책숲
- 작성일
- 2022.5.5
읽는 사이
- 글쓴이
- 구달 외 1명
제철소
읽는 사이라... 그냥 친구 사이도 아니고 책을 두고 서로 친분을 이어가는 사이라.... 혼자 책 읽기도 쉽지 않는데 서로 책을 주고 받으며 읽고 난 소감을 나누는 사이라서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책 읽는 취향이 다른데 어떻게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나름 서로 존중하고 신뢰가 베이스에 깔려 있기에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출판사에서 함께 근무한 적이 있던 사이라서 책으로 안부를 묻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었던 것 같다. 같은 직장에서 근무한다고 해서 이런 방식으로 교류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오히려 같은 직장에 근무하면서 더 교류가 적은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 같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니까 근무지 밖에서는 될 수 있는 한 만나지 않는게 편한 것이 직장인들의 공통된 마음이 아닐까. 나만 그런가.
아뭏튼 책을 교환하고 이메일로 감상평을 주고 받는다는 게 참 신선하다. 이런 교류는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닌 것 같다. 의지가 필요하고 용기가 필요하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겠다는 집념이 필요하다. 먼저 말을 건넨 사람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시간의 우선순위를 책 읽는 데 두어야 할 것이고 책 친구의 읽는 취향에 맞지 않더라도 이 책 읽어보라고 권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자신만의 책 깊이가 쌓여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 친구로 교류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책을 읽는 레벨이 어중간하게 비슷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책 친구를 만나는 것조차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저자들이 어떤 책을 주고 받았는지 궁금했다. 역시 저자들 모두 내공이 깊었다. 한 분은 도끼형(러시아의 문호 도스도예프스키) 찐팬이었고 한 분은 하루키(일본의 문호)의 광팬이셨다. 근데 서로 교환한 책은 이들 책보다는 서로의 생활 관심사에 염두한 책들이었다. 비건, 차별, 여행, 천문학, 동물 등. 특히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이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쓴 다른 저자의 책들을 교환하며 자신의 생활을 서로 공개하는 모습에서는 책의 리뷰를 교환한다는 느낌보다는 서로의 삶을 공개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며칠 전 나도 함께 근무하는 선생님에게 책을 읽고 난 리뷰를 공유한 적이 있다. 시발점은 교감으로 그분의 작은 불편함을 미리 알아주지 못한 점에 대한 미안함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마침 신기하게도 안성맞춤인 책을 발견해서 읽었던터라 바로 책을 읽고 리뷰를 전달했었다. 다행히 잠깐 짬을 내어 차를 마시다가 이런 책을 읽어보았는데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났다, 한 번 공유해 드리고 싶다 등으로 운을 먼저 띄웠고 카톡을 통해 링크를 전달했다. 잠시 뒤 내가 쓴 리뷰를 읽고 교감선생님의 마음을 잘 느꼈다며 고마움을 글로 전해왔다. 울컥했다는 글을 읽고 내 마음도 따뜻해졌다. 책으로 소통하는 것이 백마디 말보다도 효력이 있음을 경험했다. <읽는 사이>의 두 저자도 책 교환으로 서로 마음을 나누지 않았을까 싶다. 팬데믹 시대를 지나오면서 서로 간의 관계가 단절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서로의 마음을 책으로 전할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다니 참 대단하신 분들이다!
언젠가 나도 직장 안에서 책 친구를 만들어 책 교환 일기를 나눌 수 있는 때가 오겠지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이성은 안 된다.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말이다. 남자끼리 책으로 생각과 마음을 나눌 수 있을까. 갑자기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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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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