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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2.6.2
브라운 신부의 순진
- 글쓴이
-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 저
열린책들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를 통해 체스터턴의 글을 접했다. 이어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브라운 신부의 순진>을 찾아 읽게 되었다. 단편집이었다는 건 책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두 권 모두 구입 했으면 살짝 맨붕 올 뻔 했다. 바벨에는 다섯 편이 실려있고..<브라운 신부의 순진>에는 12편이 실려있다. '이상한 발소리' 는 '괴상한 발소리'로 번역의 온도차가 있었고,그 밖에 '아폴로의 눈' 과 '이즈리얼 가우의 명예' 가 공통적으로 실려 있었다. 보르헤스 선생께서 극찬한 '계시록의 세 기병'은 실려 있지 않았지만,'부러진 검의 의미' 도 그에 버금가는 역설의 맛이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푸른 십자가>..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범인을 추적하는 방법에 대한 지점이었다. 흥미로운 지점은 아주 심플한 것 같으면서..묵직했다는 사실.그래서 비단 추리 뿐만 아니라 다른 상황에서도 충분히 대입해 보아도 멋진 교훈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상대가 무얼 하는지 안다면 그 앞을 막아 서면 되지.그러나 무얼 할지 추측만 할 수 있다면 뒤따라가야 하네(..)그래야 상대가 보는 것을 볼 수 있고 상대가 하는 행동을 할 수 있거든"/18쪽 어느 순간 범인이 추격당하고 있음을 눈치(?) 챌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열심히 뒤따(?) 간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결과 보다 과정에서 흥미를 발견한 이야기였다. 보여지는 것 너머의 무언가를 상상하게 하는 건 비단 문학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텐데..특히 추리장르에서는 더더욱 숨어 있을 의미를 잘 찾아야 한다. 너무 범인이 아닐것 같은 사람과,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은 특히 중요하게 지켜봐야 한다. '비밀의 정원' 에서도 범인은 너무 의외의 인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결과적으로 정말 그런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누구나 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읽게 된다면 범인은 의외로 쉽게 찾을수 있다. 조연들에 대한 묘사가 소란스러울수록..속임수는 바로 그 지점을 파고 들기 때문에.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조금은 평범하게 느껴진 '날아다니는 별들' 에서는 한때 어둠의 세계에 있었던 플랑보의 변신이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조금은 뻔해 보이는 교훈조차 뻔하게 보이지 않게 하는 앤딩 부분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보이지 않는 사람'은 장르문학이란 느낌보다 문학적인 향기가 더 진하게 느껴진점이 흥미로웠다. 다만 브라운 신부의 놀라운 능력은 너무 놀라워서 오히려 감동하기에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범죄자의 고백을 이야기한 잘못된 모양..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자기용서일까, 변명일까..를 구분하기는 어렵다.그런데 그 기준을 과연 누가 결정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도 어렵긴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사라진 대공의 죄'를 읽으면서 해보게 된 생각은, 나쁜사람이 나쁜사람을 잔인하게 이용하는 방법은 시대를 막론하고 멈출 수 없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그런데 이 사건의 제공을 플랑보가 했다는 소설의 유머는..그알을 볼때마다 범죄현장을 너무 세세하게 소개하는 것에 대한 걱정과 닮아 있어서 놀랐다는 거다."양쪽에 두 적을 두고 살짝 빠져 나옴으로써 둘이 서로 맞붙어 죽이게끔 한 거지"/212쪽 탐욕 사건을 접할때마다 보게 되는 상황이라 쓸쓸했다.'신의 철퇴'와 '세 가지 죽음의 흉기'는 조금 평범한..아니 어쩌면 이 소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순한(?)사고 단순한 시선으로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처럼 읽혔다.그 덕분에 '부러진 검의 의미' 가 더 강렬한 잔상으로 남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누가 범인을 찾는가에 대한 문제보다..거짓으로 영웅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상황이...훨씬 무섭기 때문이다.왜냐하면 사람들은 종종..아니 오랫동안 거짓에 대해 침묵을 강요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비밀을 폭로함에 있어 장점과 단점이 모두 있다는 것이 늘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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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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