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키치
- 작성일
- 2022.5.13
우리 직업은 미래형이라서요
- 글쓴이
- 박초롱 저
이음
프리랜서 팟캐스트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를 진행하고, 최근에는 산문집 <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를 출간한 박초롱(a.k.a 정만춘) 작가의 책이다. 신간을 읽으려다, 몇 년 전 박초롱 작가의 책을 사놓고 여태 읽지 않은 게 생각나서 부랴부랴 꺼내 읽었다. 책에는 프리랜서 글 노동자로 살면서 겪은 애환과 프리랜서 동료들과 나누고 싶은 경험이 담겨 있다. 업무 방식에 대한 조언부터 지갑 관리 방법, 계약할 때 유의할 점, 노브랜드 탈출법, 번아웃 관리법 등 다양한 팁이 나온다.
저자는 서울에 사는 삼십 대 중반의 비혼 여성 프리랜서다. 독립 잡자 <딴짓>과 단행본을 만드는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클라이언트의 주문에 맞춰 다양한 글을 납품하기도 한다. 프리랜서가 되기 전에는 대기업에서 일했다. 연봉도 괜찮고 사람들이 알아주는 직장에 다닌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남초인 직장 내에서 얼마나 인정받고 어디까지 승진할 수 있을지 불안했고, 군대를 방불케 하는 사내 분위기가 답답했다.
결국 퇴사를 선택, 프리랜서가 되었지만 이 또한 만만찮은 길이었다. 성별과 연령에 대한 편견은 프리랜서 세계에도 있고, 조직이 아니라 개인이기 때문에 편견 앞에서 더 취약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프리랜서인 것은, 프리랜서가 누리는 장점이 단점보다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로서 느끼는 장점은 늘리고 단점은 줄이려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조언은 '직업을 묻는데 프리랜서로 답하는 건 어쩌면 엉뚱한 일'이라는 것이다. 프리랜서는 노동 형태이지 직업이 아니다. 예를 들어 번역 일을 하는 프리랜서라면 아무리 수입이 적어도 자신을 번역가라고 생각해야지 프리랜서로만 생각해선 안 된다. 프리랜서니까, 수입이 적고 고용이 불안하니까 돈 되는 일이라면 아무거나 하다 보면 직업인으로서 정체성이 흔들리게 되고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손해다.
이는 프리랜서가 아닌 직장인에게도 적용 가능한 조언이다. 직업을 묻는데 어느 회사에 다닌다고 답하는 건 어쩌면 엉뚱한 일이다. 스스로를 '어느 회사에 다니는 누구'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회사에서 담당하는 업무에 근거해, 예를 들면 마케터,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으로 답하는 편이 자신이 하는 일을 보다 명확히 알릴 수 있고 장기적으로 커리어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